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 브로스 앤 러드(Berry Bro & Rudd)의 더 머천트 화이트(The Merchant's White) 2016은 스페인의 까리녜나(Cariñena) DO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와 비우라(Viura) 포도를 6:4로 사용해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베리 브로스 앤 러드
베리 브로스 앤 러드는 1698년에 영국 런던에서 설립된 와인과 증류주 판매 회사입니다. 회사 이름은 베리 형제와 러드 세 사람의 성(姓)을 딴 것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씨 형제와 이씨 회사 정도 될까요? 창립 후 약 300년간 런던 세인트 제임스(St.James Street) 3번가의 본점에서 와인과 증류주를 판매한 유서 깊은 회사로 작은 커피 하우스에서 시작해서 이제는 전 세계 여섯 곳에 사무실을 갖춘 국제적인 사업체입니다.
보르도(Bordeaux)와 부르고뉴(Bourgogne), 론 밸리(Rhone Valley), 이탈리아의 최고급 와인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와인 선물(先物)인 엉 프리뫼르(en primeur)도 거래하고, 선별한 와인과 증류주를 자체 상표를 붙여서 판매하기도 합니다. 그 밖의 서비스로 와인 투자와 와인 보관, 와인 시음, 와인 행사, 와인 교육 등도 제공하죠. 취급하는 주류의 수준을 높게 유지하려고 BBR은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도 많은 여섯 명의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 of Wine, MW)과 함께 일합니다.
BBR에서 만든 더 머천트 화이트는 스페인에서 재배한 샤르도네와 비우라를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유명한 국제 품종과 잘 알려진 스페인 토착 포도를 혼합한 것이죠. 국내에 들어온 BBR의 화이트 와인 중에선 가장 저렴합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연한 레몬 그린 색으로 푸른 사과와 조금 덜 익은 백도 복숭아의 싱그럽고 달콤한 향에 흰 채소의 시원하고 풋풋한 향이 나옵니다.
처음엔 가볍지만, 점점 진해지면서 조금 무거워집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살짝 기름기가 있습니다. 드라이하며 산미는 귀엽고 깨끗하네요. 덜 익은 사과와 흰 복숭아, 흰 채소, 흰 꽃 등의 풍미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맛이 진해지면서 샤르도네 느낌이 강해지고 청포도의 단맛도 조금씩 나타납니다. 하지만 신세계 샤도네이 와인처럼 식물적인 풍미가 강하거나 오크 범벅이 된 듯한 맛은 아닙니다. 단순하고 깨끗한 맛이죠. 여운은 평범하지만, 깔끔하게 떨어지는 느낌이 좋습니다.
적당한 양과 강도의 산미와 드라이한 맛, 12.5%의 알코올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지는 않아도 마시기 편하며, 다양한 종류의 익힌 해산물과 두루 어울릴 만한 맛입니다.
각종 샐러드, 싱겁게 양념해서 익히거나 구운 해산물 요리, 꽃게탕과 동태탕 같은 탕 종류, 닭고기 요리, 알리오 올리오와 해물 파스타 등과 함께 마시면 더욱 맛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7년 12월 1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