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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18년 이상 이어진 안정된 맛과 향 - Chateau Recougne Bordeaux Superieur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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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 지역 : 프랑스 > 보르도(Bordeaux)

● 품종 :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까르메네르(Carmenère) 

● 등급 : AOC Bordeaux Superieur

● 어울리는 음식 :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각종 고기구이, 꼬치구이, 미트 소스 파스타와 피자, 구운 채소, 로스트 비프, 미트 스튜, 동파육 같은 중국식 고기찜, 숙성한 경성 치즈 등

여기 한 수입사에서 15년 꾸준히 수입해 온 와인이 있습니다. 숱하게 손바뀜이 일어나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한 수입사가 그렇게 오랫동안 수입한 와인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기가 높으면 대형 수입사에 뺏기고, 품질이 안 좋아지면 더는 수입을 안하기 때문이죠.

18년 이상 꾸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것은 생산자와 수입사의 신뢰 관계가 그만큼 두텁고, 와인이 매년 기준 이상의 안정된 맛과 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봐야 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프랑스 와인의 알코올 도수가 날로 올라가고 있어서 탄닌과 산도,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도록 품질 관리 하기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말이죠.

이 와인의 이름은 샤토 르꾸뉴(Chateau Recougne)입니다.

 

Château Recougne - Bordeaux Supérieur, les vins du château Recougne

 

www.chateau-recougne.fr

샤토 르꾸뉴는 보르도의 프롱삭(Fronsac) 지역에 있습니다. 모래와 진흙이 섞인 포도밭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흙에 섞인 풍부한 철 산화물은 메를로와 까베르네 소비뇽, 까베르네 프랑, 까르메네르 포도가 깊은 색과 향신료 풍미를 갖도록 해주죠. 면적은 약 100 헥타르입니다. 

보르도를 대표하는 세 가지 적포도와 이제는 보르도에서 보기 드문 까르메네르를 섞어서 만드는 샤토 르꾸뉴는 보르도에서 인기 높은 보르도 슈뻬리에 등급(AOC Bordeaux Superieur) 와인입니다.

슈뻬리에는 영어로 Upper, 상위라는 뜻입니다. 아주 잘 익은 포도로 만들어서 보통 보르도 와인보다 알코올 도수가 0.5~1% 이상 높고, 일반적으로 맛과 향도 조금 더 나은 와인이죠.

전설에 따르면 프랑스 왕 앙리 4세(Henry IV)가 샤토 르꾸뉴에 머물렀을 때 생산된 와인의 품질에 경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샤토 르꾸뉴를 "Terra Recognita" 또는 "공인된 대지(recognized Land)"로 선언했습니다.

레이블에 그려진 붉은 왁스 실은 앙리 4세가 선언한 내용을 담은 것이죠.

샤토 르꾸뉴는 현대적인 설비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포도를 발효하고 와인을 숙성해서 병에 담기까지는 적어도 2년 이상 걸립니다. 같은 가격대의 신세계의 레드 와인과 비교하면 오랜 시간 공들이는 셈이죠.

2018 빈티지는 와인 인슈지에스트(Wine Enthusiast)에서 89점을 받아 중저가 보르도 레드 와인으로는 상당히 준수한 성적을 받았습니다. 

진한 루비색입니다. 

서양 자두와 검은 체리 같은 과일 향에 은은한 나무와 흙 향이 있습니다. 타임(thyme)과 피망 향도 은은하게 풍기네요. 나중에는 블랙커런트 향도 풍깁니다.

맑고 깨끗하며 탄탄합니다.  유리 같은 탄닌이 마신 후에 얇게 깔리네요. 구조도 훌륭합니다.

매우 드라이하며 산미는 너무 시지도 밍밍하지도 않게 알맞습니다. 나무와 태운 나무, 타임 풍미가 나오고 검은 과일 풍미가 바탕에 깔립니다. 살짝 흙 느낌도 있군요. 중저가 보르도 와인의 특성이 잘 드러나고 다양한 육류와 먹기 좋은 레드 와인입니다. 알코올은 전보다 강해졌지만 거스르지 않으면서 와인에 힘을 줍니다. 처음엔 깔끔하고 깨끗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맛이 진해집니다.

역시 프랑스 와인답게 여운이 길군요. 나무와 태운 나무, 검은 베리 과일 등의 풍미가 남습니다.

살짝 깔깔한 탄닌과 검은 과일의 알맞은 산도, 14.5%나 되지만 튀지 않는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말쑥하고 깨끗한 청년 같은 이미지로 코에는 향을, 입에는 깨끗한 맛과 긴 여운을 남겨줍니다. 보르도 레드 와인을 좋아하는 분에겐 즐거운 데일리 와인이 될 겁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11월 10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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