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샤르도네 50%의 활기차고 우아한 맛 - Champagne Laurent Perrier Brut NV

까브드맹 2014. 2. 28. 06:00

샴페인 로랑-페리에 브뤼 NV

1. 샹파뉴와 샴페인

샹파뉴의 와인은 중세 이전부터 유명했습니다. 로마인은 프랑스 북동쪽에 있는 이곳에 최초로 포도밭을 가꾸었죠. 적어도 5세기, 아마도 그 이전부터 포도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훗날 로마 제국이 멸망한 후 포도밭은 교회 소유가 되었고, 수도사들은 성체 행사의 성찬식에 쓰려고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프랑스 국왕들은 전통적으로 샹파뉴 랭스(Reims)에서 대관식을 거행했고, 샹파뉴 와인은 대관식 만찬을 위한 술로 제공되었죠.

샹파뉴의 와인 생산자들은 샹파뉴 남쪽의 부르고뉴에서 생산되는 와인이 가진 높은 평가를 부러워했고, 동등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와인을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부르고뉴 보다 더 북쪽인 샹파뉴의 차가운 기후는 레드 와인 생산에서 샹파뉴 와인을 항상 도전자의 위치에 머물도록 만들었죠. 프랑스 와인 생산지 중 가장 북쪽에 있는 샹파뉴는 포도가 충분히 익기에 어려움이 많았고, 종종 짜릿할 정도로 산도가 높으면서 당도는 낮은 포도가 수확되었습니다. 그래서 샹파뉴 와인은 그들이 능가하길 원했던 부르고뉴 와인보다 바디가 가벼웠고 농도도 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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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이야기나 전설에서 알려진 것과는 반대로 동 페리뇽(Dom Pérignon)은 스파클링 와인을 발명한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샹파뉴 와인의 품질 향상과 생산 방식 개선에 중요한 공헌을 했죠. 문헌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스파클링 와인은 1531년 프랑스 남부의 까르까송(Carcassonne) 근처에 있는 상-틸레르 사원(Abbey of Saint-Hilaire)에서 활동했던 베네딕트 수도사들이 만든 블랑께뜨 드 리무(Blanquette de Limoux)입니다. 그들은 1차 발효가 끝나기 전에 와인을 병에 넣는 방법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었죠.

한 세기 후에 영국의 과학자이자 의사인 크리스토퍼 메렛(Christopher Merret)은 2차 발효를 일으키기 위해 발효가 끝난 와인에 설탕을 첨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기술했습니다. 이 기록은 동 페리뇽이 오빌레 사원(Abbey of Hautvillers)에 발을 들여놓기 6년 전에 작성되었고, 널리 알려진 베네딕트 수도사들이 샴페인을 만들었다는 주장보다 40년이나 앞선 일입니다. 샴페인과 관련된 더 많은 이야기는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2. 로랑-페리에(Laurent Perrier)

1812년 탄생한 로랑-페리에는 살롱(Salon), 드 까스텔란(De Castellane), 들라모떼(Delamotte), 샤토 말라코프(Chateau Malakoff) 같은 유명한 샴페인 하우스를 계열사로 거느린 로랑-페리에 그룹의 중심 회사입니다. 오크통 제조업자이며 와인병 생산자인 알폰스 피에를로(Alphonse Pierlot)가 1812년 뚜어-쉬르-마른(Tours-sur-Marne) 지역의 '플레이상스(Plaisances)'와 '라 뚜어 글로리어(La Tour Glorieux)' 포도밭을 사들이면서 로랑 페리에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알폰스 피에를로는 와인 양조 담당자인 유젠 로랑(Eugene Laurent)에게 와이너리를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겼고, 유젠은 아내인 마틸드 에밀리에 페리에(Mathilde Emilie Perrier)와 함께 회사를 운영해 나갔습니다. 1887년 유젠이 죽자 마틸드는 그녀의 성을 회사 이름에 넣어서 '뵈브 로랑 페리에(Veuve Laurent-Perrier)'로 회사명을 바꿉니다.

