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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세월이 좀 더 쌓이면 보여줄 최고의 균형미(均衡味) - PVG Pommard Premier Cru Les Petits Epenots 2018

까브드맹 2022. 6. 11. 08:52

삐에르 뱅상 지라르뎅 뽀마르 프르미에 크뤼 레 쁘띠 에쁘노 2018

삐에르 뱅상 지라르뎅(Pierre Vincent Girardin), 줄여서 PVG의 뽀마르 프르미에 크뤼 레 쁘띠 에쁘노(Pommard Premier Cru Les Petits Epenots) 2018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 있는 뽀마르(Pommard) 마을의 1등급 포도밭인 레 쁘띠 에쁘노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로 만들었습니다.

1. 와인 생산지와 생산자

뽀마르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 지역에 있는 마을입니다. 부르고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포도밭인 그랑 크뤼(Grand Cru) 밭은 없으나 다음 등급인 프르미에 그뤼(Premier Cru) 등급의 포도밭이 28개가 있고, 다수의 꼬뮈날(Communale) 등급 포도밭이 있죠. 몇몇 뛰어난 1등급 와인은 그랑 크뤼 와인에 못지않은 평가를 받습니다. 와인은 대체로 탄닌이 많고 단단하며 맛과 향이 진합니다. 그래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선택하기도 하죠.

뽀마르 마을의 북동쪽에 있는 프르미에 크뤼 포도밭인 레 쁘띠 에쁘노(Les Petits Epenots)는 뽀마르 최고의 레드 와인 포도밭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본(Beaune)과 뽀마르 경계 지역에 있으며, 남서쪽에 역시 뛰어난 포도밭인 레 그랑 에쁘노(Les Grands Épenots)가 있죠.

해양성 기후와 반 대륙성(semi-continental) 기후가 함께 영향을 미치는 곳이며 남동쪽으로 완만하게 경사져서 일조량이 풍부합니다. 토양은 석회석과 이회토(marl), 점토, 산화철 등으로 이뤄졌고 자갈이 섞여 있어서 배수가 잘 됩니다. 그래서 포도나무가 지하수를 찾아 깊게 뿌리내리도록 하죠. 토양의 철분은 포도에 영향을 미쳐서 진한 색과 짜임새 있는 구조를 갖게 해 줍니다. 이처럼 뛰어난 특성으로 인해 레 쁘띠 에쁘노에서 생산되는 레드 와인은 남성적인 뽀마르 레드 와인 중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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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C 규정상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샤르도네(Chardonnay)와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를 최대 15%까지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게 만드는 생산자는 거의 없습니다. 100% 피노 누아를 사용하죠.

삐에르 뱅상 지라르뎅(Pierre Vincent Girardin), 줄여서 PVG는 프랑스 부르고뉴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의 유명한 와인 생산자였던 뱅상 지라르뎅(Vincent Girardin)의 아들인 삐에르 지라르뎅(Pierre Girardin)이 만든 메죵(Maison)입니다. 현재 부르고뉴에서 가장 주목받는 천재 와인 양조자 중 한 명인 삐에르 지라르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이 와인은 레 쁘띠 에쁘노에서 자라는 평균 수령(樹齡) 60년 이상의 피노 누아 나무에서 손으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12개월간 오크통에서 발효하고 숙성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로 옮겨서 다시 5개월간 안정시키며 추가 숙성을 했습니다. 양조 과정에서 청징(fining)과 여과(filtering)는 하지 않았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조금 마른 검은 체리를 비롯한 다양한 베리 향이 나옵니다. 말린 대추 향도 있네요. 여기에 그을린 나무와 구수한 퇴비 향이 섞여서 올라옵니다. 시간이 좀 지나면 고소한 나무와 붉은 고기 향을 풍기고 박하 향도 느껴집니다.

 

 

치밀하고 단단하면서 살짝 까끌까끌한 느낌이 납니다. 잘 짜인 구조는 크고 우아합니다.

드라이하며 재래종 버찌의 씁쓸한 맛과 산미가 짜릿합니다. 검은 베리 과일과 태운 나무 풍미가 어우러지고 박하 풍미와 기분 좋은 탄닌이 입안을 휘저어놓습니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알코올과 추출물은 시종일관 알맞은 힘과 기운을 맛 보여줍니다. 마신 후엔 흑연과 숯 느낌이 깔리면서 검은 베리 과일과 나무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여운의 끝에선 박하 느낌이 두드러집니다.

씁쓸한 맛을 만드는 진한 탄닌, 새콤한 산미, 힘차면서 지나치지 않은 14%의 알코올이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탄닌이 아직 2% 이르기에 세월이 좀 더 쌓이면 최고의 균형미(均衡味)를 이룰 것입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갈비찜과 뵈프 부르기뇽, 부드러운 소고기 구이, 꼬꼬뱅과 닭고기 스테이크, 미트 스튜와 밑 소스 파스타, 고추잡채,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6월 16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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