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아르헨티나] 더 고급이지만 와닿지 않았던 - Finca Las Moras Reserve Malbec 2006

까브드맹 2010. 5. 26. 10:29

핀카 라스 모라스 리저브 말벡 2006

1. 핀카 라스 모라스 말벡 리저브 2006

와이너리에서 한 가지 와인만 만들기도 하지만, 대부분 여러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며 와인 사이에는 품질 차이가 있습니다.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최고급 와인은 가장 좋은 밭에서 자란 적절한 수령(樹齡, 나무의 나이)의 나무에 열린 잘 익고 깨끗한 포도를 모아서 만듭니다. 그다음엔 조금 떨어지는 밭이나 잘 익었지만 약간 상처가 있거나 아직 수령이 충분하지 않은 나무에 열린 포도를 모아서 아래 등급의 와인을 만들고, 마지막으로 나머지 포도를 모아 대중적인 와인을 만듭니다. 이 과정은 3단계로 끝날 수도 있고, 더 여러 단계로 나뉠 수도 있습니다.

산 후안(San Juan)의 말벡(Malbec) 100%로 만드는 라스 모라스 리저브 말벡(Las Moras Reserve Malbec)은 전에 시음했던 라스 모라스 말벡(Las Moras Malbec) 보다 더 고급 와인입니다. 라스 모라스 말벡을 마셨을 때 섹시한 향과 기분 좋은 쌉쌀한 맛에 무척 깊은 인상을 받았었죠. 그래서 더 위 단계인 라스 모라스 말벡 리저브를 시음할 때 상당한 기대를 했습니다. "틀림없이 더 좋은 맛과 향을 보여줄 거야"라고 말이죠. 하지만 마시고 난 후의 느낌은 '갸우뚱?"이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라스 모라스 말벡에서 균형이 잘 맞았던 맛과 향이 숙성을 더 하면서 지나치게 힘이 들어갔기 때문일까요? 별로 맘에 안 드는 맛이었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에서 마셔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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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시음기

와인을 따르며 맡게 되는 첫 향은 달콤한 체리 향입니다. 향이 활발하게 퍼지진 않았지만 말벡의 특징인 붉은 과일 향이 잔잔히 깔립니다. 쌉쌀하고 드라이하며 약간 떫은맛. 초반엔 향과 맛이 충분히 열리지 않습니다. 맛이 쓰지만 적당한 정도여서 입맛을 돋웁니다. 이윽고 쓴맛이 사라지면 매끄럽고 차가운 질감이 느껴지면서 꽤 힘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약간 기름기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기분 좋은 기름이 아닌, 좀 느끼한 맛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지지만, 전체적으로 와인을 지배하는 맛은 느끼했습니다. 과일 향이 나면서 드라이하고 탄닌이 강한 와인을 좋아한다면, 마셔볼 만합니다. 하지만 미디엄 바디의 산뜻하고 신선한 와인을 좋아한다면 조금 생각해봐야 합니다.

소고기 내장이나 직화로 구운 소고기 등심 같은 맛과 향이 강한 요리 등과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