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밤 하늘에 뜬 별처럼 빛나는 맛과 향을 지닌 와인 - Altair 2005

까브드맹 2012. 6. 22. 06:00

알타이르 2005

알타이르(Altair)는 밤하늘의 독수리자리에 있는 가장 밝은 별의 이름이면서 비냐 산 페드로(Viña San Pedro)에서 출자한 알타이르 와이너리에서 생산하는 최고급 와인의 이름입니다. 칠레 라펠 밸리(Rapel Valley)의 하위 지역인 까차포알 밸리(Cachapoal Valley)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85%에 시라(Syrah) 12%와 까르메네르(Carmenere) 3%를 혼합해서 만듭니다.

1. 알타이르 2005

2001년 6월 2일 산 페드로의 지주회사인 퀴넹꼬(Quinenco)사의 미스터 길레르모 루크식(Mr. Guillermo Luksic) 회장과 프랑스 쌩-테밀리옹에 있는 샤토 다소(Chateau Dassault)의 미스터 로랑 다소(Mr. Laurent Dassault) 대표이사는 두 와이너리의 포도와 기술력을 합쳐서 아주 뛰어난 품질을 가진 기념비적인 와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들의 계획은 다소 로랑이 2000년에 칠레를 방문해서 길레르모를 만났을 때 이미 싹트기 시작했던 것으로 1년 뒤에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온 것이죠. 두 사람은 50:50의 비율로 합작 투자하면서 두 와이너리가 가진 전통 비법을 제휴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샤토 다소는 그들이 확보한 광범위한 유통망과 함께 쌩-테밀리옹 그랑 크뤼 생산자로 축적해 온 경험과 전문 기술을 제공했고, 비냐 산 페드로는 알토 까차포알 밸리(Alto Cachapoal Valley)의 토띠우에(Totihue) 지역에 있는 155헥타르 면적의 포도원과 함께 칠레 와인 산업에 관한 많은 정보를 공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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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와인 생산을 위한 와이너리를 세웠고, 와인 메이커로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미스터 파스칼 샤토네(Mr. Pascal Chatonnet)가 새로운 와인 양조에 참여했습니다. 길레르모 루크식 회장과 다소 로랑 대표는 새 와인이 칠레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훌륭한 와인 생산지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별과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랐고, 첫 빈티지가 나오자 와인 이름을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빛을 뿜어내는 별의 이름을 따서 알타이르라고 명명했습니다.

알타이르는 와인 메이커인 안나 마리아 쿰씨(Ana Maria Cumsille)와 충실한 조언자인 파스칼 샤토네의 관리하에 생산합니다. 토띠우에 지역의 포도만 사용하는 알타이르는 최고급 와인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특징을 보여주며, 장기 숙성이 가능해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주어진 잠재력을 한껏 발휘하는 매력적이고 힘찬 와인입니다. 까베르네 소비뇽을 주로 사용하며 까르메네르와 메를로를 빈티지에 따라 적절하게 혼합하죠.

알타이르의 레이블은 칠레 화가인 사미 벤마요르(Samy Benmayor)가 디자인했습니다. 그는 1973년에 들어선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지극히 주관적인 영역만 소재로 삼았지만, 한편으론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신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칠레 화단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알타이르의 모회사인 비냐 산페드로에 관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2. 와인의 맛과 향

아주 진한 루비색입니다. 자두와 블랙 체리, 블랙 베리 같은 검은 과일 향과 함께 신선한 허브 향과 오크 같은 나무 향이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미티(meaty)한 쇠고기 향도 슬쩍 나타납니다.

질감은 탄탄하고 부드러우나 탄닌의 영향으로 후반부에 살짝 떫은맛이 납니다. 탄탄한 구조감이 아주 좋고, 진한 탄닌 때문에 마치 숯을 곱게 갈아 넣은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잘 숙성된 훌륭한 산미는 지나치거나 부족하지 않고 딱 적당합니다. 14.5%의 높은 알코올은 입에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다른 요소들과 조화를 이뤄서  불쾌하지 않고 좋습니다. 입에 가득 찬 검붉은 과일의 풍성한 느낌과 함께 오크 숙성으로 인한 나무와 스모크(smoke) 풍미를 느낄 수 있으며, 감초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와 신선한 허브 풍미가 함께 해서 상당히 복합적입니다. 앞으로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와인이죠. 여운은 아주  길며, 느낌도 우아하고 좋습니다.

탄탄한 구조감과 함께 잘 다듬어진 탄닌과 산미를 지녀서 균형과 짜임새가 아주 좋습니다. 로버트 파커는 이 와인에 94점을 주었으나, 와인 스펙테이터는 89점으로 다소 낮게 주었군요. 제 경우엔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아무런 정보 없이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A-란 높은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만큼 객관적인 품질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죠. 그릴에 구운 각종 육류 요리와 갈비, 불고기, 고다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3월 1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