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등급에선 탈락했지만 여전히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는 와인 - La Tour du Pin Moueix 2008

까브드맹 2015. 1. 11. 08:00

라 투르 뒤 팽 무엑스 2008

1. 장-피에르 무엑스(Jean-Pierre Moueix)

네고시앙(négociant 은 소규모 와인 생산자에게서 와인을 구매해 자사의 브랜드로 판매하거나 포도 재배자로부터 사들인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와인상을 말합니다. 어떤 네고시앙은 소유한 포도원의 포도로 직접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에따블리스망 장-피에르 무엑스(Établissements Jean-Pierre Moueix), 줄여서 JP 무엑스(Moueix)는 1937년에 장-피에르 무엑스가 설립한 보르도 네고시앙입니다. 본사는 보르도 우안에 있는 리부르네(Libourne) 마을의 꿰 뒤 프리우라(Quai du Priourat)에 있고, 근처에 유명한 와인 생산지인 쌩-테밀리옹과 뽀므롤이 있습니다. JP 무엑스는 쌩-테밀리옹과 뽀므롤을 비롯한 보르도 우안의 수많은 와인을 도매 및 유통하고 있습니다. 포도 판매와 선택된 샤토의 와인 유통도 맡고 있죠. 뽀므롤과 쌩-테밀리옹에 있는 회사 소유의 포도밭에서 재배된 포도로 독자적인 와인 포트폴리오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1937년에 JP 무엑스가 와인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리부르네 와인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장-피에르 무엑스는 숙성할수록 자연스러운 매력을 보이며 황홀한 맛을 갖게 되는 메를로(Merlot) 와인의 우수성을 파악하고 전 세계에 쌩-테밀리옹과 뽀므롤 와인들을 팔기 위해 한평생 노력했습니다.

반응형


1945년 뽀므롤 최고의 와이너리인 샤토 페트뤼스(Chateau Petrus)를 인수하면서 JP 무엑스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됩니다. 1952년 쌩-테밀리옹의 샤토 마그들렌(Château Magdelaine)을 사들이면서 보르도 우안 지역에 대한 투자가 궤도에 오릅니다. 1953년 뽀므롤의 샤토 트로타누아(Château Trotanoy), 라그랑쥬(Lagrange), 라 플뢰르 페트루스(La Fleur-Pétrus)를 구매하고, 1962년 샤토 라투르 아 뽀므롤(Château Latour à Pomerol)의 관리를 맡게 됩니다. 그 후 1971년 샤토 라 그라브(Chateau La Grave), 1976년 샤토 라플뢰르 가쟁(Chateau Lafleur-Gazin), 1999년 샤토 세르탕 마르젤(Chateau Certan Marzelle)과 샤토 호산나(Chateau Hosanna), 2005년 샤토 프로비덩스(Chateau Providence) 등을 JP 무엑스의 것으로 만들면서 JP 무엑스는 프랑스 와인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위치까지 성장합니다.

JP 무엑스의 사세는 프랑스 국내뿐만 아니라 바다 건너까지 확장됩니다. 1995년 캘리포니아의 도미누스 이스테이트(Dominus Estate)를 구매해서 보르도 스타일의 블렌딩 와인인 도미누스(Dominus)와 나파누크(Napanook)를 생산합니다.

JP 무엑스는 와인의 품질을 끌어올리려고 최첨단 양조 기술을 쓰지만,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습니다. 포도원 관리자와 와인 양조자, 저장고 관리인, 기술 파트 담당자들은 포도 재배부터 와인 숙성까지 철저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와인 양조의 전 과정에 대한 경험도 함께 공유합니다. 특히 숙련된 포도 수확팀은 포도가 가장 좋은 상태로 무르익었을 때 빠르고 정확하게 딸 수 있는 노하우를 갖췄습니다.

빈티지가 우수할 때에는 시장을 개척하고, 와인 상태가 까다로운 해에는 양조에 역량을 집중하며 단결하는 JP 무엑스의 사풍은 120여 명의 회사 조직원 전체에 두루 퍼져있다고 합니다.

