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영롱한 황금빛 액체 - Weinhaus Kessler Silvaner Icewine 2008

까브드맹 2010. 6. 21. 16:18

바인하우스 캐슬러 실바너 아이스바인 2008

1. 아이스 와인(Ice Wine)

아이스 와인, 독일어로 아이스바인(Eiswein)이라 부르는 스위트 와인은 독일산이 제일 유명하고 품질도 좋지만, 오스트리아와 캐나다산도 꽤 유명하며 고가에 팔립니다. 하지만 호주와 다른 지역에서 생산하는 아이스 와인은 품질도 떨어지고, 가격도 저렴하죠. 그것은 나무에 얼은 채로 매달린 포도알을 따는 게 아니라, 포도알을 냉동실에 넣어서 인공적으로 얼리기 때문입니다.

아이스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는 산미가 높은 것이어야 합니다. 포도 자체의 신맛과 농축된 당도가 조화를 이뤄야 상쾌하고 단맛이 나서 질리지 않는 맛을 갖게 되죠. 아이스 와인용 포도로는 리슬링(Riesling)이 가장 좋고 유명하며, 캐나다에서 많이 재배되는 비달 블랑(Vidal Blanc)도 고급 아이스 와인을 만들 때 많이 사용됩니다.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같은 적포도나 실바너(Silvaner) 같은 유명하지 않은 청포도도 아이스 와인을 만들 때 많이 쓰는데, 나름대로 독특한 향과 맛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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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인하우스 캐슬러 실바너 아이스바인 2008

독일 캐슬러 와이너리에서 라인헤센(Rheinhessen) 지역의 실바너 포도 100%로 만든 아이스바인은 색이 영롱하며 황홀하고 맑은 황금빛을 띱니다. 마치 황금을 녹인 물이 투명해지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색이죠. 잔에서 버터를 잔뜩 발라 구운 듯한 고소한 토스트 향과 농익은 과일 향이 피어오릅니다. 아카시아 꿀에 잡꿀을 약간 섞은 듯한 달콤한 꿀 향도 맡을 수 있죠. 풍부한 산도와 강렬한 단맛이 조화를 이뤄 입안에서 매우 농밀(濃密)한 풍미를 느끼게 합니다. 콩코드 같은 싸구려 와인이 대부분 설탕을 넣어서 인공적인 단맛을 내다보니 한두 잔 마시면 질리는 것과 달리 이 와인의 자연스러운 단맛은 전혀 거슬리지 않으면서 마실수록 신선하고 상쾌한 단맛을 느끼게 해 주죠.

따끈하게 구운 과자나 케이크 등이 좋고,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시럽처럼 뿌려 먹어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