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매운 듯 단 듯 나무향과 새콤한 붉은 과일 맛의 조화 - Domaine Anne Gros Bourgogne Haute-Côte de Nuits Rouge 2008

까브드맹 2011. 10. 4. 06:00

도멘 앙느 그로 부르고뉴 오뜨-꼬뜨 드 뉘 루주 2008

1. 도멘 앙느 그로 부르고뉴 오-꼬뜨 드 뉘 루주 2008

부르고뉴 꼬뜨 드 뉘(Cotes de Nuits)에 있는 본 로마네(Vosne-Romanee) 마을의 위쪽에 오뜨-꼬뜨 드 뉘 지역이 있습니다. 콩케허(Concoeur) 마을은 그곳에 있죠. 도멘 앙느 그로는 이곳에 1.73헥타르의 단일 포도밭을 가졌습니다. 원래 포도나무가 거의 없는 곳이었는데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단계적으로 포도밭을 조성했습니다.

화이트 와인을 위한 샤르도네(Chardonnay)는 경사지 윗부분에 있는 1헥타르 정도의 밭에서 재배합니다. 이곳은 토양이 더 깊고 습기도 더 많습니다. 산허리 부근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이죠. 레드 와인을 위한 0.73헥타르의 피노 누아(Pinot noir) 밭은 아래쪽의 평평한 밭에 있는데 물 빠짐이 아주 좋습니다.

도멘 앙느 그로의 부르고뉴 오-꼬뜨 드 뉘 루주는 1996년부터 조성한 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 포도로 만들었고 첫 빈티지는 2000년에 나왔습니다.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포도가 열리기엔 포도나무들이 너무 어렸기에 와인의 맛과 향은 최근에야 확립되었습니다. 이 와인은 앙느 그로에서 생산하는 제일 저렴한 와인인 부르고뉴 뒤 바(Bourgogne du Bas)보다 탄닌이 견고하고 흙냄새도 더 강하게 나온다고 합니다.

도멘 앙느 그로에선 와인을 오크통에서 약 16개월간 숙성합니다. 이때 새 오크통 비율은 와인의 등급에 따라 각각 다른데 그랑 크뤼는 80%, 꼬뮈날 등급은 50%, 레지오날 등급은 30%입니다. 이 와인은 레지오날 등급에 속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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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다소 옅지만,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루비색으로 아주 예쁩니다. 테두리 부분은 살짝 퍼플빛입니다. 강한 향신료 향이 먼저 나오는데 매운 듯 단 듯하면서 얼핏 향나무의 향기와 비슷합니다. 붉은 과일 향도 나오지만, 나무 향이 더 강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포트 와인(Port Wine)에서 풍기는 달콤한 향과 비슷한 과일 향도 약간씩 나옵니다. 2시간 정도 지나면 풋풋한 무 같은 향을 풍기는 것이 재미있네요.

질감은 깨끗하고 깔끔하며 입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은 중간 정도입니다. 드라이하고 아주 새콤합니다. 풋 익은 자두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신맛이죠. 신맛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질색하겠지만, 신맛을 좋아한다면 선호할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았습니다. 향과 다르게 맛에서 덜 익은 과일의 신맛이 나오지만, 오크 같은 나무 풍미는 거의 없습니다. 마치 새콤한 액체 사탕을 마시는 듯한 느낌입니다. 여운은 제법 길지만, 특별한 개성이나 느낌 없이 단순합니다.

균형은 좋으나 등급과 가격에 맞게 역시 단순합니다. 소고기와 닭고기 샐러드, 가벼운 육류 요리, 차돌박이 같은 고기구이, 미트소스를 얹은 파스타와 육류를 토핑 한 피자 등과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9월 21일 시음했습니다.

와인 생산자인 도멘 앙느 그로에 관해선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프랑스] 그로 가문의 일원 - 앙느 그로(Anne Gros)

1. 도멘 앙느 그로의 역사 부르고뉴의 와인 생산자인 프랑소와 그로(François Gros)의 외동딸인 앙느 그로(Anne Gros)는 1988년에 아버지로부터 도멘을 물려받았습니다. 그녀는 도멘의 특성을 견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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