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7인 7색 (2013) 48

[7인 7색] 생선초밥의 절친 - 뮈스까데 세브르 에 메느 셀렉숑 데 꼬녜뜨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온 요리 중에서 생선초밥은 가장 사랑받는 음식일 겁니다. 생선을 좋아하는 분치고 생선초밥을 싫어하는 분은 별로 없더라고요. 밥을 고슬고슬하게 지어 새콤달콤한 촛물을 버무리고 여기에 매콤한 와사비를 바른 생선을 얹은 생선초밥은 참으로 매력적인 음식이지요. 비싸서 탈이지만… 아주 예전에는 일식집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생선초밥이었는데 어느샌가 흔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동 체인점과 마트에서 초밥을 맛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고, 심지어 포장마차나 트럭에서도 초밥을 파는 시대가 되었지요. 물론 맛은 별로입니다만 그만큼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일식엔 보통 일본식 청주인 사케를 함께 마시기 마련인데 저는 이 조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더라고요. 함께..

[7인 7색] 개굴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 애로건트 프로그 투티 푸르티 루즈

제아무리 동장군이 기승을 부려도 언젠간 봄이 오기 마련인가 봅니다. 날씨가 날로 따뜻해지고 있죠? 봄을 알리는 전령들도 하나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목련이 눈을 틔우고 개나리가 꽃 피울 채비를 하는 것이 보입니다. 얼음 풀린 개울 소리 들리는 가운데 돌 아래 송사리도 헤엄치기 시작하죠. 개구리 역시 바야흐로 봄이 우리 곁에 다가온 것을 알려주는 사절단의 일원입니다. 개구리하니 생각나는 와인이 있습니다. "신대륙의 모습을 가진 구대륙 와인"이란 모토로 와인을 만드는 애로건트 프로그 와이너리의 투티 푸르티 루즈(Arrogant Frog Tutti Frutti Rouge)입니다. 청정지역에서 사는 개구리를 마스코트로 삼은 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애로건트 프로그 와이너리는 친환경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합니다. 10..

[7인 7색] 태양의 열기를 머금은 강렬한 와인 - 플라네타 샤르도네

겨울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가오는 봄의 기운은 햇볕이 비치는 낮에만 느낄 수 있을 뿐, 아침저녁으론 아직도 매섭게 추운 겨울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이럴 때는 나중에 미칠듯한 땀 때문에 후회하더라도 뜨거운 여름이 빨리 다가오길 기도하게 되죠. 뭐, 아무리 조바심 내봐야 여름은 4개월 후에나 오겠지만 사전에 그 더운 기운을 맛볼 수는 없을까요? 1998년에 세계 와인 시장에 등장한 플라네타(Planeta)는 수많은 와인 애호가를 놀라게 한 걸작 와인을 다수 배출한 와이너리입니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 포도원을 가진 플라네타는 남부 이탈리아의 뜨거운 태양열을 잔뜩 머금은 포도로 멋진 와인을 만듭니다. 그중에는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 같은 국제 품종으로 생산한 와인이 아니라 네로 다볼라..

[7인 7색] 스트레스로 인해 심신이 지친 당신에게 주는 선물 - 코노 수르 오시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정신없이 달려오셨습니까? 바쁜 업무로 인해 쉴 새 없이 일했는데 꿀맛 같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토요일까진 아직 이틀이나 남았군요. 이럴 땐 잠시 쉬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한 주의 남은 근무일을 보람차게 보내기 위한 에너지 충전의 시간을 말입니다. 쉬는 동안 몸과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향긋한 와인 한 잔이 있으면 더욱더 좋겠죠? pinot-noir - Conosur Nuestros Pinot Noir De un vivaz y fresco color rojo-morado, este es un Pinot Noir voluptuoso lleno de ricas notas frutales a guinda, frambuesa, ciruela y frutilla -¡una..

