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품질 좋고 가격 좋은 와인이라 함은 바로 이런 와인 - Dinastia Vivanco Crianza 2008

까브드맹 2013. 11. 8. 06:00

다이나스티아 비방코 끄리안싸 2008

1. 보데가스 다이나스티아 비방코(Bodegas Dinastia Vivanco)

보데가스 다이나스티아 비방코는 스페인에서 4대에 걸쳐 와인을 만들어온 비방코 가문(Vivanco Family)이 세운 와이너리입니다. 비방코 가문이 처음 와이너리를 열어서 와인을 만든 것은 19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때 와이너리는 라 리오하(La Rioja) 알베리테(Alberite) 마을의 와인 양조 지구에 있었고, 그곳에서 페드로 비방코 곤잘레스(Pedro Vivanco Gonzalez)는 그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가문에서 마실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죠. 1940년 페드로는 알베리테 마을에 있는 작은 와인 양조장과 저장고를 사들였습니다. 와인 양조장의 문에는 “근처를 걷고 있거나 목이 마를 때, 들어와서 한 잔 하세요.”라는 재미난 글귀가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페드로의 아들인 산티아고(Santiago)는 아내 펠리사 파라쿨레오스(Felisa Paracuellos)와 함께 로그로뇨(Logroño)의 유서 깊은 구역 중심지에 또 다른 양조장을 열었습니다. 그곳에서 부부는 마을에서 생산한 와인을 병에 담아 팔았죠. 리오하에 거주하는 한 가문이 와인 양조의 세계와 관련을 맺은 확실한 방법이 바로 그곳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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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페드로 비방코 파라쿨레오스(Pedro Vivanco Paracuellos)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가업인 와인 사업에 익숙했고, 자신의 혼과 열정을 와인에 쏟아부었습니다. 로퀘나 스쿨(Requena School)에서 와인학을 공부한 페드로는 리오하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다른 와인 생산지에서 재배하는 포도 품종과 각 지역의 토양, 와인 양조와 관련된 핵심적인 요소에 관한 지식을 늘려나갔습니다. 와인을 사고팔면서 페드로는 라 리오하와 이웃 지방의 모든 마을을 둘러보았고, 이러한 답사는 그가 리오하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와인 생산자 중 한 명이 될 때까지 그치지 않았죠.

이처럼 강렬한 상업 활동을 추구하는 한편, 페드로 비방코에선 와인에 대한 진정한 사랑의 표현을 드러내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몇 년 후 다이나스티아 비방코 프로젝트에 관한 이해와 완성에 대한 열쇠가 되었죠. 페드로 비방코의 사람들은 와인에 관한 그들의 사랑을 위해 와인과 관련된 모든 종류의 것, 예를 들어 책부터 와인 신문에 이르는 각종 간행물, 코르크 스크루 같은 와인 액세서리, 민속 유물이나 장식품 등을 찾아보고 수집했습니다.

페드로 비방코는 알베리테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집안의 딸인 안젤리카 사엔즈(Angélica Saenz)와 결혼했습니다. 이 결혼은 비방코 가문과 와인 사업을 더욱 강하게 결속시켰을 뿐만 아니라 안젤리카가 가진 화가로써의 재능과 함께 페드로의 수집열을 완성시켰습니다.

 

 

1985년 페드로는 리오하 알타(Rioja Alta)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와인 생산지 중 하나인 브리오네스(Briones)의 아름다운 땅을 사들였습니다. 1990년 그곳에서 페드로의 가장 야심 찬 프로젝트인 보데가스 다이나스티아 비방코(Bodegas Dinastia Vivanco)의 역사가 시작되었죠. 일찍이 페드로가 가족에게 와인 문화 박물관 프로젝트를 제안한 적이 있었기에, 그는 보데가스 다이나스티아 비방코에 그의 수집품을 전시할 수 있었습니다. 그 박물관은 학자들과 탐사자들이 와인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면서, 와인에 아직 익숙지 않은 사람들이 와인의 매력적인 세계를 발견할 수 있는 곳으로도 기능하죠.

페드로에게는 아들이 둘입니다. 형은 산티아고(Santiago), 동생은 라파엘(Rafael)이죠. 두 형제는 현재 비방코 가문의 4세대를 대표하며, 가문의 미래를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시행하고 있습니다.

 

 

2. 와인 양조

다이나스티아 비방코 크리안자(Dinastia Vivanco Crianza) 2008은 리오하 알타의 브리오네스 지역에서 수확한 템프라니요(Tempranillo) 포도로 만듭니다.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포도 껍질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는 침용 과정과 알코올 발효를 하는데, 품종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려고 발효조 온도는 늘 28℃ 이하로 조절하죠. 숙성은 일 년 이상 사용한 프랑스산 중고 오크통과 미국산 오크통에서 16개월 동안 했습니다. 병에 담은 후 최소 6개월간 추가 숙성한 다음 시장에 내놓았죠. 최고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출시 후 5~10년 사이에 마시는 것이 좋고 마실 때 온도는 16~18℃가 적당합니다.

크리안자(Crianza)는 숙성 기간에 따라 분류되는 스페인의 독특한 와인 등급 중 하나입니다. 크리안자 등급을 받으려면 레드 와인은 최소 6개월의 소형 오크통 숙성을 포함하여 2년간 숙성해야 하죠. 다만 리오하와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레드 와인은 1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해야 합니다. 화이트와 로제 와인은 최소 18개월간 숙성해야 하고 오크 숙성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2008 빈티지는 와인 스펙테이터 90점을 받았고, 2007 빈티지는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선정한 2011년 최고의 와인 100선(The Top Of Wine 2011) 100에서 90점으로 59위에 선정되었습니다. 로버트 파커 90점도 받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정도의 농도를 가진 루비색입니다. 서양자두와 체리, 딸기, 빌베리 같은 달콤한 과일 향을 풀씬 풍기고, 오크와 삼나무 같은 나무 향과 허브, 견과류 등의 다양한 향이 복합적으로 올라옵니다. 시간이 갈수록 향이 더욱 좋아지네요.

매끄럽고 탄탄합니다. 빈틈없는 구조를 가진 미디엄 바디 와인으로 탄닌은 부드럽고 우아합니다.

드라이하면서 기분 좋게 씁쓸한 맛이 납니다. 충분한 양과 강도를 가진 산미와 함께 붉은 과일의 단 풍미, 민트 같은 허브, 향신료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참나무와 삼나무가 가진 다양하고 그윽한 풍미도 느낄 수 있죠. 와인에서 느껴지는 힘이 적당해서 지나치게 억세지도 약하지도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복합적으로 발전하는 다양한 풍미 역시 이 와인의 매력적인 부분입니다. 기분 좋은 풍미와 적절한 길이를 지닌 여운이 아주 좋습니다.

탄탄하고 빈틈없는 구조, 약간 씁쓸한 맛이 가미된 드라이한 맛, 부드럽고 우아한 탄닌을 가진 이 와인이 보여주는 균형은 훌륭합니다. 품질 좋고 가격도 좋은 와인이란 이런 와인을 말하는 것일 겁니다.

쇠고기와 양고기 같은 적색육, 닭고기와 칠면조 같은 백색육, 구운 채소, 미트 스튜, 빠에야 같은 스페인 풍의 쌀 요리, 경성 치즈, 하몽 같은 생햄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6월 22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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