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말린 포도에서 나오는 오묘한 맛과 향 - Domaine Philippe Vandelle Vin de Paille 2010

까브드맹 2017. 11. 17. 07:00

도멘 필립 반델 뱅 드 빠이으(Domaine Philippe Vandelle Vin de Paille) 2010은 프랑스 서부의 쥐라(Jura) 지방에서 전통 와인을 양조하는 필립 반델이 생산하는 뱅 드 빠이으라는 스트로 와인(Straw wine)입니다.

1. 스트로 와인

스트로 와인, 또는 건포도 와인은 말려서 포도즙이 농축된 포도로 만듭니다. 수분을 제거하고 당분이 농축된 포도즙을 쓴다는 점에선 아이스 와인(Ice wine)과 비슷하지만, 따뜻한 지역에서 만들기 좋은 방식입니다. 전통적으로 밀짚으로 만든 깔개 위에 포도송이를 올려놓고 햇빛에 말리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덮개를 씌우거나, 지붕 위에서 말리거나, 밀짚 대신 현대적인 선반을 사용합니다. 수확하지 않고 포도나무에서 충분히 말린 후에 딴 포도로 만들기도 합니다.

스트로 와인을 만드는 법은 로마 시대 이전에 개발되었습니다. 기원전 800년경에 그리스 시인인 헤시오도스(Hesiodos)가 말린 포도로 만드는 키프로스 만나(Cypriot Manna)라는 와인에 대해 기록을 남겼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죠. 1세기경 로마의 콜루멜라(Columella)는 고대 카르타고에서 만들었던 파쑴(Passum)이란 건포도 와인에 관해 토론했는데, 스트로 와인을 가리키는 이탈리아의 와인 용어인 파씨토(Passito)는 Passum이란 고대의 명사를 반영한 것입니다. 스트로 와인을 만드는 과정을 묘사한 프랑스 단어인 파쎄리아쥬(passerillage)도 마찬가지이죠. 파쑴과 가장 관련 깊은 것은 아마도 시칠리아 해협의 섬인 판텔레리아(Pantelleria)에서 생산하며, 고대 뮈스까 품종의 하나인 지비보(Zibibbo)로 만드는 모스까토 파씨토 디 판테레리아(Moscato Passito di Pantelleria) 일 겁니다.

스트로 와인은 프랑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나 스페인 같은 구세계 와인 생산국과 미국, 호주 같은 신세계 와인 생산국에서도 생산됩니다. 스트로 와인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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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멘 필립 반델 뱅 드 빠이으 2010

1883년에 쥐라의 레뜨왈르(l'Etoile)에 자리 잡은 반델 가문은 5대에 걸쳐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포도밭 경작부터 발효와 숙성까지 그들만의 비법을 갖고 와인을 양조하죠. 지금은 필립 반델이 이어받아 2001년부터 13헥타르의 포도밭에서 도멘 필립 반델이란 이름으로 와인을 생산합니다.

필립 반델은 와인을 만들 때 이산화황을 최소로 쓰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며 상황에 따라 전혀 사용하지 않기도 합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가장 자연적인 와인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목표입니다. 뱅 드 빠이으 외에도 뱅존(Vin Jaune), 맥뱅 뒤 쥐라(Macvin du Jura) 등의 쥐라 전통 와인을 만들며, 스파클링 와인인 크레멍 뒤 쥐라(Cremant du Jura)도 생산합니다.

필립 반델의 뱅 드 빠이으는 무르익은 건강한 포도로 만듭니다. 예전에는 밀짚이 깔린 선반 위에서 건조했지만, 지금은 철망 위에서 말립니다. 잠재 알코올 농도가 19~22%가 될 때까지 포도를 말리며, 다음 해 1월 정도가 되어야 충분히 마른 상태가 됩니다. 와인이 만들어진 후에도 발효 작용은 2년 동안 천천히 진행됩니다.

사용한 포도의 혼합 비율은 샤르도네(Chardonnay) 75%, 풀사르(Poulsard) 5%, 사바냥(Savagnin) 10%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약간 탁하지만 예쁜 호박색입니다. 곯은 흰 복숭아의 달콤한 향에 사과와 모과가 발효될 때 나오는 향긋하고 단 향을 풍깁니다. 살구 잼을 물에 탄 듯한 항과 느낌도 있습니다.

매끄러운 풀 바디 와인으로 부드러우면서 살짝 끈적합니다. 

곯은 과일의 새콤한 산미와 발효된 모과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무르익거나 말린 과일 풍미도 나옵니다. 마신 후엔 발효한 과일의 단맛과 산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새콤하고 예쁜 산미와 기분 좋은 당도, 여러 가지 과일이 발효한 듯한 멋진 향이 조화롭습니다. 375㎖로 양도 일반 와인의 절반이고 무척 비싸지만 오묘한 맛과 향을 느껴보기 위해선 한 번쯤 마셔볼 만합니다. 

다양한 디저트와 어울리지만 거위 간인 푸아 그라(foie gras) 요리가 가장 잘 맞는다고 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7년 11월 7일 시음했습니다.

 

[종류] 스트로 와인(Straw wine)

스트로 와인, 또는 건포도 와인은 말려서 당분이 농축된 포도로 만드는 와인입니다. 수분을 제거하고 당분이 농축된 포도즙을 쓴다는 점에선 아이스 와인(Ice wine)과 비슷하지만 따뜻한 지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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