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음회&강좌

[시음회] 제 11회 테이스팅 세션 - 바캉스에 어울리는 시원한 맛과 아름다운 색, 로제 와인 대결.

까브드맹 2013. 5. 21. 06:00

매월 진행되는 Real Blind Tasting! 11번째 테이스팅 세션은 2012년 7월 20일에 열렸습니다. 이번 주제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바캉스용 와인의 대표 주자인 로제(Rose) 와인이었죠.

1. 로제 와인 양조 방법

색은 레드 와인을 따라가지만 성질은 화이트 와인에 가깝고, 향은 중간쯤 되는 로제 와인. 다른 와인과 마찬가지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와이너리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크게 아래와 같은 네 가지 양조법이 사용되죠.

첫 번째 방법. 흑포도로 레드 와인을 만들 때 포도알을 으깬 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빼내는 침용 과정을 거칩니다. 이때 색소가 다 빠져나오기 전에 압착을 해서 주스를 뽑아내죠. 이렇게 뽑아낸 주스로 와인을 만들면 색상은 레드 와인보다 연하면서 성질은 화이트 와인과 비슷한 와인이 됩니다. 침용 시간은 생산자가 원하는 색상에 따라 보통 6~48시간 정도 유지합니다. 이렇게 만든 로제 와인은 다른 방법으로 만든 것보다 비교적 색이 진한니다.

두 번째 방법. 세니에(Saignée)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세니에는 우리말로 "출혈"을 뜻하는 프랑스어죠. 더욱더 진한 색상과 탄닌을 가진 레드 와인을 만들 때 부수적으로 로제 와인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포도를 으깬 다음 침용할 때 초반에 포도 주스 일부를 뽑아냅니다. 이러면 발효조에 남은 포도 껍질과 씨앗의 비율이 높아지고, 주스는 더 풍부한 색상과 탄닌을 갖게 됩니다. 이 주스로 만든 레드 와인도 당연히 진한 색과 풍부한 탄닌을 갖게 되죠. 앞서 뽑아낸 색소가 덜 들어간 주스를 따로 발효하면 로제 와인이 됩니다.

(양조 방법과 품종에 따라 다양한 색상을 보여주는 로제 와인)

세 번째 방법. 흑포도를 으깬 다음 바로 압착해서 주스를 뽑아냅니다. 이때 강한 압력으로 압착하면 껍질에서 색소가 조금 흘러나오지만 탄닌은 거의 나오지 않게 되죠. 이 주스로 와인을 만들면 색이 매우 섬세한 로제 와인이 됩니다. 이렇게 만든 것을 "블러쉬(Blush Wine)" 와인이라고도 하며 때때로 로제 와인과 다른 것으로 분류하기도 하죠.

네 번째 방법. 간단하게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는 겁니다. 주로 소량의 로제 와인을 만들 때 쓰는 방법으로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이 방법을 쓸 수 있는 곳은 프랑스의 샹파뉴 지역뿐입니다. 따라서 로제 샴페인은 대부분 이 방법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저렴하고 과일 풍미가 강한 신세계 로제 와인 중에도 이 방법으로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지난 몇 년간 점유율이 다소 늘긴 했어도 로제 와인은 국내에서 아직 듣보잡 수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로제 와인을 권하면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며 낯설어 하는 분이 많죠. 하지만 유럽에선 여름철 바캉스 시즌에 필수적인 와인으로 꼽힙니다. 피서지가 많은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은 생산량의 80%가량이 로제 와인일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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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테이스팅 와인 리스트

이번에도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로제 와인이 나왔는데요,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기갈 따벨 로제(E.Guigal Tavel Rose 2010) / 프랑스 남부 론

2. 바론 리카솔리 알비아 로제(Barone Ricasoli Albia Rose) 2007 / 이탈리아

3.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로사도(Marques de Caceres Rosado) 2010 / 스페인

4. 로스 바스코스 까베르네 쇼비뇽 로제(Los Vascos Cabernet Sauvignon Rose) 2011 / 칠레

5. 클라랑스 디용 클라랑델 로제(Clarence Dillon Clarendelle Rose) 2010 / 프랑스 보르도

6. 델리카토 화이트 진판델(Delicato White Zinfandel) 2010 / 미국 캘리포니아

7. 페랑 에 피스 라 비에이유 페름 로제(Perrin & Fils La Vieille Ferme Rose) 2010 / 프랑스 남부 론

8.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Nederburg Foundation Rose) 2011 / 남아프리카 공화국

 

 

15인의 패널이 2시간 30분가량 시음한 결과 각 와인의 평점과 등수는 아래와 같이 나왔습니다.

8위. 델리카토 화이트 진판델 2010 / 평점 81.7점

7위. 마르께스 데 까세레스 로사도 2010 / 평점 82.6점

6위. 페랭 에 피스 라 비에이유 페름 로제 2010 / 평점 83.3점

5위.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 평점 2011 / 85.3점

 

 

4위. 클라랑스 디용 클라랑델 로제 2010 / 평점 85.4점

3위. 이. 기갈 따벨 로제 2010 / 평점 85.7점

2위. 바론 리카솔리 알비아 로제 2007 / 평점 86.9점

1위. 로스 바스코스 까베르네 소비뇽 로제 2011 / 평점 88.0점

개인적인 점수로는 로스 바스코스 까베르네 소비뇽 로제가 1위,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가 2위, 이. 기갈 따벨 로제가 3위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페랑 에 피스 라 비에이유 페름 로제 2011 빈티지를 시음해 보니 빈티지가 다르다고는 해도 시음회에 나온 와인과 차이가 크더군요. 아마 당시에 라 비에이유 페름 로제의 컨디션이 제대로였다면 2위를 차지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