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피체(Trapiche)의 멜로디아스 말벡(Melodias Malbec) 2013은 아르헨티나 서부의 멘도사(Mendoza)주에서 재배한 말벡(Malbec) 포도 100%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트라피체는 아르헨티나 최고의 와인 그룹인 그루포 페냐플로르(Grupo Peñaflor)에 속한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 와인 기업 중 7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그루포 페냐플로르는 현재 100여 개 국가에 와인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 와인 수출 1위를 차지하고 고급 와인 부문에서 25%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죠. 그룹의 연 매출은 USD 440M로 1달러에 1,300원으로 환산하면 5,744억 원에 달합니다.
트라피체는 매년 평균 7.7%씩 성장하고 있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별도의 관세청 지점을 설치할 만큼 활발하게 와인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2. 와인과 와인 양조
멜로디아스는 트라피체의 대중적인 와인 제품입니다. 트라피체 홈페이지에는 올라가 있지 않죠. 국내에는 말벡,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토론테스(Torrontes)의 3종류를 판매 중입니다.
이중 멜로디아스 말벡은 멘도사주에서 수확한 말벡 포도를 알코올 발효한 후 프랑스와 미국산 오크통에 넣고 약 9개월간 숙성해서 만들었습니다.
라벨에 그려진 악보는 에바 페론, 마라도나와 함께 아르헨티나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탱고의 황제 카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 본명 샤를 로뮈알 가르드(Charles Romuald Gardes))이 1934년에 작곡한 "Mi Buenos Aires Querido(My Dear Buenos Aires, 나의 사랑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여)"라는 곡의 일부분입니다.
3. 와인 시음기
자주와 루비의 중간 빛을 띠며 진합니다.
향이 매우 풍부합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 체리,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과 오크와 생 나뭇가지 향이 섞여 나옵니다. 약간 비릿한 풀 냄새와 허브 향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향긋하고 달콤한 향신료 향도 살짝살짝 올라옵니다. 나중엔 시큼한 커피와 사과 향도 희미하게 풍깁니다.
탄닌이 강하지만 별로 떫지 않으면서 와인 구조를 탄탄하고 충실하게 만듭니다. 진한 맛과 무거운 밀도로 풀 바디 합니다.
달지 않고 씁쓸합니다. 와인의 생생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산미가 강하지만 품질은 좋지 않습니다. 코끝에서 느껴지는 과일 향이 입에선 별로 돋보이지 않고 나무와 씁쓸한 식물성 풍미가 두드러집니다. 타임(Thyme) 같은 허브 풍미가 강하고, 피망 같은 채소 맛도 언뜻 나옵니다. 태운 나무(smoky) 풍미도 있죠.
진하고 강하지만, 고급 와인처럼 인상 깊고 강렬하며 우아하진 않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신맛이 두드러지고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여운은 제법 길지만, 느낌은 별로 좋지 않군요. 씁쓸한 식물 풍미가 주로 남고 과일 맛도 살짝 남습니다.
탄탄한 탄닌과 생생한 신맛의 균형은 좋습니다. 13.5%의 알코올도 와인에 힘을 불어넣죠. 다만 과일과 나무, 허브를 비롯한 식물 풍미, 기타 풍미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나무 맛이 지나치게 강합니다. 와인이 익숙지 않으면 부담스러울 겁니다.
진하고 묵직하며 씁쓸해서 그냥 마시기는 힘들고 육류와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바비큐, 남미 꼬치 요리인 슈하스코, 미트 소스 파스타, 불에 구운 채소 요리, 경성 치즈 등과 어울립니다. 코르크를 딴 후에 점점 맛이 좋아지니 천천히 마시거나 구매 후 1~2년 정도 보관했다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5년 5월 3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