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알리고떼, 그 이상의 맛을 보여주는 - Maison Kerlann Bourgogne Aligote 2010

까브드맹 2012. 5. 21. 06:00

메종 케를란 부르고뉴 알리고떼 2010

1. 메종 케를란(Maison Kerlann)

부르고뉴에서 메종 케를란을 세운 에르브 케를란(Herve Kerlann)의 집안은 원래 보르도에서 와인 사업을 했습니다. 고조부인 쉐즈(Cheze)가 1873년에 보르도 뽀이약(Pauillac)에서 와인 사업을 시작했죠. 증조부인 앙트완(Antoine)은 몇몇 샤토를 구매했고, 사업장을 보르도 우안의 리부른(Libourne) 쪽으로 옮겼습니다. 할아버지인 프랑소아 페이라(Francois Peyrat)가 1919년에 마르게리뜨 쉐즈(Marguerite Cheze)와 결혼하면서 회사 이름을 페이라-쉐즈(Peyrat Cheze)로 바꿨습니다.

가문의 와인 사업은 융성해서 샤토 라 투르 보 시트(Chateau La Tour Beau Site), 샤토 라 그랑드 클로뜨(Chateau La Grande Clotte), 샤토 래룰라(Chateau Lagraula) 등의 샤토를 운영했고, 여기서 만든 와인을 와인 중개상인 네고시앙들에게 공급했죠. 에르브의 아버지도 보르도 와인을 취급했지만, 에르브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캐나다에서 국제 와인 사업을 공부한 에르브는 1991년에 귀국하면서 와인에 대한 열정을 부르고뉴에서 추구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1998년에 오스피스 드 본(the Hospice de Beaune)으로부터 샤토 드 라보드(Chateau de Laborde)를 구매해서 메종 케를란을 설립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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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종 케를란에선 부르고뉴 주요 와인 생산지의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 알리고떼(Aligoté)를 사용해서 그랑 크뤼(Grand Cru) 와인과 프르미에 크뤼(1er Cru) 와인을 비롯한 다양한 등급의 와인을 만듭니다. 아울러 신선하고 가벼우며 과일 풍미가 가득한 스파클링 와인인 크레멍 드 부르고뉴(Crémant de Bourgogne)도 생산하죠. 메종 케를란의 와인은 과일 풍미가 많고 우아한 균형을 갖췄다고 평가받습니다.

메종 케를란의 부르고뉴 알리고떼(Bourgogne Aligoté) 2010은 코르셀-레-자르(Corcelles-les-Arts)에서 자라는 수령 60년의 알리고떼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최근 알리고떼 와인의 품질은 전반적으로 매우 향상했고, 이 와인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했을 때 일반 샤블리(Chablis) 와인으로 착각할 만큼 품질이 좋았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옅은 레몬색으로 매우 맑고 깨끗합니다. 레몬과 사과 같은 과일 향에 오렌지 껍질 향이 약간 나옵니다. 흰 꽃과 날카로운 견과류 향도 있습니다. 오크보다 과일 향이 강하며 먼지 냄새도 살짝 풍깁니다. 알리고떼 와인은 별다른 숙성 없이 마실 수 있지만, 이 와인은 아직 덜 열린 듯해서 마시기엔 이릅니다. 1~2년 후에 마시면 더 좋을 것 같군요.

깨끗하고 깔끔하며, 튼튼하고 밀도 있는 구조를 가져서 은근한 힘이 느껴집니다. 이 힘은 시간이 갈수록 살아납니다. 맛은 드라이하며 산도가 제법 높습니다. 레몬과 사과, 오렌지 싹, 오크, 허브 같은 풍미가 복합적으로 어울려서 알리고떼 와인치고 꽤 여러 가지 맛이 납니다. 여운은 길게 이어지며 입에 남는 느낌도 좋습니다.

전체적인 균형 역시 좋습니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흰살생선회와 생선구이, 해산물과 치즈 샐러드, 채소 요리, 굴, 동남아 음식, 새우찜, 냉채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5월 1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