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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차세대 샤토네프 뒤 빠프의 신성에서 만든 - Clos Saint Jean Chateauneuf du Pape 2010

까브드맹 2017. 11. 16. 07:00

끌로 생 장 샤토네프 뒤 빠프 루주 2010

끌로 생 장(Clos Saint Jean)의 샤토네프 뒤 빠프 루주(Chateauneuf du Pape Rouge) 2010은 프랑스 남부 론의 샤토네프 뒤 빠프 AOC에서 재배한 여러 포도를 사용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샤토네프 뒤 빠프

샤토네프 뒤 빠프는 아비뇽의 유수 동안 아비뇽에 머물렀던 교황들의 지시로 탄생한 와인입니다. 교황이 아비뇽으로 이주하면서 교황을 따라 대규모의 사제단이 옮겨왔습니다. 당시 사제단은 부르고뉴의 뛰어난 와인에 흠뻑 빠져 있었죠. 고급 와인을 원하는 사제단의 욕구를 진정시키고 부르고뉴 와인 못지않지만 값은 좀 더 싼 와인을 공급하려고 아비뇽의 교황들은 근방에 포도를 심고 와인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요하네스 22세(Johannes XXII)는 특히 이런 생각이 강해서 아비뇽 북부의 와인 품질을 높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요하네스 교황 당시부터 샤토네프 뒤 빠프 지역의 와인은 "뱅 드 빠프(Vin de Pape)" 즉, 교황의 와인으로 불렸습니다.

아비뇽에서 교황이 떠난 후에도 샤토네프 뒤 빠프와 부르고뉴 와인의 관계는 근대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부르고뉴 와인의 알코올 도수와 강도를 늘리려고 벌크 상태의 샤토네프 뒤 빠프 와인이 부르고뉴 지방으로 많이 판매되었죠. 이런 모습은 AOC 법이 제정되어 지역 단위로 와인 품질을 통제하면서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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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남부 론 와인처럼 샤토네프 뒤 빠프도 다양한 포도를 섞어서 만듭니다. 예전엔 레드 와인은 13종의 포도를, 화이트와 로제 와인은 6종의 포도를 사용해서 만들었지만 2009년에 규정이 변경되었습니다. 현재는 레드와 화이트 와인 모두 적포도 9종과 청포도 9종을 자유롭게 혼합해서 만들 수 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포도 품종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적포도

① 생쏘(Cinsaut) ② 쿠누와즈(Counoise) ③ 그르나슈 누아(Grenache noir) ④ 무흐베드르(Mourvèdre) ⑤ 뮈스까르댕(Muscardin) ⑥ 픽뿔 누아(Piquepoul noir) ⑦ 시라(Syrah) ⑧ 떼레 누아(Terret noir) ⑨ 바까레즈(Vaccarèse, 브륀 아르장떼(Brun Argenté)라고도 합니다)

2) 청포도와 핑크 포도

① 부르불랑(Bourboulenc) ② 끌래레뜨 블랑슈(Clairette blanche) ③ 끌래레뜨 로제(Clairette rose) ④ 그르나슈 블랑(Grenache blanc) ⑤ 그르나슈 그리(Grenache gris) ⑥ 삐카르댕(Picardan) ⑦ 픽뿔 블랑(Piquepoul blanc) ⑧ 픽뿔 그리(Piquepoul gris) ⑨ 루산느(Roussanne)

샤토네프 뒤 빠프 AOC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의 글을 참조하세요.

 

 

2. 끌로 생 장

끌로 생 장은 1910년에 에드먼드 타쿠셀(Edmund Tacussel)이 설립했습니다. 샤토네프 뒤 빠프 지역에 총 40헥타르의 포도밭을 갖고 있으며, 오크 숙성을 안 한 그르나슈를 주로 사용해서 최대한 와인의 섬세한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합니다. 무흐베드르와 시라는 중고 오크통과 새 오크통을 함께 사용해서 숙성합니다. 매년 평균 7,000 상자를 생산하며, 95%를 수출합니다.

끌로 생 장은 오랜 역사와 좋은 입지 조건을 갖췄어도 오랫동안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2003년 빈티지부터 로버트 M. 파커가 무려 8번의 만점을 주면서 평가가 급격히 올라갔습니다. 현재 차세대 샤토네프 뒤 빠프의 신성으로 불리는 동시에 이 지역의 최강자로 평가받으며, 최근 미국 와인의 마술사로 불리는 만프레드 크란클(Manfred Krankl)과 협력해서 만든 쉬메르(Chimere) 2010은 380병 생산에 7,000병이 넘는 구매예약이 들어왔을 정도로 열광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3. 와인 양조

끌로 생 장 샤토네프 뒤 빠프 루주는 그르나슈와 무흐베드르에 시라 15%, 쌩소 3%, 바까레즈 2%, 뮈스까르댕 1%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르나슈와 무흐베드르의 비율이 좀 이상합니다. 홈페이지의 자료에는 그르나슈 60%, 무흐베드르 40%로 되어 있어서 다른 포도의 비율과 합했을 때 100%를 초과하게 됩니다. 와인21닷컴의 자료에는 그르나슈 75%, 무흐베드르 4%로 되어 있어서 다른 포도와 합했을 때 100%가 나옵니다. 수치상으로는 와인21닷컴의 자료가 맞지만, 홈페이지의 수치를 그냥 무시하기는 어렵군요.

알코올 발효와 색소 및 탄닌 추출은 품종별로 35일간 지속합니다. 그 후 그르나슈 와인은 콘크리트 탱크에서 약 16개월 동안 숙성하며, 다른 포도로 만든 와인은 새 오크통과 와인 상태로 1년간 숙성한 후 그르나슈의 숙성이 끝났을 때 함께 섞어서 병에 담습니다.

 

 

4. 와인의 맛과 향

중간보다 살짝 진한 루비색입니다. 타임(thyme) 같은 허브와 그을린 향이 나오고 검붉은 과일 향이 퍼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붉은 체리와 라즈베리 향이 살짝 올라오고 그을린 향은 고소한 볶은 콩 향으로 변합니다.

부드러우면서 풍부한 풀 바디 와인입니다. 산도가 강하고 처음엔 부드럽던 탄닌은 점차 떫은 느낌이 두드러지네요. 그을린 풍미와 검붉은 과일, 타임 같은 허브 풍미가 있습니다. 입안에 닿는 느낌이 세고 강하면서 탄 나무의 씁쓸한 맛이 퍼집니다. 긴 여운 속에서 검붉은 과일과 그을린 나무 풍미가 이어집니다.

아직 마시기엔 좀 이르지만 산도와 탄닌, 알코올, 여운의 느낌이 조화를 이룹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와 양 꼬치, 깐풍기, 소고기 등심과 안심 구이, 숯불에 구운 고기 요리, 구운 채소,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7년 11월 7일 시음했습니다.

 

[프랑스] 남부 론 > 샤토네프 뒤 빠프(Chateauneuf du P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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