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토레스의 손길로 만든 아름다운 '시편' - Torres Salmos 2006

까브드맹 2011. 6. 15. 06:00

토레스 살모스 2006

토레스(Torres)의 살모스(Salmos) 와인은 스페인 까딸루니아(Catalunya)의 프리오랏(Priorat) 지역에서 재배한 가르나차 띤따(Garnacha Tinta)와 시라(Syrah), 까리네냐(Cariñena),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으로 만드는 DOQ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첫 빈티지는 2006년이었고 시장에 나온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수입된 것도 얼마 되지 않았죠. 그렇지만 리오하(Rioja)와 함께 스페인 최고의 와인 생산지로 손꼽히는 프리오랏에서 토레스의 손길로 만든 와인답게 품질이 아주 뛰어납니다.

1. 와인 탄생의 배경

토레스 살모스는 카르투지오(Carthusio) 수도회의 수도승들에 대한 경의를 담아서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1095년에 프리오랏에 도착해서 포도나무를 심고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1835년에 스페인의 알바레스 멘디사발(Juan Alvarez Mendizabal) 수상이 성직의 한정 상속을 폐지하면서 여러 종파를 탄압하고 그들의 자산과 상속 소득을 국유화하는 정책을 폈습니다. 그러자 폭도들이 수도원에 들이닥쳐 수도사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든 여러 시설을 파괴하고 수도원을 폐쇄해 버렸습니다. 심지어 수도원의 땅을 경매에 부치기까지 하죠. 이 일은 "멘디사발의 몰수(Desamortizacion de Mendizabal)라고 해서 스페인 역사에서 꽤 이름난 사건입니다. 유튜브에도 이 사건에 관한 짧은 영상이 있죠.

1996년에 토레스 가문은 프리오랏의 검고 단단한 점판암이 깔린 경사면에 포도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에는 일찍이 그 땅에서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들었던 수도사들을 기리며 "살모스"라는 이름을 붙였죠. 스페인어인 살모스는 우리말로 구약의 "시편"을 뜻합니다.

2. 와인 양조

살모스는 가르나차 띤따, 시라, 까리네냐, 까베르네 소비뇽의 네 가지 포도를 혼합해서 만듭니다.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21일간 포도 껍질의 색소와 탄닌을 충분히 추출하고 7~10일간 추가로 알코올 발효한 다음 9개월간 프랑스산 새 오크통에서 숙성했죠. 발효가 끝난 이듬해 7월에 병에 담았습니다. 토레스의 말에 따르면 살모스를 보관할 수 있는 기간은 대략 8~10년 정도이지만, 보관 환경이 좋으면 더 오래 보관할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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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와인의 맛과 향

흐릿한 기운 없이 맑고 깨끗하며, 동시에 짙은 색을 띱니다. 테두리는 보라색이며 잔을 돌리면 진한 눈물이 천천히 유리 벽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향긋한 향기가 잔에 가득합니다. 블랙커런트로 대표되는 진하고 농익은 검은 과일 향에 오크와 삼나무의 우아한 향기가 따라 나옵니다. 박하의 시원하고 달콤한 향, 정향과 감초의 달고 스파이시한 냄새, 바닐라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 고소한 커피 향까지 다양하고 매력적인 향이 나옵니다.

탄닌이 많아서 제법 묵직하지만, 질감은 부드럽고 매끈해서 마시기 편합니다. 향은 무척 달지만, 맛은 드라이합니다. 입에 침이 고이도록 하는 산미는 제법 세지만,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탄닌은 둥글게 숙성되어서 날카롭지 않고요. 알코올 도수가 14.5%로 매우 높고 구조감도 탄탄해서 입에 닿는 느낌은 매우 강합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블랙커런트와 프룬(prune) 같은 검은 과일 풍미, 오크 같은 나무 풍미, 박하와 바닐라 같은 달콤한 풍미, 초콜릿과 커피 같은 씁쓸하고 고소한 풍미가 함께 나타납니다.

 

 

달콤하고 그윽한 향과 매끄럽고 무게감 있는 질감, 적절한 산도, 깊고 훌륭한 풍미가 잘 어우러진 와인으로 계속 마시고 싶은 매력적인 맛을 지녔죠. 비록 입에서 웅장하게 울리진 않지만, 기품 있고 고상하며 품격을 갖춘 귀족이 떠오르는 맛입니다. 여운은 아주 길며, 느낌도 우아하고 그윽합니다. 탄닌, 산도, 알코올 등 모든 요소가 균형을 잘 이룬 와인입니다. 스페인과 다른 나라의 최고급 와인에는 못 미치는 맛과 향이지만, 같은 가격대의 와인이라면 어떤 것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만한 품질을 가졌습니다.

레어로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와 소갈비, 숯불에 구운 소고기 등심과 안심, 기타 육류 요리와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은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11일 시음했습니다.

와인 생산자인 보네가스 토레스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와인/스페인] 스페인 와인의 대표 주자 - 보데가 토레스(Bodega Torres) (재업)

1. 보데가 토레스 스페인 와인을 대표하는 '토레스 가문(Torres Family)'은 수 세대에 걸쳐서 스페인 와인에 관한 사랑과 와인 양조 비법을 계승해 왔습니다. 1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와인을 향한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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