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리 이스테이트(Penley Estate)의 스카츠번(Scottsburn) 2014는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의 라임스톤 코스트 지구(Limestone Coast Zone)에 있는 쿠나와라(Coonawarra) 지역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5%에 쉬라즈(Shiraz) 35%를 섞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펜리 이스테이트
100년 넘게 와인을 만들어온 호주 와인의 명가 펜폴즈(Penfolds)와 톨리(Tolley) 가문의 자녀가 결혼하면서 탄생한 펜리 이스테이트는 지난 30년 동안 뛰어난 와인을 생산해왔고, 와인들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Jr.와 제임스 할리데이(James Halliday) 같은 유명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현재 호주 쿠나와라에서 가장 인정받는 와이너리 중 하나이기도 하죠.
펜리 이스테이트의 와인은 다섯 제품군으로 나뉩니다.
① 미쏠러지(Mythology) 시리즈 : 신화 속의 성수(聖獸)와 거인들의 이름을 딴 와인들로 단일 품종 와인과 블렌딩 와인을 합쳐서 모두 7종입니다.
② 헤리티지(Heritage) 시리즈 : 레이블에 묘한 분위기의 여성 그림이 들어간 와인들로 모두 4종입니다.
③ 이스테이트(Estate) 시리즈 : 모두 3종입니다.
④ 하이 이스테이트(High Estate) 시리즈 : 2종류가 있습니다.
⑤ 프로젝트(Project) 시리즈 : 3종류입니다.
그밖에 야생 효모를 쓰고 이산화황(SO2)을 최소로 사용해서 만드는 와일드 퍼멘트 쉬라즈(Wild Ferment Shiraz) 같은 내추럴 와인에 가까운 와인도 생산합니다.
2. 와인 양조
스카츠번 2014는 쿠나와라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과 쉬라즈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발효 후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6개월 동안 숙성한 다음에 프랑스산과 미국산 오크통에서 24개월간 숙성했습니다. 오크통 비율은 프랑스산 새 오크통이 50%, 두 번째 사용한 프랑스산 오크통이 30%, 미국산 오크통이 20%입니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Korea Wine Challenge) 2019에서 호주 부문 최우수 와인으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스카츠번은 생산 중지되었습니다. 더 상위 라인인 하이 에스테이트의 EOS 와인이 같은 형태의 블렌드여서 EOS로 통합되었다고 합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보다 살짝 진한 루비색입니다. 감초 같은 향신료와 올리브, 사양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 향이 나오고 박하, 허브, 유칼립투스 향이 이어집니다. 블랙베리와 블랙커런트 같은 과일과 향긋한 흙 향도 풍깁니다.
색이 짙은 호주산 와인이지만, 무게는 중간 정도입니다. 부드럽지만 마신 후에 탄닌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네요. 진하면서 부드러운 구조는 자연스러우면서 은근한 내공이 느껴집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산미가 튀지 않고 자연스럽지만, 마신 후에 침이 잔뜩 고입니다. 거슬리지 않고 편안한 탄닌은 마신 후에 느낌이 살아나면서 산미와 함께 세련되고 우아한 느낌을 줍니다. 검붉은 과일과 유칼립투스, 타임(thyme), 나무 풍미가 나옵니다.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은 기운이 딱 알맞게 계속 이어집니다.
구세계 와인의 자연스러운 느낌과 신세계 와인의 가성비가 어우러진 와인입니다. 여운은 은은히 길게 이어집니다. 블랙커런트와 감초, 삼나무, 흙 등의 느낌을 남겨줍니다.
드라이한 맛과 은근한 힘을 가진 탄닌, 풍성하고 세련된 산미, 14.5%나 되지만 자연스러운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다양한 향과 맛의 자연스러운 조화도 훌륭합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각종 바비큐, 구운 채소, 소고기와 양고기 스튜 같은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9년 7월 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