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농밀하고 진한 꿀과 열대 과일향, 그러나 최대 강점은 역시 가격! - Weltachs Beerenauslese 2009

까브드맹 2011. 7. 15. 06:00

벨트악스 베렌아우슬레제 2009

벨트악스 베렌아우슬레제(Weltachs Beerenauslese) 2009는 독일 남서부의 팔츠(Pfalz) 지역에서 생산하는 스위트 와인입니다. 팔츠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들었지만, 리슬링(Riesling)으로 만들진 않았죠. 오르테가(Ortgea), 훅슬리베(Huxelrebe), 알바론가(Albalonga) 등의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1. 독일산 스위트 와인

독일산 스위트 와인은 리슬링만 사용해서 만드는 거로 알고 계신 분이 많지만, 실바너 같은 청포도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독일 와인은 레이블에 품종을 표시하므로 리슬링을 쓰면 대부분 ‘Riesling'이라고 품종 이름을 적습니다. 만약 ‘Riesling'이 안 적혀있고 가격도 생각보다 싸다면 십중팔구는 리슬링이 아니라 다른 포도로 만든 와인일 겁니다. 벨트악스 베렌아우슬레제 역시 오르테가와 훅슬리베, 알바론가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청포도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베렌아우슬레제 등급이지만 국내 소비자가 5만 원 이하라는 싼값에 살 수 있는 거죠. 예전 빈티지의 와인 레이블엔 'Ortega'라는 품종 이름이 적혀있는데 웬일인지 2009 빈티지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는 사용한 포도 종류에 세 품종의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

벨트악스 베렌아우슬레제는 뛰어난 풍미의 스위트 와인으로 단일 밭에서 자란 포도의 포도알을 손으로 수확해서 만들었습니다. 수확한 포도알 중에는 노블 롯(Noble Rot) 상태에 있는 것도 있어서 와인의 맛과 향이 상당히 복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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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아주 맑으며 제법 진한 레몬, 또는 중간 농도의 금빛입니다. 깨끗하면서 싱그럽고 달콤한 향이 풍성하게 나옵니다. 주로 나오는 향은 달콤한 꿀과 농익은 파인애플, 상큼한 느낌을 주는 시트러스와 오렌지 향입니다. 흰 꽃향기도 풍기며 석유 냄새도 나옵니다.

아주 농밀하며 부드럽습니다. 마치 메이플 시럽 같은 부드러운 맛과 무게감을 느낄 수 있죠. 첫맛은 상당히 달고 산도 역시 높아서 두 맛이 균형을 이룹니다. 당도와 산도의 힘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조화를 이뤄서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실 수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10%로 독일산 스위트 와인의 평균적인 도수이지만, 당도와 산도가 강해서 풍미가 꽤 강하네요. 아주 강한 향과 묵직하고 진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이 어우러집니다. 꿀과 파인애플, 열대과일, 자몽, 오렌지, 리치(lychee) 같은 과일의 상큼하고 농밀한 풍미가 퍼집니다. 시럽 같은 부드러움과 달고 새콤하면서 고소한 맛이 일품이네요. 입에서 느껴지는 강도에 걸맞게 여운도 길게 이어집니다. 느낌도 좋습니다.

향, 질감, 맛, 여운의 네 박자가 조화를 이룹니다. 좀 더 오래 숙성했다면 더 나은 맛과 향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블루치즈, 과일 파이, 케이크를 비롯한 각종 디저트류와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은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4월 4일 시음했습니다.

 

 

소비자 가격은 4만 원대 중반입니다. 이 와인의 최대 장점이랄 수 있는데, 리슬링으로 만들면 도저히 이 가격이 나올 수 없습니다. 오르테가와 훅술리베, 알바론가 포도로 만들어서 이렇게 가격이 낮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리슬링으로 만든 같은 용량의 베렌아우슬레제 와인의 가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슐로즈 요하니스베르그 리슬링 로사 골드락 베렌아우슬레제(Schloss Johannisberg Riesling Rosa Goldlack Beerenauslese) 2007 / 약 70~80만 원

○ 슐로스 리에저 리슬링 베렌아우슬레제 니더버그 헬덴(Schloss Lieser Riesling Beerenauslese Niederberg Helden) 2006 / 약 55~60만 원

○ 케르펜 베렌아우슬레제 벨레너 손네누르 1 스타(Heribert Kerpen Beerenauslese Wehlener Sonnenuhr Riesling) 2006 / 약 35~38만 원 

○ 셀박 오스터 베른카스텔러 바드스투베 리슬링 베렌아우슬레제(Selbach-Oster Bernkasteler Badstube Riesling Beerenauslese) 2006 / 약 25~28만 원

○ 닥터 루센 리슬링 베렌아우슬레제(Dr. Loosen Riesling Beerenauslese) 2006 / 약 6만 원

독일의 고급 와인 등급인 프레디카츠바인(Prädikatswein)에 관한 내용은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독일] 프레디카츠바인(Prädikatswein)

독일 와인은 일반 테이블 와인인 ‘게슛스터 게오그라피셔 안가베(geschützte geografische Angabe, g.g.A)’와 고급 와인인 게슛스터 울슈프롱스베자이휘눙(geschützte Ursprungsbezeichnung, g.U)으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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