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데가 라 이리데(Bodega La Íride)의 리저브 말벡(Reserve Malbec) 2020은 아르헨티나 멘도사(Mendoza) 주의 마이푸(Maipú)에서 재배한 말벡(Malbec)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아르헨티나 서부의 멘도사주는 아르헨티나 최고(最古)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지방 수도인 멘도사시에는 아르헨티나의 유명한 와이너리들이 본사를 두고 있으며, 도시에서 사방으로 뻗은 대로 양쪽에는 포도밭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안데스 산맥 동쪽에 있는 멘도사는 서쪽의 태평양에서 다가오는 구름과 습기가 산맥 정상 부근에서 눈과 비로 내려버리기 때문에 반건조 사막 같은 대륙성 기후지대입니다. 그러나 뚜렷한 4계절은 있어도 일 년 내내 극한적인 기온은 없습니다. 이런 환경은 겨울잠 같은 특별한 일 없이 포도나무에 매우 안정적인 성장 주기를 제공하죠. 강우량은 엘니뇨가 있는 해에도 대단히 적고 대부분 포도의 생육기간에 집중됩니다.
안데스 산맥의 동쪽 산기슭에 있는 멘도사의 포도밭은 평균 고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아서 보통 해발 600~1,100미터 사이입니다. 높은 고도에 있는 멘도사의 포도밭은 햇볕이 강하고 공기가 건조하며 일교차가 최고 약 20℃에 이를 정도로 매우 큽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런 환경에선 포도와 와인의 향기가 강렬해지죠. 높은 기온은 레드 와인의 탄닌을 부드럽게 해 주며 화이트 와인의 알코올 도수를 높여줍니다.
아르헨티나 와인 생산량의 3분의 2 가량이 멘도사 주에서 나오며, 주요 와인 생산지는 마이푸와 루한(Luján)입니다.
2. 와인 생산자
2001년에 설립된 보데가 라 이리데는 설립자의 할머니인 <노나>, 이리데 파포티(the «nona», Iride Papotti)의 이름을 딴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1906년 이탈리아 파르마 지방에서 태어난 이리데와 그녀의 남편 지노(Gino)는 19세기 초반부터 파르마 지역에서 포도를 재배했던 가난한 농민들의 자손들이었습니다. 포도밭을 돌보고 와인을 만드는 법은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입에서 입으로 전달해 줬죠. 이리데와 지노 부부가 아르헨티나로 이주하면서 그 지식도 함께 아르헨티나로 건너왔고, 그들은 뛰어난 포도 재배지인 멘도사에서 계속 포도를 길렀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낳고 기른 두 부부의 아이들은 포도 재배와 소규모 와인 생산 외에 양조 설비에도 익숙했습니다. 수년 동안 이리데와 지노의 아들들은 포도 재배 장치와 판매하거나 임대해 주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를 설계하고 제조했죠. 와인 관련 지식이 축적되고 가문의 길을 따라 자신들의 와이너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생기면서, 그들은 국내외 시장의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우수한 와인을 만들어서 자기 자신과 고객에게 선보이자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라 이리데 와이너리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샤도네이 와인도 생산하지만, 역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말벡 와인으로 전체 생산량의 절반이 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리저브 말벡 2020은 100% 말벡 포도로 만들었고 미국산 오크통에서 12개월 동안 숙성했습니다. 마시기 좋은 온도는 16~18℃입니다.
진한 퍼플색입니다. 말린 자두와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향과 나무, 후추 향이 나옵니다. 약하게 볶은 견과류와 바닐라, 유제품 향이 올라오고 나중엔 태운 나무와 커피 향도 풍깁니다.
아주 진하고 탄탄합니다. 처음엔 매끈하지만 나중엔 부드러워지고 탄닌의 떫은맛은 약합니다. 구조가 잘 짜인 미디엄 바디의 와인입니다.
드라이하면서 검은 과일의 단 풍미가 넉넉합니다. 산미가 충분하고 짠맛도 약간 나오네요. 프룬과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 풍미와 후추 풍미가 어울리네요. 후추 느낌은 점점 강해집니다. 알코올은 후끈한 기운을 전해줍니다. 마신 후엔 후추와 태운 나무 풍미가 제법 길게 남습니다.
부드러운 탄닌과 넉넉한 산미, 13.2%의 알코올이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검은 과일과 향신료 풍미가 비등한데 개인적으로는 과일 풍미가 조금 더 강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3년 3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