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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떫고 쓴 맛이 강하지만, 미래의 맛과 향을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와인 - Irony Napa Valley Merlot 2009

까브드맹 2012. 7. 12. 08:07

아이러니 나파 밸리 메를로 2009

아이러니 나파 밸리 메를로(Irony Napa Valley Merlot) 2009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나파 밸리 AVA에서 재배한 메를로 86%에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9%와 쁘띠 시라(Petit Sirah) 5%를 넣어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1. 아이러니(Irony)

아이러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델리카토 패밀리 빈야즈 와인스(Delicato Family Vineyards Wines, DFW) 그룹에 속한 와인 브랜드입니다. 델리카토 패밀리 빈야즈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글을 참조하세요.

아이러니의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아이러니라는 이름을 지은 배경에는 아래와 같은 두 개의 이야기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인델리카토 가문의 두 사람과 얽힌 이야기입니다. 델리카토 와이너리 설립자의 손자, 손녀인 제이(Jay)와 크리스(Chris)는 어렸을 때부터 와이너리의 포도밭에서 일했습니다. 두 사람은 발효 탱크 청소와 박스 포장, 가지치기와 기중기 운전까지 와이너리에서 일어나는 온갖 일을 해야 했습니다. 어른이 된 후 두 사람은 가업이 아니라 자신의 직업과 인생을 찾기로 했죠. 그래서 제이는 IBM에 입사했고, 크리스는 회계 분야에서 일했습니다. 그러나 가업을 떠나 수년간 생활한 후에 두 사람은 결국 포도밭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두 사람은 사촌 형제들과 함께 델리카토를 발전시키는 3세대의 일원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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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는 전적으로 와인에 관한 것입니다. 아이러니는 델리카토 가문이 제안하는 참으로 가치 있는 와인이라고 합니다. 아이러니라는 브랜드 안에 우리가 걸작 와인에 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들어있다는군요. 또한 아이러니를 마시면 캘리포니아의 훌륭한 지역적 특성을 구체화한 와인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아이러니 와인이 특정 지역의 떼루아를 잘 구현한다는 얘기죠. 

동시에 아이러니하게도 아이러니 와인은 어떠한 자리에서도 환영받을 수 있는 친숙함과 가치를 유지한다고 합니다. 지역적 개성이 뚜렷하면서 어디에서나 익숙한 고품질 와인, 이것이 아이러니라는 이름을 지은 이유라고 합니다. 

아이러니에서는 까베르네 소비뇽, 샤르도네, 메를로, 피노 누아의 4종 와인을 생산합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루비와 퍼플의 중간색으로 진하고 깨끗합니다. 향은 풍부하고 산딸기와 자두, 블랙베리, 블랙 체리 향이 주로 나옵니다. 감초의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오크 향도 섞여 있습니다. 향은 강하지만, 전체적으로 소박한 느낌입니다. 40분 정도 지나면 바닐라와 볶은 견과류의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나오며 나무 향도 좀 더 선명해집니다.

조밀하고 탄탄하며 균형 잡힌 탄닌이 깔려 있습니다. 아직 마시기 이른 듯 메를로인데도 떫은맛이 강하네요. 14.5%의 알코올과 향신료 풍미 때문에 후끈한 느낌도 납니다. 떫은맛이 강하지만, 무게는 중간보다 조금 더 나가는 정도입니다. 30분 정도 지나면 탄닌은 여전히 탄탄하지만, 질감은 아주 부드러워집니다. 

드라이하면서 떫고 쓴 맛이 강하지만, 30분 정도 지나면 탄닌이 부드러워지고 쓴맛도 많이 사라집니다. 미국산 메를로치곤 상당히 드라이하고 힘도 강합니다. 아무래도 지금 딴 건 실수 같군요. 적어도 3년, 길면 5년 정도 후에 따야 하는 와인입니다. 그 정도 지나면 향과 질감, 맛이 훨씬 부드러워지고 나아질 것 같습니다. 지금 마신다면 적어도 코르크를 딴 후 1시간 정도 지나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산도는 적당하지만, 특별히 인상 깊은 맛은 아닙니다. 향에선 과일 느낌이 강했지만, 맛에선 강한 탄닌 때문에 나무 느낌이 훨씬 강합니다. 빽빽하고 조밀한 탄닌이 씁쓸한 맛과 어울려 물에 그을린 나무껍질 가루를 타서 마시는 것 같습니다. 상당 시간 동안 에어링(Airing)을 해줘야 합니다. 더 숙성한 후에는 모르겠으나 지금은 여운이 상당히 길고, 느낌도 강합니다. 다만 섬세하거나 그윽하진 않고 아직 힘이 잔뜩 들어가 있습니다.

지금은 탄닌이 너무 강해서 다른 요소와 균형이 다소 안 맞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탄닌이 둥글고 부드러워지면 상당히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곱창, 막창, 대창처럼 풍미가 강한 동물 내장 요리, 로스트비프,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 같은 육류와 잘 맞습니다. 무거운 소스를 얹은 파스타도 괜찮습니다.

현재 상태로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3월 13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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