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걸리 와인스(Small Gully Wines)의 미스터 블랙스 리틀 북 쉬라즈(Mr. Black's Little Book Shiraz) 2017은 호주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주의 바로싸 존(Barossa Zone)에 있는 바로싸 밸리(Barossa Valley)의 쉬라즈(Shiraz) 포도와 역시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주에 있는 애들레이드 힐스(Adelade Hills)의 쉬라즈 포도를 섞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바로싸 존
바로싸 존은 호주 최고(最古)의 와인 생산지이며 최대의 고급 와인 생산지입니다. 호주의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를 미국의 캘리포니아와 비교한다면 바로싸 지구는 나파 밸리(Napa Valley)에 해당할 겁니다. 그만큼 좋은 와인이 많이 나오며 호주의 대표적인 와인인 쉬라즈 와인의 명산지이죠.
바로싸 존에는 에덴 밸리(Eden Valley)와 바로싸 밸리가 있습니다. 토양에는 편암(schist)이 많은 에덴 밸리는 뛰어난 리슬링 와인 생산지이며, 철광석과 석회암이 많은 바로싸 밸리에서는 쉬라즈와 그르나슈(Grenache), 호주에선 마타로(Mataro)라 부르는 무흐베드르(Mourvedre),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등으로 훌륭한 레드 와인을 생산합니다.
2. 와인 생산자
바로싸 밸리의 쉬라즈 와인은 진하고 강하며 매력적인 맛과 향이 풍성하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많습니다. 그래서 선뜻 손이 가기 어렵죠. 대표적인 경우가 투 핸즈 와인입니다. 대표 와인인 가든(garden) 시리즈뿐만 아니라 가장 대중적인 픽처(Picture) 시리즈만 해도 장터가가 4만 원 전후합니다. 하지만 때때로 맛과 향이 좋으면서 가격도 좋은 바로싸 쉬라즈 와인이 국내에 들어오곤 합니다. 스몰 걸리 와인스의 미스터 블랙스 리틀 북 쉬라즈가 그런 와인이죠.
스몰 걸리 와인스는 작은 협곡 안에 자리 잡은 가장 확실한 바로싸 와인 생산자(A definitive Barossa Valley producer. nestled within a small gully)라고 스스로 말합니다.
스몰 걸리의 열정과 역사와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자체 포도밭에서 짐머만(Zimmermann) 가족은 거의 85년 동안 최상급 포도를 길러 왔고, 블랙(Black) 가족은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수확량을 맞춘 쉬라즈 포도밭에서 포도는 최고의 품질을 갖췄으며, 포도밭 일부에는 스몰 걸리 와인의 포트 폴리오를 위한 그르나슈와 무흐베드르, 까베르네 소비뇽을 재배합니다.
스몰 걸리의 와인들은 바로싸 지역의 떼루아와 섬세한 포도밭 관리를 잘 표현하는 독특하고 대담하며 강렬한 바로싸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로버트 파커의 와인 애드버킷은 스몰 걸리의 와인들을 높게 평가합니다. 포뮬러(Formula)와 미스터 블랙스 컨컥션(Mr Black’s Concoction)에는 91점을 줬고, 블랙 매직(Black Magic)에는 93점을 줬죠. 최근에는 호주 최고의 밸류 와이너리 20(Top 20 value-for-money wineries) 목록에 스몰 걸리 와인스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3. 와인 양조
미스터 블랙스 리틀 북 쉬라즈 2017은 스몰 걸리 와인스의 와인 중 가장 대중적인 와인입니다. 하지만 맛과 향은 다른 와이너리의 어지간한 와인보다 더 낫습니다.
바로싸 밸리의 지피스 블록(Zippy’s Block) 포도밭과 애들레이드의 로버츠 빈야드(Robert’s Vineyard)의 평균 수령 60년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쉬라즈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두 지역의 포도를 섞었지만, 호주 와인 법의 규정상 지피스 블록의 포도가 85% 이상 들어갔을 겁니다.
포도가 가장 무르익었을 때 으깨서 오크통에 넣고 발효했습니다. 발효 중에는 사람의 손길을 최소화했고, 발효가 끝나면 프랑스와 미국산 오크통에 넣고 18개월간 숙성했습니다.
백 레이블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혔습니다.
그들은 "겉표지로 책을 판단하지 말라"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미스터 블랙스 리틀 북의 병을 따서 그의 방식과 혼합물, 작은 비밀을 따라보세요.
4.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루비색입니다. 처음엔 모카커피와 그을린 나무, 타임(thyme) 등의 향이 나오다가 블루베리와 블랙베리, 후추 등의 향이 올라옵니다. 시간이 갈수록 검은 과일 향이 강해 지네요. 나중엔 말려서 올리브유에 절인 토마토 향, 볶은 견과류, 연필심 향도 올라옵니다. 전체적으로 향의 배분이 굉장히 좋습니다.
진하고 탄탄합니다. 탄닌은 마실 때 매끄럽고 마신 후에 살짝 입을 조여옵니다. 잘 짜인 구조는 조금 단단합니다. 검은 과일의 단맛이 살짝 나오고 검은 과일의 진한 산미가 풍부합니다.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같은 검은 과일에 프룬(prune)처럼 말린 과일의 느낌이 조금 있고 태운 나무와 타임의 풍미가 함께 합니다. 점차 바닐라와 부드러운 나무 수지 풍미가 나오고 카카오와 다크 초콜릿, 부드러운 볶은 견과류 풍미도 올라옵니다. 알코올 기운이 강하고 힘차지만, 마시기 어렵지 않고 잘 넘어갑니다. 여운은 길고 검은 과일과 향긋한 나무, 바닐라 풍미가 이어집니다. 입에 남는 느낌은 깔끔합니다.
부드럽고 진한 탄닌과 풍성한 검은 과일의 산미, 15%나 되지만 술술 넘어가는 알코올의 조화가 훌륭합니다. 2시간가량 천천히 마시면 이 와인이 가진 "비밀스러운" 모습을 잘 확인할 수 있을 것 같군요. 풍미가 강해서 바람 부는 야외에서도 즐겁게 마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와 꼬치구이, 바비큐처럼 그릴에 구운 고기와 채소 요리, 버섯 요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고기 요리, 생햄, 초리소, 살라미, 비계가 많이 들어간 소시지, 오향장육, 스모크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6월 2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