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갈(E.Guigal)의 꽁드리유 라 도리안느(Condrieu La Doriane) 2014는 프랑스 북부 론(Northern Rhône)의 꽁드리유(Condrieu) AOC에서 재배한 비오니에(Viognier)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꽁드리유 라 도리안느
정식 이름은 에따비스멍 기갈(Établissements Guigal)인 E.기갈은 프랑스 북부 론의 앙퓌(Ampuis) 마을에 있는 와이너리이며 네고시앙(négociant)입니다. 론에 있는 여러 지역의 와인을 생산하지만, 특히 꼬뜨-로띠(Cote-Rotie) 와인의 국제적인 명성을 높인 개척자이죠.
꽁드리유는 북부 론 계곡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지역 명칭으로 품질을 관리하는 AOC 생산 지역으로 이곳에서 규정에 따라 생산하는 와인은 AOC 크뤼(Cru) 와인으로 분류되죠. 꽁드리유에서는 비오니에로 만든 화이트 와인만 생산할 수 있습니다. 다른 품종으로 와인을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만든 와인은 레이블에 "Appellation Condrieu Contrôlée"라는 등급 표시를 할 수 없습니다.
북부 론 일대에서 많이 재배하는 비오니에 포도는 뛰어난 와인을 만들 수 있는 고급 품종입니다. 하지만 키우기 까다로워서 농부들이 재배하기를 피하는 바람에 한때 멸종할 뻔했죠. 요즘엔 프랑스 외에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재배합니다.
E.기갈의 다양한 와인 제품 중에는 당연히 꽁드리유 와인도 있습니다. 이.기갈에선 세 종류의 꽁드리유 와인을 생산합니다. 상대적으로 값싼 이.기갈 꽁드리유(E.Guigal Condrieu)와 상대적으로 고급인 루미니상스(Luminescence), 그리고 라 도리안느입니다.
꽁드리유 라 도리안느 2014는 규정대로 비오니에 100%로 만들었습니다. 다만 한 군데의 포도밭이 아니라 아래의 네 곳에서 수확한 비오니에 포도로 만들었죠.
① 꼬뜨 샤띠용(Côte Chatillon) : 1헥타르. 혈암(Shale)과 석회암(limestone)
② 꼴롱비에(Colombier) : 1헥타르 화강암(Granite)과 모래
③ 볼란(Volan) : 1헥타르. 산화철(iron oxyde)이 섞인 화강암(Granit)
④ 꼬또 드 셰리(Coteau de Chéry) : 0.5 헥타르
포도나무의 평균 수령은 35년이며, 헥타르당 수확량은 39헥토리터로 매우 적습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와인은 100% 새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숙성되면서 젖산발효됩니다. 라 도리안느의 풍성한 견과류 향이 여기에서 비롯되는 듯합니다. 생산량은 매년 2만 병가량입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깨끗하게 빛나는 중간 농도의 밀짚 색입니다. 처음엔 고소하고 기름진 견과류 향이 흘러나오고 페트롤 향도 약간 섞였습니다. 이어서 약배전으로 볶은 커피콩과 향긋한 나무 향이 나오고, 커피와 고급 밀크초콜릿 향도 조금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흰 꽃과 복숭아 같은 과일 향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앞에 나온 향과 어울려 우아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부드럽고 기름지며 잘 짜인 구조를 가진 와인으로 깨끗하고 깔끔합니다. 매우 드라이하고 산도는 중간 정도입니다. 기름진 맛과 볶은 견과류의 달고 고소한 풍미가 가득하네요. 우아하고 부드러우며 시간이 갈수록 산미가 살아나면서 복숭아와 살구 같은 과일 풍미가 나옵니다. 억세진 않지만, 겉은 부드럽고 속은 강인한 외유내강의 와인으로 세련되었으나 자극적이진 않습니다. 고소한 견과류와 커피콩, 흰 꽃 풍미가 은은하고 길게 이어집니다.
산미가 강하진 않으나 여기에 맞춰 알코올과 여러 가지 풍미가 조화롭게 어울립니다.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으로 장시간에 걸쳐 천천히 마시면 계속 놀라운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식전주로 좋으며, 푸아그라(foie gras)와 스크램블 에그(scrambled egg), 섬세하게 조리한 생선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 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7년 4월 12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