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호주] 마시기 좋고, 취하기 좋고, 음식과 잘 어울리는 - Powell & Son Riverside GSM 2017

까브드맹 2021. 1. 23. 08:54

Powell & Son Riverside GSM 2017

파월 앤 손(Powell & Son) 와이너리의 리버사이드(Riverside) GSM 2017은 호주의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주에 있는 바로싸 존(Barossa Zone)에서 재배한 그르나슈(Grenache)와 쉬라즈(Shiraz), 마타로(Mataro=Mourvedre)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데이비드 파월(David Powell)은 1990년 초에 호주 와이너리인 락포드(Rockford)에서 경험을 쌓았고, 1994년에 자신의 와이너리를 설립했습니다. 와이너리 이름은 스코틀랜드의 아름다운 숲에서 벌목공으로 일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통나무 숲이란 뜻으로 "Torbreck(토브렉)"이라고 지었죠.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는 토브렉 와이너리는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토브렉 와이너리는 바로싸 밸리의 뛰어난 와인 생산자로 명성을 누렸지만, 점차 경영이 악화되었습니다. 데이비드는 어쩔 수 없이 2008년에 경영권을 매각했고, 2013년까지 토브렉에 남아서 아시아 시장을 담당했습니다.

2014년 토브렉을 퇴사한 데이비드는 프랑스 북부 론(Norhern Rhone)의 와인 생산자인 장 루이 샤브(Jean Louis Chave)에서 양조 경험을 쌓은 아들과 새로운 와이너리를 만듭니다. 이 와이너리가 파월 앤 손이죠.

반응형

 

2. 와인 양조

파월 앤 손 와이너리는 바로싸와 에덴 밸리(Eden Valley)의 다양한 떼루아를 구현한 와인을 생산하려고 합니다. 모든 와인은 데이비드와 아들인 칼럼(Callum)의 손을 거쳐서 만들어지죠.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며, 와인 양조 과정에서 인공적인 작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오로지 프랑스산 오크통만 사용하며, 와인에 따라 통의 크기를 달리 하죠. 양조 과정에서 발생한 찌꺼기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라앉힐 뿐 필터로 걸러내지 않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파월 앤 손의 와인들은 신선한 과일 풍미와 활력이 넘치며, 포도밭의 떼루아가 잘 드러납니다.

파월 앤 손 리버사이드 GSM은 그르나슈, 쉬라즈, 마타로 세 품종의 특성을 조화롭게 살려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빈티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그르나슈를 2/3 가량 넣고 나머지 1/3은 쉬라즈와 마타로를 적절히 넣어서 탄닌과 산도, 맛과 향의 균형을 조절하죠. 품종별로 만든 와인을 2,300ℓ짜리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5개월 동안 숙성한 후 함께 섞어서 병에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Powell & Son Riverside GSM 2017의 색

중간 농도로 조금 어두운 루비색입니다.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과 타임(thyme), 그을린 나무 향이 나옵니다. 마른 흙 향도 약간 있군요. 시간이 좀 지나면 고소한 콩과 약간의 바닐라 향이 올라오고 검은 올리브와 향신료, 가죽과 고기 향도 퍼집니다.

미디엄 바디로 탄닌이 잘 익어서 부드럽습니다. 구조는 허술하거나 모자란 부분 없이 푸근한 느낌을 줍니다. 드라이하고 검붉은 과일의 산미가 풍성합니다. 블랙베리 같은 검은 과일과 타임, 그을린 나무 풍미와 함께 마른 흙 느낌이 나오고, 잠시 뒤에 바닐라와 볶은 콩, 검은 올리브, 매콤한 향신료 풍미가 이어집니다.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으면서 검은 과일과 타임을 비롯한 제법 다채로운 풍미가 나오고, 풍성한 산미의 지원은 와인 맛을 더욱 돋워 줍니다. 강하지만 부담 없는 알코올도 와인에 힘찬 기운을 불어넣네요. 시간이 지나면 과일 풍미는 서양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 쪽에서 크랜베리 같은 붉은 과일 쪽으로 바뀝니다. 강한 알코올 때문인지 여운의 느낌은 힘차며 타임과 검은 과일, 고소한 콩 풍미가 함께 합니다.

 

 

부드럽고 푸근한 탄닌과 침샘을 자극하는 활발하고 풍부한 산미, 14.5%로 힘차지만 입에선 무리 없이 넘어가는 알코올이 즐거운 균형을 이룹니다. 마시기 좋고, 취하기 좋고,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군요. 검은 과일 풍미가 진득한 모던 스타일의 와인에 싫증난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바비큐와 숯에서 구운 모든 고기, 훈제 치킨, 미트 소스 파스타와 피자, 제육볶음처럼 조금 맵게 조리한 고기 요리, 매콤한 중국 요리, 훈제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1월 1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