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1만 원 이하에서 최고의 가성비 스파클링 와인 - La Rosca Rose CAVA Brut NV

까브드맹 2023. 1. 24. 15:29

1. 라 로스카 로제 까바 브뤼(La Rosca Rose CAVA Brut)

라 로스카 로제 까바 브뤼는 스페인의 유명한 까바 생산자인 꼬도르니유(Codorniu)에서 생산하는 대중적인 로제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스페인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뜻하는 일반적인 용어는 에스뿌모소(Espumoso)이지만, 샴페인(Champagne)처럼 메쏘드 트라디시오넬(Méthode Traditionelle)로 만드는 것은 까바(Cava)라고 부르죠. 전통 방식으로 만들지 않는 에스푸모소는 대부분 까바보다 탄산가스의 압력이 낮습니다.

“CAVA”는 동굴을 뜻하는 카탈루냐(Catalan)어로 영어로는 “Cave” 또는 “Cellar”를 뜻합니다. 동굴 같은 지하 저장고에서 보존과 와인 숙성이 이뤄지기에 붙은 이름으로 까바를 처음 만들 때부터 사용했던 명칭입니다. 다만 공식적인 용어로 채택된 것은 샴페인과 까바를 구별하려고 한 1970년대부터였죠.

라 로스카 로제 까바 브뤼에 사용된 포도가 나온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생산자의 다른 로제 까바에 모나스트렐(Monastrell)과 가르나차(Garnacha), 트레빠(Trepat)가 사용되고, 이 세 품종이 다른 로제 까바에도 많이 들어가므로 라 로스카 로제 까바 브뤼에도 이 포도들을 썼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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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꼬도르니유

1551년 하우메 꼬도르니유(Jaume Codorníu)가 스페인 동북부의 페네데스에 설립한 꼬도르니유는 오랫동안 와인을 생산해 온 역사 깊은 와이너리입니다. 설립 이후 일반 와인을 생산해 오던 꼬도르니유는 1872년에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해에 하우메의 후손으로 프랑스에서 샴페인 제조법을 배워온 호셉 라벤또스(Josep Raventós)가 스파클링 와인 생산을 시작한 것이죠.

그러나 샴페인 양조에 사용하는 피노 누아(Pinot Noir)와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가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포도라서 상대적으로 따뜻한 기후의 페네데스에선 기르기 어려줬습니다. 그래서 호셉은 스페인의 토착 포도인 마까베우(Macabeu), 빠레야다(Parellada), 샤렐-로(Xarel·lo)로 첫 번째 까바를 만들었고, 오늘날에도 이 포도들이 화이트 까바 생산의 기본 품종으로 사용됩니다. 최근엔 샤르도네(Chardonnay)까지 포함해서 네 종류의 포도로 까바를 만드는 생산자도 많습니다.

오늘날 꼬도르니유는 최고의 까바 생산자 중 한 곳으로 명성을 떨치며, 꼬도르니유의 다양한 까바는 영국과 스페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어두운 기운이 도는 진한 연어색으로 0.5㎜ 정도의 가는 거품이 끊임없이 힘차게 올라옵니다.

살구와 덜 익은 딸기 같은 과일 향이 좋습니다. 잔디 향과 식물 줄기처럼 푸릇푸릇한 향도 나옵니다. 향이 다채롭진 않지만, 깨끗한 느낌에 양도 풍부합니다.

제법 묵직하며 입을 꽉 채우는 거품의 힘이 좋습니다. 구조도 충실하군요. 깔끔하면서 힘찬 기운이 느껴집니다.

드라이하고 쌉싸름한 맛이 주는 느낌이 깨끗합니다. 거품의 자극도 좋고 살구와 풋복숭아, 풀 줄기 등의 풍미가 입을 즐겁게 해 줍니다. 붉은 과일이  떠오르는 풍부한 산미는 침샘을 자극합니다. 맛도 향처럼 단순하지만, 풍미 하나하나가 두드러지고 깔끔해서 잡스러운 맛이 거의 없습니다. 알코올은 거품과 함께 힘찬 기운을 느끼게 해 줍니다.

여운도 제법입니다. 가격을 생각하면 꽤 좋군요. 마신 후에 남는 쌉싸름하고 매콤한 느낌은 고추냉이를 떠올리게 합니다.

힘찬 거품과 풍부한 산미, 12%의 알코올이 어울려서 강한 느낌을 줍니다. 저가 와인이라 향과 풍미는 단순하지만, 와인의 균형을 이루는 요소 중 부족한 것은 없습니다. 1만 원 이하의 로제 스파클링 와인 중에선 견줄 수 있는 제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식전주로 좋으며 샐러드, 매콤한 피자, 동남아 음식, 제육볶음, 빠에야, 감바스, 치킨, 깐풍기, 고추잡채 등 조금 매콤하고 육류나 해물이 들어간 많은 음식, 붉은 베리류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와 함께 마시기에 좋습니다.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온도는 6~8℃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23년 1월 20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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