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세월이 부여해준 편안한 맛과 향 - Chateau Barit 2003

까브드맹 2012. 5. 8. 06:00

샤토 바리 2003

1. 샤토 바리(Chateau Barit) 2003

샤토 바리는 프랑스 보르도(Bordeaux)에서 재배하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메를로(Merlot)를 혼합해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등급은 보르도 쉬뻬리에(Supérieur)로 일반 보르도 AOC 와인보다 품질이 조금 더 좋고, 알코올 도수도 조금 더 높죠. 특별한 점은 없는지 인터넷에서 시음기를 찾아봐도 숫자가 별로 안됩니다. 내용도 별다른 게 없죠. 하지만 이런 평범한 보르도 와인도 시간이 지나니 제법 괜찮은 맛을 보여줍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야 맛있어지는 뱅 드 가르드 와인에 대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루비와 가넷의 중간 정도로 다소 탁합니다. 필터로 거르지 않았거나, 아니면 오래 보관하는 동안 침전물이 생긴 것이겠죠. 잘 익은 서양 자두와 레드 체리, 블랙베리 같은 과일 향이 나옵니다. 충분히 잘 숙성해서 풋내는 전혀 없습니다. 오크 향도 느껴지나 잘 익은 과일 향이 더 강합니다. 구운 헤이즐넛 같은 고소한 견과류 향도 풍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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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숙성한 탄닌은 부드럽고 떫은맛은 거의 없습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점잖아진 와인이랄까요?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산미는 기분 좋습니다. 신선하고 잘 익은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 체리 같은 과일 풍미와 적당한 오크 풍미가 있습니다. 어린 와인에서 느끼는 풋풋한 청년의 모습이 아니라 성숙한 중장년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그래서 편안하고 부드럽죠. 시골에서 점잖게 늙은 농부 아저씨랄까요? 순수하고 소박하며 구수한 맛이 나며 시간이 충분히 흐른 후에 나타나는 보르도 와인의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운이 별로 길지 않아 다소 아쉽습니다. 대신 편안하죠.

 

 

잘 숙성한 탄닌과 기분 좋은 산미, 적당한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보관 환경만 좋으면 적어도 3년 이상 맛있는 상태로 있을 겁니다. 판매 가격은 2만 원대 중반이지만, 맛과 향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습니다. 긴 세월을 거치면서 와인이 한층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죠. 만일 빈티지에서 5년 이내에 마셨다면 이 정도의 평가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다른 시음기에서 별다른 평가가 나오지 않은 이유도 너무 일찍 마셨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시음기의 날짜를 보면 빈티지에서 5년 이내에 작성된 것들이더군요.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불고기와 갈비, 안심, 미트 소스 파스타, 연성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12월 17일 시음했습니다.

 

[기초] 뱅 드 가르드(Vin de Garde)

"와인은 오래 보관할수록 맛이 좋아진다."라고 알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이 말은 일부 와인에만 해당하죠. 병에 담은 지 2~3년 안에 마셔야 제맛을 느낄 수 있는 와인이 오래 보관할수록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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