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토 르 테르트 로트뵈프(Château Le Tertre Roteboeuf) 2000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A.O.C 쌩-테밀리옹(Saint-Émlilion)에서 재배한 메를로(Merlot) 포도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를 사용해서 만든 쌩-테밀리옹 그랑 크뤼(Saint-Émlilion Grand Cru) 등급의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샤토 르 테르트 로트뵈프는 프랑소아 미트자비에(Francois Mitjavile)가 1978년에 장인으로부터 인수한 샤토입니다. 1985 빈티지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품질이 계속 좋아져서 지금은 오-메독 지역의 그랑 크뤼 와인과 비교될 만큼 평가가 높죠. 로버트 파커는 자신의 보르도 와인 분류에서 샤토 르 테르트 로트뵈프를 2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프랑소아 미트자비에는 보르도에서 가장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와인 생산자 중 한 명입니다. 샤토 피쟉(Château Figeac)에서 2년간 일했고, 쌩-테밀리옹에서 와인을 만드는 장인 밑에서 수년간 와인을 배웠죠.
미트자비에의 와인들은 달콤한 건포도 향이 특징입니다. 와인에서 이런 향이 나오게 하려고 미트자비에는 포도가 완벽하게 익도록 가능한 한 수확을 늦추고, 풍성한 질감과 구조감을 갖게 하려고 35도라는 높은 온도에서 발효합니다. 수확량도 1헥타르당 36헥토리터로 제한해서 포도가 많은 양분을 갖도록 하죠.
수확을 늦추면 그만큼 악천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고, 높은 온도로 양조하면 자칫 발효 과정을 망칠 수 있습니다. 마트자비에는 뛰어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보르도의 다른 와인 생산자들은 하지 않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죠. 그의 노력을 반영하듯 그의 와인들은 농축된 뛰어난 맛과 향을 풍기며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블랙 체리와 블랙커런트, 서양 자두처럼 검은 과일의 향긋하고 우아한 향과 나무와 흙, 낙엽의 그윽한 향이 어우러집니다. 버섯과 삼나무 향도 나오고 다소 매콤하고 시원한 풀 내음도 있습니다. 기분 좋은 피비린내와 동물 노린내도 풍기네요.
웅장한 구조감을 지닌 와인으로 질감은 매끈하고 우아합니다. 단단한 탄닌은 마실 때 깨끗하지만, 마신 후엔 깊은 인상을 남겨주죠. 아름답고 우아한 산미가 매우 훌륭합니다.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같은 각종 검은 과일 풍미와 흙과 나무, 낙엽의 숙성 풍미가 멋집니다. 살짝 말린 붉은 과일의 과즙 같은 맛도 느껴집니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 속에서 과일 풍미가 잔뜩 나타나며 숙성 향은 바닥에 깔린 듯 잔잔합니다.
아름다운 산미와 매끄럽고 탄탄한 탄닌, 와인에 힘을 주지만 거슬리지 않는 적당한 알코올, 여러 가지 과일 풍미에 이어지는 다양한 숙성 향이 조화와 균형을 이룹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 같은 붉은 육류 요리, 숙성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아주 맛있는 시간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8년 2월 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