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소중한 병"에 담긴 진하고 매력적인 맛과 향 - Pere Anselme La Fiore du Pape Châteauneuf-du-Pape NV

까브드맹 2020. 3. 6. 14:00

Pere Anselme La Fiore du Pape Chateauneuf-du-Pape NV

라 피올레 뒤 빠프 샤토네프 뒤 빠프(La Fiole du Pape Chateauneuf du Pape) NV는 프랑스 남부 론(Southern Rhone)의 샤토네프 뒤 빠프 AOC에서 재배한 그르나슈(Grenache) 포도에 시라(Syrah)와 다른 포도를 넣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양조

한쪽으로 일그러진 독특한 유리병에 담겨서 뻬레 앙셀므(Pere Anselme)의 서명이 들어간 라 피올레 뒤 빠프 샤토네프 뒤 빠프는 1952년에 프로방스 지방의 유리와 도자기 장인의 협조를 받아서 탄생했습니다. 독창적이고 놀라운 형태의 유리병은 이곳에 부는 강풍인 미스트랄(Mistral)을 이겨내며 자라는 이 지역 포도나무의 울퉁불퉁하고 비틀린 모습을 본뜬 것이죠.

"La Fiole"는 라틴어인 "Phiala"에서 나온 말로 "소중한 병"이란 뜻입니다. 이런 독특한 형태의 병은 다른 와이너리에서는 쓸 수 없으며 오직 라 피올레의 와인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Pape"는 남부 론 밸리의 최고급 크뤼(Cru) 와인인 샤토네프 뒤 빠프뿐만 아니라 중세에 이곳에 머물렀던 교황의 존재를 일깨워줍니다. 병에 발라진 무연탄 빛 회색 가루는 이전 시대의 와인을 떠올리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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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인은 특별하고 안정적인 품질을 가졌습니다. 그르나슈가 30~40%가량 들어가 가장 비율이 높죠. 그르나슈는 이 와인에 과일 풍미와 신선한 맛, 숙성한 풍미, 강렬하면서 매끄러운 맛을 갖게 합니다. 그르나슈 와인 중 일부는 무려 5년간 숙성한 것입니다. 라 피올레 뒤 빠프 샤토네프 뒤 빠프는 와이너리에서 나왔을 때 바로 마셔도 좋고 5~7년 정도 더 보관할 수도 있습니다.

잘 익은 포도만 손으로 따서 줄기를 제거하고 으깼습니다. 품종별로 따로따로 콘크리트 발효 탱크에 넣고 20일간 알코올 발효하면서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냈죠. 알코올 발효가 끝난 다음 날카로운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꾸는 젖산 발효가 바로 이어졌고, 발효 과정을 끝낸 후 품종별로 오크통에 넣고 숙성했습니다.

숙성 후에 15~20 종류의 와인을 엄선해서 혼합했습니다. 이때 100년 된 커다란 오크통에서 최대 5년간 숙성한 와인을 30~40% 넣어서 와인이 균일한 향과 풍미를 가지면서 잘 숙성되어 둥글둥글한 느낌이 나오도록 했죠.

 

 

2. 와인의 맛과 향

Pere Anselme La Fiore du Pape Chateauneuf-du-Pape NV의 색

맑고 깨끗하며 진한 루비색입니다. 아주 잘 익은 서양 자두와 마른 과일 향, 동물성 향, 향긋한 흙과 나무 향 등이 나옵니다. 철분과 향긋한 허브, 풀, 강하게 볶은 커피콩 등의 향도 올라오네요. 과일 향은 점점 체리와 라즈베리 향으로 변하고, 흙과 동물 향은 구수한 두엄과 머스크(musk) 향으로 발전합니다.

부드럽고 진하며 우아합니다. 구조는 견고하지만, 거칠거나 단단하진 않습니다. 드라이하며 씁쓸하고 짭짤한 맛이 함께 나옵니다. 풍성하고 고급스러운 산미는 마신 후에 좋은 느낌을 남깁니다. 부드럽고 탄력 있는 탄닌이 입에 짝짝 붙네요.

과일 풍미가 가득하고 나무와 타임(thyme) 풍미가 함께 합니다. 부드러운 탄닌과 나무, 과일 풍미가 맛의 삼박자를 이루며 여기에 다른 풍미들이 조화를 이룹니다. 향신료 풍미는 알코올 기운과 함께 입에 강하고 후끈한 느낌을 주고, 온도를 조금 낮추니 과일 풍미가 더 진해집니다. 여운은 매우 길고, 검붉은 과일과 오크, 그을린 나무, 철분과 미네랄 등의 느낌을 남겨줍니다.

 

 

풍성하고 매력적인 산미와 부드럽고 탄탄한 탄닌, 강하지만 거슬리지 않는 알코올이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각종 풍미의 변화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소고기 타르타르, 멧돼지 고기, 그리스의 무사카(moussaka), 버섯 리조또, 블루치즈, 사과 파이와 블랙베리 파이 등의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2014년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88점, 젠시스 로빈슨(Jancis Robinson) 16.5/20점, 로버트 파커(Robet Parker) 89점을 받았고, 2015년에는 와인 스펙테이터 87점, 2016년에 로버트 파커 88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9년 6월 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