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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짜릿하고 발랄한 산미와 활기찬 시트러스의 풍미 - Vasse Felix Classic Dry White 2018

까브드맹 2020. 4. 29. 10:00

Vasse Felix Classic Dry White 2018

바세 펠릭스(Vasse Felix)의 클래식 드라이 화이트(Classic Dry White) 2018은 호주의 사우쓰 웨스트 오스트레일리아 존(South-West Australia Zone)에 있는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 지역에서 재배한 쎄미용(Semillon)과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를 섞어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지

호주 와인 생산지는 대부분 호주 남동부에 있지만,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는 서쪽에 있습니다. 서부 호주의 수도인 퍼스에서 남쪽으로 200마일가량 떨어져 있죠.

지역이 다르다 보니 기후와 토양도 다릅니다. 유럽처럼 토양에 석회석과 진한 점토가 섞여 있고, 연중 최저 기온이 7.6℃ 정도여서 비교적 서늘합니다. 그래서 비가 적게 오는 해에는 전체적으로 보르도와 비슷하죠. 이렇다 보니 와인 맛도 다른 호주 와인과 사뭇 다릅니다.

와이너리도 거대 와인 회사보다 주로 고품질 와인을 소량 생산하는 부티크 와이너리가 많습니다. 포도 수확량은 호주 전체의 3%에 불과하지만, 와인은 호주 프리미엄 와인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죠. 한마디로 맛과 향이 뛰어난 와인이 많이 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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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자

바세 펠릭스는 이렇게 축복받은 지역인 마가렛 리버에 처음 세워진 와이너리입니다. 자연과 함께 하면서 전통 양조법과 현대적인 양조 시설을 조화롭게 사용한 멋진 와인을 생산하는 와인 명가로 닐 베케트가 쓴 <죽기 전에 마셔 봐야 할 1001가지 와인>에 자사의 "헤이테스베리 까베르네 소비뇽(Heytesbury cabernet Sauvignon)"이 올라갔을 만큼 실력도 뛰어납니다.

바세 펠릭스 클래식 드라이 화이트 2018은 쎄미용 66%에 소비뇽 블랑 34%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보르도 블렌딩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이죠. 그러나 보르도 화이트 와인과 달리 오크 숙성을 하지 않아 아주 상쾌하고 포도 본연의 과일 맛이 두드러집니다. 2018 빈티지는 제임스 할러데이 93점을 받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Vasse Felix Classic Dry White 2018의 색

색은 연한 레몬그린, 혹은 연두색입니다. 잘 익은 사과와 흰 복숭아, 연한 살구 등의 과일 향이 올라오고, 고소하면서 살짝 비릿한 살구씨 향이 섞여 나옵니다, 이윽고 흰꽃과 구즈베리(gooseberry), 미네랄, 코 속을 톡 쏘는 허브 향을 풍기며 석판 향도 느껴집니다.

중간에서 살짝 빠지는 무게를 가진 와인으로 잘 짜인 구조는 부드러우면서도 탄탄합니다. 드라이하며 녹색 과일의 산미가 아주 강렬해서 입에 침이 넘쳐납니다. 푸른 사과와 함께 라임과 레몬 같은 시트러스 풍미가 가득하군요. 여기에 미네랄과 싱그러운 피망 같은 녹색 채소와 흰 채소 풍미에 다채로운 느낌을 주고, 점점 복숭아 풍미가 드러납니다. 산미와 결합한 알코올은 아주 힘찬 활력을 선사합니다. 여운은 아주 길고 미네랄과 풀, 라임, 구즈베리, 사과 등의 다양한 느낌이 이어집니다.

 

 

짜릿하고 섬세한 산미가 12.5%의 알코올과 결합해서 아주 발랄하고 활기찬 맛을 보여줍니다. 코와 입에서 다양하게 변하는 향과 풍미는 와인을 마시는 내내 재미를 더해주네요. 다만 지구력은 아쉽습니다. 처음의 맛과 향을 유지하는 시간이 1시간도 못되는군요. 그래도 뽕 따서 꼴딱꼴딱 맛있게 마실 수 있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각종 샐러드와 흰 살 생선회, 멍게와 해삼, 굴 등 다양한 날 해산물, 올리브기름을 듬뿍 두른 치즈 샐러드, 생선구이, 꽃게찜, 랍스터, 닭고기 냉채, 김치볶음밥, 양장피, 깐소 새우, 탕수육, 레몬 탕수육, 새우튀김, 초밥, 월남쌈, 향신료를 많이 쓴 해물 요리, 너무 맵지 않은 닭고기 요리, 치킨 햄버거, 가벼운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4월 2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