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안정된 후엔 어떤 맛과 향을 보여줄지? - Les Charmes Dompierre 2016

까브드맹 2020. 1. 18. 10:00

Les Charmes Dompierre 2016

레 샤름 돔피에르(Les Charmes Dompierre) 2016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메독(Medoc) AOC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85%에 메를로(Merlot) 15%를 넣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보르도 빈티지 2015 vs 2016

프랑스 보르도 좌안 지역의 레드 와인은 2015년과 2016년이 나란히 그레이트 빈티지였습니다. 와인들은 균형과 구조가 좋았고, 맛과 향도 뛰어났죠. 그러나 탄닌의 기운과 장기 숙성력은 2016년이 더 뛰어났습니다. 재작년과 작년에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렸던 보르도 그랑 크뤼 시음회에서 이를 잘 느낄 수 있었죠. 2015 빈티지는 시음했을 때 탄닌이 마실 만큼 익었지만, 2016 빈티지는 강건했으나 지금 마시기엔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르도 빈티지 차트
(보르도 지역 WS 빈티지 차트)

작년 11월 6일에 시음했던 레 샤름 돔피에르 2015와 올해 1월 10일 시음했던 2016도 그랬습니다. 2015는 빈티지의 특성과 함께 수입사 창고에서 오랫동안 안정되어서 그런지 메독 와인인데도 뽀므롤 와인처럼 탄닌이 매끄럽고 부드러웠다면 2016은 탄닌의 기운이 강하고 조금 거칠더군요. 국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안정이 덜된 것도 와인의 성격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2015 빈티지의 맛과 향에 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프랑스] 메독 와인에서 뽀므롤의 느낌을 받다 - Les Charmes Dompierre 2015

● 생산 지역 : 프랑스 > 보르도(Bordeaux) > 메독(Medoc)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85%, 메를로(Merlot) 15% ● 등급 : AOC Medoc ● 어울리는 음식 : 소고기와 양고기 구이, 갈비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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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레 샤름 돔피에르 2016은 1959년에 보르도 우안의 중심 도시인 리부른(Libourne)에서 태어난 미셸 아롤디(Michel Aroldi)가 양조했습니다. 그는 도르도뉴(Dordogne)강과 가론(Garonne)강 사이에 있는 소브떼르 드 기옌(Sauveterre de Guyenne)에서 자랐고, 보르도의 농부로 자랐습니다. 미셸 아롤디는 떼루아와 생태계를 중요시하며, 자연과 생물학적인 조건의 균형을 추구하죠. 그의 안목은 프롱삭(Fronsac)의 샤토 플랭-포앙(Château Plain-Point)과 뽀이약(Pauillac)의 샤토 돔피에르(Château Dompierre)를 선택하게 했고, 메독에서 레 샤름 돔피에르를 만들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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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샤름 돔피에르는 수확한 포도의 줄기를 전부 제거하고 으깬 다음 나무통에 넣어서 5주 동안 천천히 발효해서 만들었습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와인을 뽑아낼 땐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공기 압력 프레스를 사용했습니다. 오크통에 넣고 12개월간 숙성한 후 필터로 여과하지 않고 병에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Les Charmes Dompierre 2016의 색

예쁜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나무 새순과 향신료 향을 먼저 풍기고, 이어서 레드 커런트와 산딸기 같은 붉은 과일 향이 올라옵니다. 박하 같은 시원한 향과 타임(thyme) 같은 허브 향, 살짝 그을린 나무 향이 나오고 구수한 발효 향과 석회 향도 나타납니다.

쫀쫀한 탄닌이 마신 후 입안을 조여줍니다. 구조는 치밀하고 빈틈없지만, 2015 빈티지보다 조금 거친 느낌입니다. 드라이하며 짜릿한 붉은 과일의 산미가 훌륭합니다. 산딸기와 시큼한 사과, 마른 나무 풍미가 있고 나무 새순과 통후추의 매콤한 풍미도 나오네요. 감칠맛 나는 와인으로 기운도 좋습니다. 마신 후엔 말린 붉은 과일과 나무 새순, 향신료 등의 풍미와 산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쫀쫀하고 강인한 탄닌과 붉은 과일의 짜릿한 산미, 13%의 알코올이 서로 어울립니다. 붉은 과일과 나무 새순, 향신료 등의 다양한 풍미도 적당한 조화를 이루며 균형을 이루죠.

2015 빈티지와 성격이 좀 다르지만, 가격 대비 맛과 향은 역시 훌륭했습니다. 아직 마시기엔 좀 이르지만, 서너 달 안정시키고 다시 시음한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군요.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구이, 갈비찜, 전가복과 유린기, 돼지와 닭고기,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1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