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멘 라울 고테린 에 피스(Domaine Raoul Gautherin & Fils)의 샤블리(Chablis) 2018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북쪽에 있는 샤블리 AOC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donnay)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샤블리
굴과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알려진 샤블리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같은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이고 사용하는 품종도 샤르도네로 같지만, 샤블리와 남쪽의 다른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은 향과 맛이 사뭇 다릅니다. 다른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이 오크 숙성을 통해 나무와 견과류, 바닐라 등의 풍미가 두드러진 반면 샤블리는 산뜻한 맛과 신선한 과일 향, 미네랄 풍미를 강조하죠.
오크통에서 발효하고 숙성하는 것이 거의 철칙인 다른 부르고뉴 샤르도네 와인과 달리 샤블리 와인은 그렇지 않습니다. 대부분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양조하고 숙성하죠. 몇몇 와인 생산자는 최고 등급인 그랑 크뤼와 프르미에 크뤼 와인을 오크통에서 발효하고 숙성해서 오크 풍미가 있는 샤블리 와인을 만들지만, 다른 부르고뉴 지역에서 생산하는 와인과 비교하면 적은 숫자입니다.
맑고 깨끗하며 신선한 맛을 가진 샤블리 와인의 향과 풍미는 빠르게 발전하고 쉽게 최고조에 달합니다. 그래서 보통 빈티지로부터 3~5년 정도 지났을 때 제일 마시기 좋은 상태가 되죠. 그러나 수확한 해의 포도 품질에 따라서 더 오래 숙성할 수도 있으며, 프르미에 크뤼나 그랑 크뤼는 5~7년 이상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샤블리 와인은 일반적으로 10~12℃ 사이로 차갑게 해서 전채요리와 함께 마시는 게 좋습니다.
2. 와인 생산자와 양조
샤블리 마을에서 7대에 걸쳐 와인을 만들어 온 도멘 라울 고테린 에 피스는 전통적인 샤블리 와인의 맛과 향을 고집합니다. 철저한 가족 경영으로 도멘을 운영하며 포도의 신선한 맛에 중심을 두고 가장 자연적인 와인을 만들려고 노력하죠.
샤블리 2009 빈티지가 부르고뉴 와인 평가에서 금메달을 받았고, 샤토 드 끌로 부조(Chateau de Clos Vougeot)에서 진행한 대회에서 유럽연합 공인 테이스팅 대표단이 선정하는 "Taste Vintage"로 뽑혔을 만큼 와인 품질이 좋습니다.
도멘 라울 고테린 에 피스의 샤블리 2018은 점토 석회암 토질에서 자란 샤르도네를 탱크에서 발효한 후 11개월 동안 이스트 잔해인 리(lees)와 함께 숙성해서 만듭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진한 레몬색입니다. 푸른 사과와 약한 레몬 향이 나오고, 미네랄 향도 섞여 있습니다. 노란 꽃과 허브 향도 약간 풍깁니다.
싱그럽고 탄탄하며, 약간 거친 느낌은 마치 미네랄이 풍성한 광천수 같습니다. 샤블리치곤 진한 편이며 구조는 치밀하네요.
시트러스와 사과 종류의 산미가 짜릿하고 상쾌합니다. 레몬과 약한 라임, 푸른 사과의 과일 맛이 좋군요. 미네랄 같은 짠맛과 식물성 풍미도 기분 좋습니다. 진하고 깨끗하면서 깔끔한 향과 맛이 인상적이며, 자연스럽게 익은 알코올도 힘이 있습니다. 과일과 식물성 풍미가 잘 어우러지는 여운은 길게 이어집니다.
짜릿하고 진하며 풍성한 산미와 13%의 알코올이 힘찬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멋진 샤블리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각종 샐러드, 농어 스테이크, 버터를 두른 가자미 구이, 해물 그라탕, 전복 버터구이, 닭고기 스테이크, 바닷가재와 새우 같은 갑각류 요리, 맵지 않은 생선찜과 해물찜 등입니다.
2018 빈티지의 평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15 빈티지가 길버트 앤가이야르'(Gilbert & Gaillard) 85점을 받았고, 일반적으로 2018년의 빈티지 점수가 2015년보다 더 좋기에 평가가 더 높을 거라 판단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5월 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