 

 

2. 라 투르 뒤 팽 무엑스(La Tour du Pin Moueix) 2008

샤토 라 투르 뒤 팽 무엑스는 쌩-테밀리옹에 있는 포도원입니다. 1879년까지는 샤토 피쟉(Chateau Figeac)의 일부였으나 분할 매각됩니다. 1947년 J.P 무엑스의 사촌인 앙트완느 무엑스(Antoine Moueix)가 이 포도원을 사들였고 2006년까지 무엑스 일가가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2008년에 샤토 슈발 블랑(Château Cheval Blanc)의 오너에게 팔리고 말았죠.

이 샤토는 원래 쌩-테밀리옹 그랑 크뤼 클라쎄(Grand Cru Classé)였지만 2006년 등급에서 탈락되었습니다.

포도밭 규모는 9헥타르 정도이며, 이웃한 샤토 피쟉이나 샤토 슈발 블랑과 떼루아가 비슷합니다. 그랑 뱅인 라 투르 뒤 팽 무엑스는 메를로 60%(또는 70%)와 까베르네 소비뇽 40%(또는 30%)를 사용해서 만듭니다. 세컨드 와인은 끌로 라 플뢰르 피쟉(Clos La Fleur Figeac)입니다.

와인 생산지인 쌩-테밀리옹에 관한 정보는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3. 와인의 맛과 향

깨끗하며 테두리는 다소 진한 가넷 빛입니다. 추출물을 풍부하게 함유한 것을 보여주는 듯 잔을 돌리면 와인의 눈물이 진하게 흘러내립니다.

아주 풍부하고 매력적인 향이 몽글몽글 올라옵니다. 붉은 과일의 향을 풍기고 나무 향도 만만치 않습니다. 서양 자두와 레드커런트, 말린 자두의 진한 과일 향 속에서 느껴지는 서양 삼나무(Cedar) 향이 인상적입니다. 잘 자랐지만 웅장하진 않은 서양 삼나무와 오크 향입니다. 중심이 되는 두 종류의 향 속에 커피와 후추 향이 숨어 있습니다.

잘 숙성된 탄닌은 매끄럽고 탄탄한 기운을 갖췄습니다. 무게도 제법 있습니다.

달콤한 과일 풍미와 그윽한 나무 풍미가 조화를 이루는 상당히 매력적인 맛입니다. 달진 않고 산미는 제법 강하며, 알코올은 지나치진 않지만 만만치 않은 기운을 보여줍니다.

 

 

서양 자두로 대표되는 붉은 과일과 서양 삼나무로 대표되는 나무 풍미가 깊은 자취를 남깁니다. 그 속에 후추와 정향의 향긋하고 알싸한 맛도 느껴지고, 커피의 향긋한 풍미도 슬쩍 나옵니다. 좀 더 놔두면 탄닌이 둥글어지면서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와인의 힘에 맞게 여운도 상당합니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 속에 향의 강도와 깊이도 인상적입니다.

향, 질감, 맛, 여운의 조화가 훌륭한 와인으로 생-테밀리옹 와인의 멋진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제법 비싸지만 품질은 가격에 걸맞게 훌륭합니다. 한 번쯤 사드셔도 돈이 아깝지 않을 와인입니다.

함께 먹을 요리로는 레어나 미디엄 레어로 잘 구운 소고기 스테이크와 양갈비가 좋고, 상태 좋은 등심과 안심구이도 괜찮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29일 시음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Bordeaux) > 쌩-테밀리옹(Saint-Emilion)

1. 쌩-테밀리옹의 기후와 토양 쌩-테밀리옹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을 흐르는 도르도뉴(Dordogne)강의 우안에 있는 리부른(Libourne)의 하위 지역입니다. 메독(Medoc), 뽀므롤(Pomerol)과 함께 보르도 레드

aligalsa.tistory.com

※ 쿠팡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