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매력적인 신맛에 가득 고이는 침, 담백한 치즈 피자의 절친이랄 수 있는 - Castello Banfi Chianti Classico 2006

까브드맹 2011. 9. 21. 06:00

까스텔로 반피 끼안티 끌라시코 2006

까스텔로 반피의 끼안티 끌라시코 2006은 토스카나(Toscana)에서 예로부터 사용해 온 산지오베제(Sangiovese) 100%로 만들었고 다른 포도는 전혀 넣지 않은 DOCG 와인입니다. 다른 끼안티 끌라시코 와인은 까나이올로(Canaiolo) 포도를 최대 10%까지 함께 섞는 일이 많지만, 이 와인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죠. 물론 DOC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1. 와인 양조와 맛과 향

수확 후 전통적인 방식으로 8일에서 10일가량 알코올 발효 하면서 포도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추출했습니다. 발효가 끝난 다음 7개월간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숙성했고, 이듬해 봄에 와인을 병에 넣었죠. 이탈리아 전통 방식을 사용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양조 방법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필터로 여과하지 않은 듯 약간 뿌옇습니다. 테두리의 색은 루비와 가넷의 중간 정도네요. 달콤한 과일 향이 화려하게 올라옵니다. 레드 커런트와 블랙 체리,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말린 자두(prune)로 이어지는 과일 향과 감초의 단 향기, 제비꽃 같은 꽃 향과 약한 후추 향 등이 계속 나타납니다. 나중에는 산딸기와 레드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향과 삼나무 향이 강해지며 달콤한 향신료 향도 약하게 나옵니다. 시간에 따라 향이 결합하고 어우러지면서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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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지만 뼈가 약간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균형 잡힌 바디가 힘과 자연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강한 산미가 먼저 느껴지고 이어서 드라이한 맛이 나타납니다. 과연 신맛이 두드러지는 이탈리아 끼안티 와인답군요. 블랙커런트를 비롯한 검은 과일 풍미가 가득하며 오크처럼 그윽한 나무 계열의 풍미가 함께 어우러집니다. 감초 같은 맛이 단 향신료 풍미도 있습니다. 처음엔 조금 조잡한 듯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맛이 점점 나아집니다. 더욱 부드러워지면서 강하고 기분 좋은 신맛이 계속되어 입에 침이 샘솟네요. 초반에 다소 묵직했던 무게감은 갈수록 가벼워지며 검은 과일의 풍미가 붉은 과일 풍미로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파스타나 피자와 함께 먹고 싶은 욕구가 강렬하게 솟아나는 맛이네요! 여운은 길게 이어지며 입에서 느껴지는 풍미나 깊이도 훌륭합니다.

초반에 흐트러진 균형은 잠깐 후에 딱딱 제 자리를 찾아 들어갑니다. 적어도 30분 정도 지난 다음에는 상당히 조화로운 모습을 보여주죠. 여러 종류의 파스타와 피자, 각종 고기 요리, 숙성 치즈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은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12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