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르-야니(Kir-Yianni)의 아카키스 로제(Akakies Rose)는 그리스 북부의 마케도니아(Macedonia)에 있는 아민데온(Amyndeon)에서 재배한 시노마브로(Xinomavro, 그리스어: Ξινόμαυρο) 포도로 만든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등급의 로제 와인입니다.
1. 시노마브로
시노마브로는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의 아민데온과 나우싸(Naousa) 고지대, 이마티아(Imathia) 지역의 대표적인 레드 와인용 포도입니다. 이름의 뜻은 ‘시고(Xino)’, ‘검다(Mavro)’입니다.
아씨르티코(Assyrtiko), 모스코필레로(Moschofilero), 아기오르기티코(Agiorgitiko)와 함께 그리스를 대표하는 양조용 포도 중 하나인 시노마브로는 다재다능한 품종입니다. 시노마브로 레드 와인은 특유의 스타일과 개성이 드러나는 뛰어난 맛과 향뿐만 아니라 장기 숙성력도 좋습니다. 레드 와인뿐만 아니라 로제 와인과 포도즙만 사용한 화이트 와인,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수 있고, 당도도 드라이부터 세미 스위트까지 다양합니다. 뱅 드 리큐어(Vin de liqueur) 형태의 스위트 와인과 증류주(Spirits)로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시노마브로 와인은 개성이 강하고 매혹적입니다. 시노마브로 레드 와인은 루비색을 띠며 꽃과 과일, 토마토, 담배 등등 다양한 향을 풍깁니다. 산도는 높고 탄닌도 풍부하죠. 어릴 때 마시긴 좀 어렵지만, 숙성할수록 농염하고 유혹적인 와인이 됩니다.
시노마브로는 독특한 풍미와 성격 때문에 종종 네비올로(Nebbiolo)와 산지오베제(Sangiovese), 피노 누아(Pinot Noir)와 비교됩니다. 시노마브로와 이 품종들 사이에 공통점은 있지만, 시노마브로에는 그리스 북부 산악지대의 특성과 얽혀 있는 습한 기후의 향과 느낌이 존재하는 것을 찾을 수 있습니다.
2. 아카키스 로제
아카키스는 그리스어로 아카시아를 뜻합니다. 아민데온의 끼르-야니 포도밭에는 주변에 아카시아가 많이 자란다고 합니다. 이 아카시아의 꽃은 우리나라의 아카시아와 달리 아카키스 로제의 색깔처럼 선명한 분홍색이라고 합니다. 이 와인의 이름은 아카시아 꽃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죠. 아카키스 로제는 붉은 과일의 향과 신선한 풀 내음이 나면서 로제 와인의 미덕을 모두 갖춘 훌륭한 와인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다홍색 또는 진한 레드 핑크 같은 예쁜 색입니다. 초반엔 무 같은 흰 채소나 풀에서 맡을 수 있는 가볍고 상쾌한 향과 덜 익은 딸기의 싱그러운 향이 납니다. 살짝 레드 커런트 향도 스쳐 지나가고요. 부드럽고 풍성한 산미를 지닌 라이트 플러스, 또는 미디엄 마이너스 바디의 와인입니다. 레드 체리와 라즈베리의 풍미가 있습니다.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산미와 알코올의 균형도 꽤 좋고요. 이름의 끼르는 영어로 Sir, 야니는 영어로 찰스, 독어로 칼, 프랑스어로 샤를, 한국어로 철수(?) 같은 흔한 이름이라고 합니다.
닭고기와 해산물 샐러드, 연어와 참치, 지중해 음식, 향신료를 사용한 동남아 음식, 잡채와 채소를 많이 사용한 한식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2015년 12월 2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