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남아공]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특산 포도로 만든 착한 로제 와인 - Nederburg Foundation Rose 2011

까브드맹 2012. 8. 13. 06:00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 2011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Nederburg Foundation Rose) 2011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웨스턴 케이프(Western Cape) 지역에서 재배하는 피노타지(Pinotage) 포도를 100% 사용해서 만드는 대중적인 로제 와인입니다.

1. 니더버그(Nederburg)

니더버그는 독일계 이민인 필리푸스 볼바르트(Philipus Wolvaart)가 1791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팔 밸리(Paarl Valley)에 세운 와이너리입니다. 니더버그의 소유권은 1937년에 요한 그라우에(Johann Graue)에게 넘어갔습니다. 요한은 저온 발효법 같은 혁신적인 양조 기법을 도입해서 니더버그를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 업계에서 고품질 와인 생산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게 했습니다.

1956년에 군터 브로첼(Günter Brözel)이 니더버그의 와인 생산 담당자가 되었습니다. 그 후 반세기에 걸쳐 군터는 니더버그 와인의 품질을 책임지면서 전설처럼 불리는 걸작 와인들을 만들었습니다. 군터는 1985년에 "올해의 국제 와인&스피리츠 와인 생산자 경연대회"에서 수상했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 생산자에겐 처음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또한 군터는 혁신적인 와인 양조법의 개척자로 포도원 관리와 와인 생산에 관한 새롭고 중요한 방법들을 도입하고 소개했습니다. 그가 알려준 방법들은 훗날 와인 업계의 다른 생산자들도 채택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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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터는 뛰어난 와인 양조 기술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 대한 애정도 두터웠습니다. 이러한 군터의 품성은 니더버그 와이너리가 남아공의 다른 어떤 와인 생산자보다 국제대회에서 더 많은 수상을 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니더버그 와인과 함께 계속되고 있습니다.

니더버그에서는 다양한 품종으로 수많은 와인을 생산합니다. 와인들은 파운데이션(Foundation)과 와인메이커스 리저브(Winemaker's Reserve), 매너 하우스(Manor House), 인제뉴티(Ingenuity), 더 매너(The Manor)의 다섯 가지 제품군으로 나뉘며, 니더버그 홈페이지를 보시면 특성에 따라 잘 분류되어 있습니다. 특히 해물 요리, 백색육, 적색육, 로스트비프, 치즈, 카레(Curry)의 여섯 가지 음식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을 찾을 수 있게 되어 있어서 니더버그 와인을 마시려는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해 줍니다.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 와인의 병 모습
2009 빈티지와 2010 빈티지의 병 모습입니다. 왼쪽이 2009 빈티지. 이미지 출처 :  http://www.nederburg.com/home.php#/award-winning-wines/wine-selector/factsheet/2 http://www.wine.co.za/directory/wine.aspx?WINEID=24163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 와인이 재미있는 것은 2009 빈티지까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쌩쏘(Cinsaut)를 주로 사용했고, 피노타지는 3%밖에 넣지 않았다는 겁니다. 병 모양도 2009 빈티지는 평범한 보르도 와인병 형태이지만, 2010 빈티지와 2011 빈티지는 몽둥이(?)처럼 생겼죠. 병 모양이야 그렇다고 쳐도 같은 제품이 빈티지에 따라 포도 구성이 이렇게 달라지는 것은 매우 드문 일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2. 와인의 맛과 향

2월 중순에 포도를 손으로 수확한 후 피노타지 포도를 으깨서 색소가 나오도록 하고 하루 정도 놔뒀습니다. 포도 껍질과 씨를 빼낸 다음 13℃의 낮은 온도로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2~3주가량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니더버그 파운데이션 로제 2011의 색상

아주 진한 핑크, 혹은 다홍색입니다. 처음엔 과일보다 풀잎이나 채소 같은 식물성 향이 먼저 올라옵니다. 점차 토마토 같은 향이 나오다가 딸기와 라즈베리 향으로 이어지죠. 향의 양은 풍부합니다.

가볍지만 구조가 잘 짜여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약간 부드러운 느낌도 있네요. 살짝 단맛이 나고 적당한 알코올 도수와 산미를 가졌습니다. 고급스러운 신맛은 아니지만, 산도가 중간 이상이고 품질도 좋습니다. 딸기와 라즈베리, 빨간 사과, 덜 익은 복숭아 풍미를 맛볼 수 있고 나무 풍미도 약하게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단순하긴 하지만, 여러 가지 풍미를 조금씩 맛볼 수 있습니다. 여운은 약간 길며 느낌도 괜찮습니다.

와인을 이루는 각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 안정된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훈제 연어와 샐러드, 채소볶음 요리, 닭백숙, 부드러운 소스의 중식, 일식, 잡채 같은 강하지 않은 한식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7월 2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