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서양배와 버터의 향긋한 향을 풍기는 경제적인 와인 - Torre del Falasco Garganega 2010

까브드맹 2011. 6. 20. 06:00

또레 델 팔라스코 가르가네가 2010

이탈리아의 협동조합인 칸티나 발판테나(Cantina Valpantena)에서 만드는 또레 델 팔라스코 가르가네가(Torre del Falasco Garganega) 2010은 베네토(Veneto) 주에서 기른 가르가네가(Garganega) 포도로 만드는 가벼운 맛의 IGT 등급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양조

이 와인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생산됩니다.

① 우선 포도를 수확해서 으깬 다음 낮은 온도에서 잠깐 향을 추출합니다.

② 압착기로 눌러서 주스를 뽑아내고 12~15℃의 온도에서 발효합니다.

③ 발효가 끝난 다음 절반은 스테인리스 스틸에서 효모 찌꺼기와 함께 숙성하고, 나머지 절반은 오크통에서 숙성한 후 하나로 합쳐서 병에 담죠.

값싼 대중적인 와인이지만, 비슷한 가격의 다른 와인들보다 맛과 향이 훨씬 낫습니다.

와인 양조에 사용한 가르가네가 포도에 관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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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황톳빛이 도는 금색입니다. 와인을 따르면 스파클링이 아닌데도 공기 방울이 올라오고 잔에도 자잘한 거품이 맺혀 있습니다. 탄산가스가 남도록 중간에 발효를 중단한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발효한 후에 탄산을 살짝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향은 제법 풍부합니다. 레몬과 사과, 복숭아, 서양배 같은 과일 향과 버터 향, 버터 사탕 향 등이 납니다. 효모 앙금과 함께 숙성한 와인과 오크통에서 숙성한 와인을 섞어서 만들어서 그런지 복합적인 향이 살짝 느껴지지만, 나무 계열의 향은 별로 나오지 않습니다. 아마도 새 오크통이 아니라 중고 오크통에서 숙성한 모양입니다.

질감은 생각보다 상당히 부드럽습니다. 칠레 소비뇽 블랑이나 이탈리아 트레비아노 와인처럼 날카롭지 않고 샤르도네처럼 기름지지도 않은, 딱 중간 정도의 적당히 부드러운 느낌입니다.

 

 

와인 안의 아주 미세한 탄산가스가 뒷맛을 깔끔하게 해 줍니다. 맛은 드라이하고 좀 단순합니다. 처음엔 산미가 별로 두드러지지 않다가 온도가 올라가면서 조금씩 강해집니다. 버터와 농익은 서양배 향 때문에 살짝 단 풍미가 있고, 부드러운 질감 때문에 마치 버터를 섞은 음료수를 마시는 듯한 맛이 납니다. 처음엔 별로 느껴지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무 계열 풍미가 올라오네요. 여운은 별로 길지 않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만족스럽습니다.

색이 독특하며 향과 맛, 질감, 산미는 좋습니다. 제법 느낌이 좋고 개성도 있는 데다 네 가지 요소가 균형을 이룬 마시기 편한 와인입니다.

해산물을 올린 파스타, 조개류, 숙성한 경성 치즈, 닭요리, 각종 샐러드, 기름진 생선구이, 팔보채와 유산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5월 1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