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죵 시쉘(Maison Sichel)
메죵 시쉘은 독일에서 보르도로 이주한 시쉘(Sichel) 가문이 1833년에 창립한 와인 회사입니다. 처음엔 와인 네고시앙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1938년에 1855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분류(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 3등급으로 매년 15만 병의 최고급 그랑 크뤼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 빨머(Chateau Palmer)를 공동인수하고, 1961년에 17세기부터 와인을 만들어 온 역사와 전통을 가진 샤토 당글루데(Chateau d'Angludet)를 구매하면서 와인 생산자로서 사업적인 성공을 거두죠. 그후 네고시앙으로는 최초로 1967년 보르도 부근의 생 맥상(Saint Maixant)에 자체 와이너리인 까브 벨 레어(Cave Bel Air)를 설립합니다.
진취적이고 정력적으로 사업을 펼친 메죵 시쉘은 보르도를 벗어나 꼬르비에 지방까지 와인 생산지를 넓힙니다. 1989년 꼬끄뇽(Cocugnan)에 있는 도멘 뒤 레브렌(Domaine du Reverend)을 인수하고, 이듬 해인 1990년 도멘 뒤 크리욜(Domaine du Trillol)을 사들이죠. 이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 메죵 시쉘은 보르도와 꼬르비에 지방에 약 300ha에 달하는 포도원을 갖게 됩니다. 3개의 생산 라인에서 9개 지역의 AOC 와인을 생산하며, 생산량은 매년 약 160만 상자에 이릅니다.
메죵 시쉘 와인은 총매출에서 수출액 비중이 76%에 이를 정도로 해외시장에서 인정받습니다. 수출액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시장의 비중은 약 18%정도입니다.
메죵 시쉘의 쌩-테밀리옹(Saint-Émilion) 2006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쌩-테밀리옹 AOC에서 재배한 메를로(Merlot)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포도로 만든 AOC 등급 와인입니다. 쌩-테밀리옹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을 흐르는 도르도뉴(Dordogne)강의 우안에 있는 리부른(Libourne)의 하위 지역입니다. 메독(Medoc), 뽀므롤(Pomerol)과 함께 보르도 레드 와인 명산지 중 하나이죠. 로마네스크 양식의 교회와 건물을 보존하고 있어서 유네스코(UNESCO)가 세계 유산(World Heritage site)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합니다. 쌩-테밀리옹 AOC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2. 와인의 맛과 향
조금 탁한, 진한 루비 색입니다. 진한 체리와 라즈베리, 블랙베리, 서양 자두 향이 나오고, 말린 크랜베리 향도 조금 진하게 풍깁니다. 향신료 향이 섞인 오크와 송진 향이 올라오고, 싱그런 허브 향도 조금 있습니다.
탄닌은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제법 탄탄합니다. 미디엄 바디보다 살짝 더 묵직한 느낌의 풀 바디 와인입니다.
달지 않고 매우 드라이합니다. 산도는 중간 이상으로 매끄러운 탄닌과 어울려 세련된 맛을 만듭니다. 향은 과일과 나무 향이 반반이지만 맛에선 나무 풍미가 좀 더 강하군요. 그래서 약간 메마른 느낌도 나죠. 그래도 향과 산미를 통해 나오는 과일 풍미가 약한 것은 아니며,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강해집니다. 후반에는 약간 씁쓸한 맛도 나옵니다. 느낌이 다소 건조하지만 여운은 제법 길게 이어집니다.
매끄럽고 탄탄한 탄닌과 세련된 산미, 12.5%의 알코올이 잘 어울려서 세련되고 깔끔하며 무시못할 기운을 풍기는 와인이 되었습니다. 마치 차도남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 와인이군요. 그냥 마시기보다 기름진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훨씬 낫고, 강건한 느낌이라 풍미가 강한 음식들이 어울립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사슴 같은 야생 고기, 미트 스튜, 숯불 갈비, 등심과 안심 등 각종 소고기 구이, 오래 숙성한 경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7월 4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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