1. 쌩-테밀리옹(Saint-Émilion)
보르도는 다수의 와인 생산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와인 생산지들은 면적이 아주 다양하며 때때로 서로 겹칩니다. 와인 생산지들은 보르도시를 중심으로 아치 형태로 펼쳐져 있고, 아퀴텐(Aquitaine)의 지롱드(Gironde) 지구 전체를 뒤덮고 있죠. 지롱드 강 하구를 기준으로 메독(Médoc)과 그라브(Graves) 지역을 포함한 레프트 뱅크와 리부르네(Libournais)와 부르(Bourg), 블라예(Blaye)를 포함한 라이트 뱅크 지역으로 나뉩니다. 리부르네는 쌩-테밀리옹과 뽀므롤(Pomerol) 같은 유명한 생산지를 포함합니다. 그 외의 와인 생산지로 앙트르 두 메르(Entre-Deux-Mers 지역이 있습니다.
쌩-테밀리옹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을 흐르는 도르도뉴(Dordogne) 강의 우안에 있는 리부른(Libourne)의 하위 지역입니다. 메독(Medoc), 뽀므롤(Pomerol)과 함께 보르도 레드 와인 명산지 중 하나이죠.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와 건물을 보존하고 있어서 유네스코(UNESCO)가 세계 유산(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쌩-테밀리옹의 떼루아는 매우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일부 샤토의 와인 중에선 쌩-테밀리옹보다 뽀므롤의 특징이 강한 것도 있을 정도죠. 지역별 떼루아의 연관성을 찾기도 쉽지 않고, 각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려면 관련 지식을 깊게 공부해야 합니다. 떼루아가 이렇게 다양하고 복잡한 것은 최소 5가지의 표층 토양과 6가지의 하층 토양이 서로 조금씩 섞여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형도 17종으로 분류될 만큼 다양합니다. 이렇듯 복잡한 토양과 지형은 쌩-테밀리옹 와인의 맛과 향이 왜 그렇게 다양한지 설명해 줍니다. 쌩-테밀리옹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2. 샤토 브랑 데스파뉴(Chateau Brun Despagne)
1986년 이후 샤토 브랑 데스파뉴는 께르(Querre) 가문이 관리합니다. 께르 가문은 1987년에 샤토를 재정비하고 더 좋은 와인을 만들려고 현대적인 설비를 들였습니다. 그러나 샤토의 오래된 포도나무들은 그대로 남겨져 유지되고 있죠. 현대적인 설비와 전통 와인 생산 방식의 절묘한 조화로 와인의 품질을 인정받은 샤토 브랑 데스파뉴는 같은 등급에서 최고의 위치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샤토 브랑 데스파뉴 께르(Chateau Brun Despagne Querre) 2010은 쌩-테밀리옹 인근에 있는 약 1.5 헥타르 면적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평균 수령 80년 이상의 올드 바인(Old Vines) 메를로(Merlot) 80%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20%를 사용해서 만드는 보르도 쉬페리에(Bordeaux Supérieur) 등급의 와인입니다. 평균 수령이 80년이나 되다 보니 포도에 농축미는 가득하나 수확량은 적을 수밖에 없죠. 그래서 연간 5천 병 밖에 생산되지 않습니다. 숙성할 때 새 오크통의 비율은 60%입니다.
쉬페리에(Supérieur)는 '나은', '높은', '상급', '상류'라는 뜻을 지난 프랑스어죠. 보통 보르도 AOC 와인은 포도를 재배하고 수확한 지역의 명칭이 붙고 그 명칭으로 와인 등급을 판단할 수 있지만, 보르도 쉬페리에는 포도와 와인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품질을 충족했을 때 붙는 등급입니다. 그래서 보르도 쉬페리에는 일반 보르도 AOC 와인보다 좀 더 나은 (품질을 지닌) 등급이라는 뜻이 되죠.
겉으로 드러난 레이블만 살펴보면 일반 보르도 AOC 와인과 보르도 쉬뻬리에 AOC 와인의 차이는 알코올 도수 밖에 없습니다. 보르도 쉬페리에 AOC가 일반 보르도 AOC 보다 알코올 도수가 보통 0.5~1% 정도 더 많죠. 알코올 도수가 높은 것은 포도가 잘 익을수록 당분이 더 많고 당분이 많으면 그만큼 더 알코올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부 규정을 살펴보면 헥타르당 규정된 포도 수확량, 법정 출시일 등에서 보르도 쉬페리에는 일반 보르도 AOC 와인보다 규정이 더 엄격합니다. 그래서인지 샤토 브랑 데스파뉴 께르 2010은 보르도 쉬페리에 등급 와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향과 맛이 뛰어나죠.
3. 와인의 맛과 향
테두리가 진한 루비색입니다. 검은 과일과 신선한 허브 향이 나오고 시원한 오크향도 풍깁니다. 블랙베리 향이 과일 향의 중심을 이루고 박하 같은 허브와 고소한 견과류 향도 풍깁니다.
높은 알코올 도수 덕분에 구조가 단단하고 강합니다. 질감은 다소 뻣뻣하군요.
드라이하며 강렬합니다. 산미는 균형을 잡을 만큼 충분하나 두드러진 품질은 아닙니다. 검은 과일과 시원한 나무, 허브 풍미가 풍성하지만 전체적으론 다소 단순합니다. 잡스럽지 않고 전체적으로 시원시원하네요. 풍성하지만 덜 익은 탄닌과 강한 알코올 때문에 아직 단단합니다. 강한 풍미와 단단한 구조에 어울릴 만큼 풍미가 강한 음식이 좋습니다. 여운은 생각 외로 짧지만 깔끔하고 좋습니다.
드라이한 맛과 두드러지진 않아도 적당한 산도, 강하지만 튀지 않는 알코올. 이 모든 것이 균형을 이루며 단단하게 결합되었습니다. 보르도 쉬페리에가 아주 고급은 아니지만 맛과 향이 가격 이상의 품질을 보여줍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각종 고기구이, 미트 스튜, 미트 파스타, 숯불갈비, 바비큐,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3년 9월 14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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