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기다리는 세월이 무척 즐거울 것 같은 와인 - Bodegas El Nido Clio 2008

까브드맹 2012. 6. 1. 06:00

보데가스 엘 니도 끌리오 2008

끌리오(Clio) 2008은 보데가스 엘 니도(Bodegas El Nido)가 스페인 레반트(Levant) 지방의 후미야(Jumilla) DO에서 재배하는 모나스트렐(Monastrell) 포도 70%에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 30%를 넣어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1. 보데가스 엘 니도

보데가스 엘 니도는 보데가스 후안 길(Bodegas Juan Gil)의 패밀리 보데가입니다. 보데가스 후안 길의 패밀리 와이너리는 아래와 같이 모두 7개입니다.

1) 보데가스 아탈라야(Bodegas Atalaya) : 알만사(Almansa) 지역

2) 보데가스 아테까(Bodegas Ateca) : 깔라따유드(Calatayud) 지역

3) 보데가스 엘 니도(Bodegas El Nido) : 후미야(Jumilla) 지역

4) 보데가스 이 비네도스 사이야(Bodegas y Viñedos Shaya) : 루에다(Rueda) 지역

5) 보데가스 트리똔(Bodegas Tritón) : 까스띠야 이 레옹(Castilla y Leon) 지역

6) 셀러스 칸 블라우(Cellers Can Blau) : 몬산트(Monsant) 지역

7) 오로와인스(Orowines) : 후미야와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 지역

이 보데가들은 후미야와 루에다를 비롯한 스페인 각지에 있으며, 뛰어난 와인이 나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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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데가스 엘 니도는 후미야에 있으며, 끌리오와 엘 니도(El Nido) 두 종류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후미야 지역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끌리오와 엘 니도 모두 수령 60년의 올드 바인 모나스트렐과 수령 25년의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끌리오는 모나스트렐과 까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이 7:3, 엘 니도는 반대로 3:7이라는 겁니다. 따라서 모나스트렐의 맛을 느끼려면 끌리오를, 까베르네 소비뇽의 맛이 익숙하면 엘 니도를 선택하면 됩니다. 두 와인 모두 22~26개월간 오크 숙성한 후 병에 담아 판매합니다.

2. 와인 양조

무시아 지구의 아라고나 계곡(Valle de La Aragona)에 있는 포도밭에서 재배한 모나스트렐과 까베르네 소비뇽으로 만드는 끌리오는 호주 최고의 양조학자인 크리스 링랜드(Chris Ringland)의 작품입니다. "Clio"는 새를 뜻하는 스페인어로 레이블에 새가 그려져 있어서 와인 이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죠.

끌리오는 로버트 파커가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유명합니다. 2003 빈티지에 93점, 2004 빈티지에 97점, 2005 빈티지에 96점을 줬죠. 이번에 마신 2008 빈티지에는 94점을 줬습니다. 마셔보면 로버트 파커가 좋아할 만한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이라는 것이 바로 느껴집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루비색입니다. 와인은 보통 중앙이 짙고 주변은 다소 밝지만, 이 와인은 전체적으로 색이 일정하며 바닥이 살짝 보이는 것이 독특합니다.

약배전이나 중배전으로 볶은 원두커피 향이 풍성하게 올라옵니다. 진한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블루베리 같은 검은 과일 향이 퍼져 나오고, 우아하면서 향긋한 오크와 삼나무 향이 섞여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점점 볶은 견과류와 바닐라, 모카커피처럼 달고 고소한 향이 흘러나옵니다. 생생한 향신료 향도 살짝 나오죠. 고소한 향이 많이 나와도 과일 향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비단처럼 매끄럽고 쇠처럼 탄력적입니다. 아직 어려서 탄닌이 다소 떫지만, 5년쯤 후엔 떫은맛이 사라지면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지만, 미묘한 단맛이 남습니다. 전체적으로 산도가 조금 낮아도 상당한 균형을 유지합니다.

 

 

맛을 보면 커피와 볶은 견과류 풍미가 먼저 나오다가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풍미가 이어지고, 마지막엔 탄닌과 함께 오크와 그을린 나무 풍미가 따라옵니다. 거친 구석이 약간 있지만, 매우 매력적인 맛이라 계속 마시게 됩니다. 여운이 상당히 길며, 계속 변화하는 복합적인 풍미가 일품이네요. 마신 후에도 끊임없이 느낌이 달라지며 큰 감동을 줍니다.

숙성이 아직 완벽하지 않아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인 균형은 나무랄 데 없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더욱더 나아질 겁니다. 기다리는 세월이 무척 즐거울 와인입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와 양고기 스튜, 양고기꼬치와 양 갈비, 꼬치 요리, 하몽 같은 생햄, 오븐과 석쇠에 구운 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5월 22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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