마틸드는 성공적으로 회사를 경영했고, 로랑-페리에의 샴페인 생산량은 연간 5만 상자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성공은 1차 세계 대전의 발발과 함께 끝나고 말았습니다. 전 유럽을 뒤덮은 전쟁의 화마는 그녀의 회사뿐만 아니라 프랑스 와인업계에 공통으로 불어닥친 재난이었죠. 전쟁이 끝난 후 마틸드는 영국에 로랑-페리에 샴페인을 소개하고 판매하기 위해 알렉산더 플래처 케이트 맥켄지(Alexander Fletcher Keith Mackenzie)를 고용했습니다. 1925년 마틸드가 작고한 후 유제니 오르탕스 로랑(Eugenie Hortense Laurent)이 회사를 물려받았지만, 1939년 2차 대전이 터질 듯 하자 유제니는 마리-루이즈 랑송 드 노낭쿠르(Mary-Louise Lanson de Nonancourt)에게 회사를 팔았습니다.

 

 

마리-루이즈는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에 쏟아부었고, 전쟁의 혼란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회사를 유지했습니다. 그녀가 전쟁 기간 동안 회사의 담장에 숨겨놓은 샴페인이 한 때 1천 상자나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죠. 그녀의 장남인 모리스가 독일 오라니엔부르그(Oranienburg)의 강제 수용소에서 죽자 동생인 베르나르 드 노낭쿠르(Bernard de Nonancourt)가 상속인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베르나르가 집으로 돌아오자 마리-루이즈는 그에게 샴페인 생산의 모든 것을 가르쳤고, 베르나르는 1949년 회사의 주인이 되어 로랑-페리에를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가족 경영 샴페인 하우스 중의 하나로 만들기 시작했죠. 드 노낭쿠르 가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로랑-페리에의 주요 주주로 남아있습니다.

로랑-페리에는 상파뉴 지방의 농부 약 1,200명과 계약을 맺고 포도를 공급받으면서 전 세계 120개 이상의 국가에 샴페인을 수출합니다. 놀라운 수출량에 힘입어 2005년에 로랑-페리에는 모에 에 샹동(Moët et Chandon)뵈브 끌리코(Veuve Clicquot)의 뒤를 이어 세계 최고의 샴페인 브랜드 중 하나가 됩니다. 2013년 3월에는 엘리트 트래블러 매거진(Elite Traveler magazine)과 함께 <전 세계 100대 레스토랑>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샤르도네(Chardonnay) 50%, 피노 누아(Pinot Noir) 35%, 피노 므니에(Pinot Meunier) 15%로 만드는 로랑-페리에 브뤼(Laurent Perrier Brut)는 로랑-페리에 하우스의 가장 기본적인 샴페인으로 신선하고 활기차며 우아한 맛을 보여줍니다. 55개가 넘는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며 포도의 평균 가격 비율은 그랑 크뤼 대비 94%이죠. 샤르도네와 피노 누아, 피노 므니에를 규정에 따라 수확한 후 조심스럽게 즙을 짜냅니다. 빈티지 샴페인이 아니지만 2차 발효와 숙성 기간은 최소 3년 이상 지속되죠. 일반 샴페인 용량의 2배인 매그넘 사이즈는 4~5년간 숙성합니다. 숙성이 끝나면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고, 수출용은 효모 찌꺼기를 제거한 다음에도 몇 개월간 안정화시킨 후 시장에 내보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창백한 레몬 빛으로 0.2~0.3㎜ 크기의 작은 거품이 계속 솟구쳐 오릅니다.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과일과 식물성 허브 향이 나옵니다. 바나나 같은 향도 풍기네요. 시간이 지나면 먼지와 빵이 약하게 나오고 이스트 향도 풍깁니다. 흙냄새도 희미하게 있습니다.

충실한 구조와 부드러운 질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입에서 퍼져나가는 거품의 느낌도 좋군요. 잘 짜인 구조를 가진 활기차고 우아한 샴페인입니다.

 

 

입에서 확 퍼지는 기포의 부드러운 느낌이 좋고, 적당한 산미는 신선한 맛을 만듭니다. 사과와 레몬 풍미에 이스트와 빵 느낌이 약하게 있고, 마신 후엔 레몬 캔디의 여운이 이어지네요. 적당한 강도는 순하고 편안한 느낌을 만들어 줍니다. 복합성도 좋습니다. 여운은 길이가 길고 느낌도 훌륭합니다.

적당한 산미와 씁쓸한 듯 드라이한 맛이 조화와 균형을 이룹니다. 식전주, 샐러드. 카나페, 해산물 카르파초, 그라탱, 라자냐, 세비체, 닭고기 요리, 튀김, 연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4년 1월 17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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