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뗌프라니요
스페인 와인 어퍼 에브로 지역의 와인은 전통적으로 뗌프라니요(Tempranillo) 포도로 많이 만듭니다. 뗌프라니요는 스페인에서 고급, 저급 가릴 것 없이 많이 사용되는 포도로 마치 온갖 일을 떠맡아서 하는 사역마(使役馬) 같은 품종입니다. 뗌프라니요로 만든 와인의 가장 큰 장점은 마시기 편하고 여러 음식과 무난하게 잘 어울리는 것이죠. 장기간 숙성한 고급 와인이야 물론이지만, 숙성을 짧게 해서 깔끔하고 신선한 상태로 마시는 일반 와인도 꽤 좋은 맛을 냅니다. 스페인산 뗌프라니요 와인은 대부분 가격보다 좋은 맛과 향을 보여주며 편안하게 와인을 즐기려는 분에게 좋은 선택이 됩니다. 뗌프라니요 포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2. 비냐 사르다솔(Vina Sardasol) 2007
스페인 어퍼 에브로(Upper Ebro)의 나바라(Navarra) 지역에서 수확한 뗌프라니요로 만드는 보데가스 알꼰데(Bodegas Alconde)의 비냐 사르다솔은 매우 저렴한 스페인 와인입니다. 제는 1만 원 초반대에 구매했는데, 장터에서는 1만 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품종은 역시 뗌프라니요. 산뜻하고 가벼운 붉은 과일 향이 느껴집니다. 산딸기 향이 조금, 딸기잼 향도 조금 나네요. 초반엔 뗌프라니요의 주요 향 중 하나인 담배 향은 느낄 수 없습니다.
와인을 맛보면 혀끝에 살짝 쏘는 느낌을 주며 살짝 달고, 살짝 부드러우며, 살짝 쌉쌀한 맛이 있습니다. 와인을 삼키면 가볍지만, 은근히 긴 여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주 편안하면서 나름대로 개성 있는 와인인데요, 어리고 솔직하며 순진한 작은 아이 같습니다. 편안하고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스페인산 저가 뗌프라니요 와인의 미덕을 잘 갖춘 제품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향신료 향과 기분 좋은 담배 향도 약간 맡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잘못 맡았는지는 몰라도 여러 향 가운데 찐 새우 같은 향이 나는 게 재미있네요. 마지막 한 잔을 비우는 순간까지 편안한 느낌을 유지해주는 와인입니다.
빠에야나 철판구이 볶음밥처럼 밥과 해물을 볶은 요리, 스페인 전통 타파스(Tapas), 피자 등과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