[7인 7색] 생선회의 파트너 - 빌라 마리아 프라이빗 빈

생선회는 여름에 인기가 많지만 일 년 내내 먹어도 늘 맛있습니다. 제철 생선으로 회를 떠먹으면 더욱더 좋죠. 생선회를 먹을 땐 보통 소주를 마십니다만, 회에는 청주가 더 잘 맞습니다. 그리고 화이트 와인도 잘 맞는답니다. 생선회에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은 다양합니다. 소비뇽 블랑, 호주 리슬링, 뮈스까데 등등… 하지만 생선회와 궁합이 맞으면서 가장 흔하게 구할 수 있는 것은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들입니다.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도 그 종류가 한둘이 아닌데요, 상세르와 뿌이 퓌메 와인이 생선회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두 종류는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 흠. 따라서 저는 생선회를 먹을 때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을 즐겨 마시곤 합니다. 빌라 마리아 프라잇 빈 말보로 소..

[7인 7색] 순대나 곱창볶음에 어울리는 검은 고양이 - 가또 네그로 까르메네르

1980년대에 신림동에서 새로운 서민 음식이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소금에 찍어 먹기만 했던 순대에 갖가지 채소와 쫄면을 넣고 고추장으로 만든 소스를 부어서 철판에 볶은 "순대볶음"이 등장한 것이죠. 이 새로운 형태의 서민 음식은 돈이 없던 고등학생과 대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등장한 지 30년 가까이 된 오늘날에도 여전히 신림동의 별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저도 친구들이랑 신림동에 갔을 때 순대볶음을 종종 먹곤 했는데요, 와인을 마신 후론 어떤 와인이 어울릴지 궁금했습니다. 매콤한 양념에 향이 강한 깻잎이 잔뜩 들어간 음식이니 와인도 스파이시한 향이 나는 게 어울리겠죠? 순대볶음의 강한 맛에 눌리지 않도록 힘도 어느 정도 있는 와인이어야겠고요. 서민 음식인 순대볶음에 어울리도록 대중적인..

[7인 7색]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통 로칠드 - 샤토 린쉬 바쥬

얼마 전 IT 업계에서 재미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명품 노트북 중 하나인 맥북에어와 똑같은 모습이면서 가격은 거의 절반가인 노트북이 출현한 것이죠. 저렴한 가격 때문에 일명 '인민에어'라고 불리는 '한성 SPARQ U33X'가 바로 그 노트북입니다. 이 제품은 맥북에어와 성능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겉모습은 사과 마크 대신 별 마크를 달고 있는 것만 제외하곤 99% 이상 똑같습니다. 그래서 맥북에어를 사고 싶지만 돈이 없거나, OSX 대신에 윈도우를 사용해야만 하는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매되고 있답니다. 이 노트북을 보고 있자니 떠오르는 와인이 있습니다. 가격이 수십~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샤토 무통 로칠드에는 못 미치지만, 매우 뛰어난 맛과 향이 나면서도 10~20만 원대의 저렴한(?) ..

[7인 7색] 삶은 돼지고기와 김치에는 바로 이 와인! - 보로리 랑게 아르네이스

소믈리에, 대학교수, 와인 블로거, 와인 교육가, 작가, 와인 애호가, 와인 수입사 대표. 이렇게 와인을 사랑하는 7명이 여러분께 매일 한 종류의 와인을 추천해드립니다. 그 와인은 쌀 수도 비쌀 수도 있고, 흔할 수도 귀할 수도 있으며, 레드일 수도 화이트일 수도 있습니다. 깊은 사연을 간직한 와인일 수도 있고 별생각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일 수도 있죠. 무엇을 추천하든 그 와인을 선택해서 마실지 안마실 지는 읽는 분들의 자유. 7명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7인의 와인 추천기, 7인 7색 와인 투데이! 7인 7색은 저를 포함한 7명의 와인 애호인이 매일 한 가지씩 와인을 추천하며 올리는 글입니다. 추천 와인 중에는 저도 아직 마셔보지 못한 와인들이 많고, 들어보지 못한 재미난 이야기가 올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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