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나 와인샵에 가면 와인 설명 옆에 'RP 92'나 'WS 90'처럼 알파벳과 숫자로 이루어진 기호를 볼 때가 있을 겁니다. 이건 와인 점수를 뜻하는 표시로 높을수록 좋은 평가를 받은 와인이라는 뜻이죠.
와인 점수제를 일반화 한 사람은 미국의 와인 평론가 로버트 M. 파커 Jr입니다. 파커 전에도 와인에 점수를 매긴 사람은 있었겠지만, 일반 대중에게 와인 점수제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고 보급한 사람은 로버트 파커가 최초였죠. 로버트 파커가 100점 만점제의 와인 점수제를 일반화한 뒤로 다양한 와인 점수제가 생겨났습니다.
파커처럼 100점 만점제를 적용하는 곳도 있고, 이탈리아의 감베로 로쏘(Gambero Rosso)처럼 3개의 글래스로 점수를 표현하는 곳도 있습니다. 영국의 디캔터(Decanter)지와 같이 별 5개 만점으로 와인 점수를 매기는 곳도 있죠. 파커와 쌍벽을 이루는 여성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은 20점 만점제를 사용합니다.
다양한 와인 점수 중 국내에 잘 알려졌고 와인 애호가와 소비자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점수로는 로버트 파커의 RP 포인트와 미국의 저명한 와인 잡지인 와인 스펙테이터의 WS 포인트가 있습니다. 두 점수는 국내 와인 소비자에겐 와인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겨지기 때문에 수입사들은 두 점수가 높은 와인을 앞다투어 수입해서 팔려고 하죠. 매장에서도 두 점수가 높은 와인 옆에 점수를 표시한 종이를 붙여두기도 합니다.
Real Blind Tasting! 열 번째 테이스팅 세션의 주제는 "와인 스펙테이터 90점 이상의 와인"이었습니다. 이번에 나온 와인들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음 와인 리스트
1. 샤토 생 미쉘 콜럼비아 밸리 리슬링(Chateau Ste. Michelle Columbia Valley Riesling) 2010
2. 빌라 마리아 프라이빗 빈 쇼비뇽 블랑(Villa Maria Private Bin Sauvignon Blanc) 2011
3. 디나스티아 비방코 크리안자(Dinastia Vivanco Crianza) 2008
4. 알레그리니 팔라쪼 델라 토레(Allegrini Palazzo Della Torre) 2008
5. 도나 파울라 이스테이트 말벡(Dona Paula Estate Malbec) 2010
6. 투 핸즈 벨라스 가든 쉬라즈(Two Hands Bella's Garden Shiraz) 2009
7. 아로호 아이슬 빈야드 까베르네 쇼비뇽(Araujo, Eisele Vineyard Cabernet Sauvignon) 2008
8. 렌조 마시 파토리아 디 바씨아노 끼안티 리제르바(Renzo Masi, Fattoria di Basciano Chianti Riserva) 2008
모두 좋은 와인인데, 안타깝게도 8번째의 렌조 마시 파토리아 디 바씨아노 끼안티 리제르바는 산화되어 제대로 된 맛과 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나머지 7개 와인의 평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7등. 샤토 생 미쉘 콜럼비아 밸리 리슬링 2010 / 평점 85.5점
6등. 디나스티아 비방코 크리안자 2008 / 평점 87.5점
5등. 빌라 마리아 프라이빗 빈 쇼비뇽 블랑 2011 / 평점 87.8점
4등. 알레그리니 팔라쪼 델라 토레 2008 / 평점 88.4점
3등. 투 핸즈 벨라스 가든 쉬라즈 2009 / 평점 88.9점
2등. 도나 파울라 이스테이트 말벡 2010 / 평점 89.1점
1등. 아로호 아이슬 빈야드 까베르네 쇼비뇽 2008 / 평점 92.9점
흠… 생각보다 테이스팅 세션에 참석하신 분들의 평가가 짜군요.
개인적으로는 아로호 아이슬 빈야드 까베르네 쇼비뇽 2008이 93.2점으로 1등, 디나스티아 비방코 크리안자 2008이 88.4점으로 2등, 도나 파울라 이스테이트 말벡 2010이 85.6점으로 3등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