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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진하고 강한, 훌륭한 메를로 와인 - Ômina Romana Merlot 2013

까브드맹 2020. 2. 13. 11:49

Omina Romana Merlot 2013

오미나 로마나(Ômina Romana)의 오미나 로마나 메를로(Ômina Romana Merlot) 2013은 이탈리아 중부의 라찌오(Lazio)주에서 재배한 메를로 포도로 만든 IGP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메를로 와인

메를로 와인은 흔히 "과일 풍미가 많고 부드럽다"라고 알려져 있지만, 크게 세 가지 스타일이 있습니다. 강한 탄닌을 지닌 것, 부드럽고 신선하며 산미가 많은 것, 라이트 바디인 것. 이렇게 세 가지이죠. 마트에서 볼 수 있는 메를로 와인은 라이트 바디인 것으로 탄닌이 적어서 마시기 편하고 과일 풍미가 많죠.

개인적으로는 탄닌이 강한 메를로 와인을 좋아합니다만, 이런 메를로 와인은 대부분 고가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매혹적이죠. 진하고 강인하면서 매끄러운 탄닌, 풍성한 검붉은 과일 향, 너무 시지 않고 맛있는 산미, 과일과 나무, 흙 등이 뒤섞인 복합적인 풍미를 가진 메를로 와인은 언제 마셔도 맛있고, 소고기나 양고기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면 더욱 훌륭한 맛을 보여줍니다.

최근 이런 메를로 와인을 마셔보지 못했는데, 얼마 전 수입사 시음회장에서 제 입에 맞는 좋은 메를로 와인을 테이스팅 했습니다. 바로 오미나 로마냐에서 만든 메를로 2013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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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오미나 로마나는 독일의 보나(Börner) 가문이 2007년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티레니아 해(Tyrrhenian Sea)가 내려다보이는 까스텔리 로마니(Castelli Romani)의 화산 언덕 사이에 있는 벨레트리(Velletri) 지역에 있죠. 지역의 기후와 떼루아를 존중하면서도 철저히 과학적인 방법으로 와인을 양조합니다.

오미나 로마냐의 메를로 와인은 메를로 100% 이지만, 서로 다르게 구성된 점토와 양토로 이뤄진 네 곳의 포도밭에서 기른 네 종류의 메를로 클론(clone)으로 만들었습니다. 포도 수확은 각 클론마다 복합적인 풍미와 폴리페놀 성분이 최대한 무르익었을 때 따로따로 진행했죠. 줄기를 제거한 포도알을 가볍게 으깬 다음 48시간 동안 서늘한 탱크에 보관해서 과일 풍미가 살아나도록 했습니다. 그 후 온도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넣고 10~15일 동안 알코올 발효하면서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냈습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나면 와인을 뽑아내서 두 번 사용한 프랑스산 오크통에 담아 이스트 잔해인 리(lees)와 함께 12개월 동안 숙성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과일 풍미가 많이 나오고 진하면서 오크 향이 과하지 않도록 했죠. 오크통 숙성이 끝나면 병에 담아서 다시 12개월 동안 숙성하며 와인을 안정시켰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금요일에 코르크를 딴 와인을 다음 주 월요일 저녁에 시음했습니다. 약 3일 정도 지난 후 마신 셈이네요.

Omina Romana Merlot 2013의 색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검은 과일향.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향과 프룬(prune) 같은 말린 과일 향이 진하고, 그윽한 나무 향이 올라옵니다. 정향(clove)과 시나몬 같은 향신료 향도 은은하게 깔려있습니다.

충실한 구조를 가진 풀바디 와인으로 첫맛은 부드럽고 진하지만, 마신 후에 탄닌 기운이 많이 남습니다. 드라이하며 검은 과일의 풍미와 산미가 진합니다. 프룬 같은 말린 과일 풍미와 그을린 나무, 오크 풍미가 훌륭하네요. 시간이 지나면 기름진 흙 느낌도 올라옵니다. 메를로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좋고 강력합니다. 여운의 느낌은 길고 두꺼우며 진합니다. 검은 과일과 그윽한 나무, 그을린 나무 느낌이 인상 깊게 남습니다.

 

 

드라이하고 탄탄한 탄닌, 풍부하고 진한 산미, 13.5%로 강한 힘을 보여주는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루고, 검은 과일과 알맞게 그을린 나무가 중심이 되는 맛과 향이 훌륭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그릴에 구운 고기 요리, 생갈비와 등심, 안심 구이, 미트 스튜,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2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