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호주] 온 가족이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하고 우뚝 선 와이너리의 와인 - Nugan Third Generation Chardonnay 2010

까브드맹 2012. 9. 27. 06:00

누간 써드 제네레이션 샤도네이 2010

1. 누간 이스테이트(Nugan Estate)

누간 그룹의 계열사인 누간 이스테이트는 호주 뉴 사우쓰 웨일스(New South Wales)의 그리피스(Griffith)에 있는 프리미엄 와인 회사입니다. 누간 그룹은 삼대째 이어오는 가족 회사이며, 누간 이스테이트의 경영에는 미셸(Michelle), 매튜(Matthew), 티파니 누간(Tiffany Nugan) 세 사람이 참여하고 있죠. 누간 이스테이트는 호주 최고의 와인 수출회사 20개 중 하나이며, 프리미엄 와인 제품군과 엑스트라 버진급의 올리브 오일,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그리피스 레스토랑 사업이 서로 상호보완을 이루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급성장하는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누간 그룹의 시작은 아주 초라했습니다. 1940년에 스페인에서 가족과 함께 이민 온 알프레도 누간(Alfredo Nugan)이 세운 누간 그룹은 원래 과일과 채소를 포장 판매했던 회사였고, 1970년대에 주스 생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알프레도의 사업을 물려받은 켄 누간(Ken Nugan)이 암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누간 그룹은 위기에 처합니다. 이때 켄의 아내인 미셸이 경영 일선에 나서서 흔들리는 회사를 바로잡고 사업을 펼쳐 나갑니다. 그녀의 경영 능력에 힘입어 누간 그룹은 아시아 주스 마켓의 틈새시장에서 연간 7만 톤이 넘는 주스를 수출하는 가장 큰 수출회사로 성장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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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에 누간 그룹은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포도원을 운영했고, 재배한 포도를 호주 각지의 와이너리로 판매했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와인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죠. 매튜와 티파니는 각각 국제 와인시장과 호주 국내 와인시장을 담당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 결과 누간 그룹의 CEO인 미셸 누간은 1996년에 '올해의 텔스트라 비즈니스 우먼(Telstra Business Woman of the Year)'에, 2000년에는 '호주 수출 영웅(Australian Export Hero)'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녀의 딸인 티파니 역시 2004년에 텔스트라 비즈니스 우먼의 최종 수상 대상자 목록에 올랐죠.

2007 제임스 홀리데이 호주 와인 경연대회(James Halliday Australian Wine Companion)에서 주최자인 제임스 홀리데이는 "누간 이스테이트는 회오리바람처럼 현장에 도착했다."라는 말로 누간 이스테이트의 극적인 등장을 묘사했습니다.

지난 8년간 누간 이스테이트는 28개의 트로피, 1,272개의 메달을 수상했고, 와인 메이커인 다렌 오워스(Daren Owers)는 2004년에 '올해의 와인업계의 젊은 와인 생산자(Wine Society Young Winemaker of the Year)'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누간 이스테이트는 호주에서 가장 포도가 잘 자라는 지역으로 평가받는 리베리나(Riverina), 킹 밸리(King Valley)와 맥라렌 베일(McLaren Vale)에 약 590헥타르의 포도밭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호주에서 18번째로 큰 규모이죠. 덧붙여 누간 이스테이트는 유명한 쿠나와라(Coonawarra) 지역에서도 최고급 포도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2. 와인 양조

누간 와이너리의 써드 제네레이션 시리즈는 와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누간 가족을 기념하기 위한 와인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놀랄만한 맛과 향을 맛볼 수 있는 와인들입니다.

누간 써드 제네레이션 샤도네이(Nugan Third Generation Chardonnay) 2010은 선택된 지역에서 재배한 샤도네이 포도를 수확한 후 저온에서 포도 향이 와인에 스며들게 과정을 거쳤습니다. 알코올 발효를 끝낸 다음 가볍게 압착해서 껍질과 와인을 분리하고, 구조감과 섬세함을 보태주려고 이스트 찌꺼기인 리(Lee)와 함께 숙성하는 기간을 가졌죠. 마지막으로 프랑스산 오크와 함께 숙성해서 맛과 향이 더욱 풍부해지도록 했습니다.

호주산 샤도네이 와인에 관한 추가 정보는 하단의 글을 참조하세요.

 

 

3. 와인의 맛과 향

초록색 기운이 있는 중간 농도의 레몬색을 띱니다. 아주 연한 연두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레몬과 복숭아, 덜 익은 파인애플의 단 향이 나며, 오크 향으로 대표되는 나무 향을 풍깁니다. 고소하고 달콤한 버터 스카치 향과 비스킷 향이 나면서 약배전으로 볶은 고소한 커피 향도 아주 약하게 흘러나옵니다. 날것이거나 살짝 볶은 견과류 향도 느낄 수 있습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며 적당한 두께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질감입니다. 밀도는 풀바디와 미디엄 바디의 중간 정도네요. 아주 드라이하며 탄탄한 산도가 적당해서 와인의 맛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레몬과 사과, 덜 익은 복숭아의 과일 풍미가 가득하며, 반대편에선 약하게 로스팅한 커피와 은근한 오크, 견과류가 뒤섞인 듯한 풍미가 와인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해 줍니다. 오렌지 오일처럼 살짝 씁쓸하고 상큼하며 기름진 맛도 느낄 수 있고, 약간 매콤한 식물성 풍미도 있습니다. 깊은 맛은 다소 떨어지지만, 마시기 편하고 질리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여운은 제법 길고 느낌도 좋습니다. 마신 후에도 속에서 울리는 느낌이 올라옵니다.

신세계 와인답게 향과 맛과 풍미가 얌전하지 않고 팍팍 튀지만, 그래도 각 요소가 자기 위치에서 충실히 역할을 다해 상당히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닭고기 샐러드,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인 생선 가스와 생선 스테이크, 연어 필렛(fillets), 그릴에 구운 닭고기 같은 각종 가금류 요리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8월 18일 시음했습니다.

 

[수다] 호주산 샤도네이(Australian Chardonnay) 와인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

1. 호주에서 재배하는 다른 포도 품종과 마찬가지로 샤도네이도 호주 와인의 아버지인 제임스 버스비(James Busby)가 1832년에 가져온 포도나무 묘목들 사이에 섞여서 호주에 뿌리내립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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