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의 람부르스코 델레밀리아 비앙코 라이트(Lambrusco Dell'Emilia Bianco Light)는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주에서 수확한 람부르스코(Lambrusco) 포도로 만드는 IGT 등급의 세미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1. 람부르스코
람부르스코는 60종이 넘는 클론(clone)이 있을 정도로 변이가 잘 일어나는 포도지만, 아쉽게도 청포도로 바뀐 것은 없습니다. 만약에 람부르스코 중에 청포도로 변이를 일으킨 품종이 있었으면 그걸로 람부르스코 비앙코(Lambrusco Bianco)를 만들었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은 듯 람부르스코 비앙코는 '적포도(혹은 흑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적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지만,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에서 기대할 수 있는 향과 맛이 잘 나옵니다. 아마 람부르스코 포도를 잘 모르는 분이라면 영락없이 청포도로 만든 와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네요.
2. 와인의 맛과 향
테스코의 람부르스코 델레밀리아 비앙코는 맑고 깨끗하며 조금 옅은 밀짚 색입니다. 람부르스코 로쏘처럼 탄산 방울이 잔에 가득 맺히며 거품 크기는 사이다보다 조금 작습니다. 샴페인과 까바처럼 가느다란 공기 방울이 길게 올라오진 않고 탄산음료처럼 큰 방울이 듬성듬성 올라옵니다. 농익은 포도와 잘 익은 사과 향, 약간 덜 익은 파인애플 향이 강하게 나옵니다. 그 외에는 별다른 향을 느낄 수 없습니다.
옅은 색 때문에 가벼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질감이 두껍습니다. 당분이 많아서 그런지 살짝 끈적한 느낌도 있습니다. 조금 달고 포도와 사과에서 맛볼 수 있는 새콤한 산미가 있습니다. 사과와 포도 풍미가 진해서 마치 데미소다 사과 맛 같은 느낌입니다. 거품은 금방 날아가서 시간이 조금 지나면 탄산가스 기운이 많이 사라집니다. 여운은 짧고 특별한 느낌도 없습니다.
향, 질감, 맛은 제법 괜찮습니다. 그저 김밥 같은 나들이 음식과 함께 마시면 딱 좋을 와인이죠. 다만 여운이 짧은데 가볍게 마시는 람부르스코의 특성상 더 이상을 바랄 수는 없는 일이죠. 봄에 소풍 갈 때 들고 가서 마실 와인으로 제격입니다. 모스까토 다스티(Moscato d'Asti)처럼 탄산가스가 살짝 들어간 단맛이 나는 화이트 와인을 좋아하는 분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각종 샐러드, 김밥, 다양한 과일, 나물 같은 채소 요리, 매운 닭요리, 그 외에 탄산음료와 어울리는 모든 음식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부족한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