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프란시스 오르반 뀌베 브뤼 로제(Champagne Francis Orban Cuvee Brut Rose) NV는 프랑스의 샹파뉴(Champagne) AOC에 있는 발레 드 라 마른(Vallee de la Marne) 지역에서 재배한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 포도로 만든 로제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1. 피노 므니에
피노 므니에는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와 함께 샴페인 양조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포도입니다. 과일과 꽃향기를 강화하려고 사용하며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조화롭게 섞이도록 해주죠. 그래서 피노 므니에가 많이 들어갈수록 마시기 편한 과일 특성이 두드러집니다.
피노 누아와 비교하면 피노 뫼니에의 산도가 약간 더 높고 와인의 색상도 밝습니다. 당도와 이에 따른 알코올 도수는 비슷한 수준이죠. 다만 숙성 잠재력은 샤르도네나 피노 누아보다 떨어집니다. 그래서 피노 므니에를 많이 사용한 샴페인은 출시 후 아직 어릴 때 부드럽고 푹신한 과일 풍미가 절정에 달하게 되죠. 따라서 구매 후 되도록 빨리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예외 없는 법칙은 없듯이 크룩 샴페인 하우스(Champagne house of Krug)에서는 피노 므니에의 특성과 관계없이 오래 숙성할 수 있는 고급 샴페인을 생산합니다. 역시 크룩!
2. 샴페인 생산자와 양조
최근 샴페인 생산자들이 피노 므니에가 만들어주는 바디와 풍성한 맛을 인식하게 되면서 샴페인 양조에 피노 므니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프란시스 오르반(Francis Orban)도 피노 므니에를 주로 사용해서 멋진 샴페인을 만드는 생산자이죠.
프랑시스 오르반의 집안은 1929년부터 샹파뉴 중심지인 에페르네(Epernay)에서 15㎞ 떨어진 마른 계곡의 포도밭에서 포도를 길러 샴페인을 만들어 왔습니다. 계곡의 서늘한 북사면에 자리 잡은 포도밭에 깔린 점토 석회암의 흙은 피노 므니에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죠. 그래서 프란시스 오르반은 2007년에 자신의 이름을 건 샴페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주요 품종으로 피노 므니에로 사용해 왔습니다. 물론 샤르도네를 사용한 샴페인도 생산합니다.
뀌베 브뤼 로제는 100% 피노 므니에로 만들었고, 새로 수확한 피노 므니에 포도로 만든 와인 50%와 숙성해 둔 와인 50%를 혼합해서 병에 담았습니다. 2차 발효와 숙성 기간은 최소 24개월이죠. 아름다운 연주홍색을 만들기 위해 14%의 레드 와인을 섞었습니다.
3. 샴페인의 맛과 향
0.1~0.2㎜의 자잘한 거품이 천천히, 우아하게 올라옵니다. 장미와 딸기, 산딸기, 레드 커런트, 말린 붉은 체리 등의 과일과 허브 향에 효모 향이 은근히 섞여 나옵니다.
부드럽고 섬세하며 우아하네요.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자기 존재를 보여주는 거품이 크고 풍만한 느낌을 줍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딸기와 체리 같은 붉은 과일의 신맛이 넉넉하고 식물 줄기의 기분 좋은 쓴맛이 함께 나오네요. 허브와 달콤한 효모 풍미도 함께 합니다. 붉은 베리류와 허브, 효모 풍미가 균형 잡힌 3박자를 이루면서 깨끗한 맛을 느끼게 합니다. 여운에선 붉은 과일과 허브의 스파이시한 풍미가 좋게 남습니다.
우아하고 부드러운 힘을 가진 거품과 맛있는 산미가 활력적이고 균형 잡힌 맛을 만듭니다. 알코올 도수는 12%로 온순한 느낌을 주네요. 소박하고 편안한 스타일로 계속 마실 수 있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붉은 과일을 사용한 디저트와 크림 캐러멜, 연어와 참치, 소고기 카르파치오, 치킨, 순대, 잡채, 깐소새우, 전가복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4월 3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