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2. 도멘 안느 에 에르베 시고
3. 샹볼 뮈지니
4. 와인의 맛과 향
5. 어울리는 음식
1. 개요
도멘 안느 에 에르베 시고(Domaine Anne et Herve Sigaut)의 샹볼-뮈지니(Chambolle-Musigny) 2004는 샹볼-뮈지니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마을 등급(Communales, 꼬뮈날레)의 레드 와인입니다.
2. 도멘 안느 에 에르베 시고
프랑스 부르고뉴의 샹볼 뮈지니에 있는 시고(Sigaut) 가문은 소박하지만 포도 재배에 온 힘을 다하는 와인 생산자입니다. 1990년에 에르베 시고(Hervé Sigaut)와 그의 아내 안느(Anne)가 모리스 시고(Maurice Sigaut)로부터 포도원을 물려받으면서 현재의 도멘이 문을 열었고, 부부는 포도밭 관리와 와인 양조 과정에서 중요한 개선을 이루어냈습니다.
자신의 일에 헌신적인 안느는 7헥타르의 포도밭에 큰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남편인 에르베는 포도밭 작업에서 논리적이고 신선한 접근 방식을 취합니다. 그는 바이오 다이내믹(Bio dynamic) 농법으로 포도 농사를 지으며 주요 작업 시점에 음력을 참고합니다. 특정 포도밭에선 말을 이용해 밭을 갈기도 하죠.
양조장은 2004년에 개선되었습니다. 포도 정선 테이블이 추가되었고,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가 양조장 바닥에 설치되어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해로운 이산화탄소를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게 되었죠. 두 부부는 저장실에서 숙성되는 와인에 가능한 한 손을 덜 대며, 침전물을 제거하는 랙킹 작업도 단 한 번만 진행합니다. 숙성할 때 새 오크통의 비율은 전체의 40%를 넘지 않으며, 가장 오래된 오크통은 5년 된 것으로 여러 제조업체에서 공급을 받죠. 향후 오크통 교체 주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도멘 안느 에 에르베 시고의 와인들은 샹볼(Chambolle)과 모레(Morey)의 뛰어난 테루아를 보여주는 훌륭한 예시들입니다. 매년 30,000병가량의 와인을 생산하며 주요 AOC로는
・ 샹볼-뮈지니
・ 샹볼-뮈지니 데리에르 르 푸르(Chambolle-Musigny “Derriere le Four”)
・ 샹볼-뮈지니 프르미에 크뤼 레 퓌에(Chambolle-Musigny 1er Cru “Les Fuees”)
・ 샹볼-뮈지니 프르미에 크뤼 샤틀로(Chambolle-Musigny 1er Cru “Les Chatelôts”)
・ 샹볼-뮈지니 프르미에 크뤼 레 누아로(Chambolle-Musigny 1er Cru “Les Noirôts”)
・ 샹볼-뮈지니 프르미에 크뤼 레 상티에 비에이 비뉴(Chambolle-Musigny 1er Cru “Les Sentiers” Vieilles Vignes)
・ 모레 생 드니 프르미에 크뤼 레 밀랑드(Morey St Denis 1er Cru”Les Millandes”)
가 있습니다.
3. 샹볼 뮈지니
꼬뜨 드 뉘(Côte de Nuits)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인 샹볼은 프랑스어로 ‘끓는 들판’을 뜻하는 ’샹 부이앙(champ bouillant)’에서 마을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끓는'이라고 해서 특별히 뜨거운 날씨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고, 폭우가 내린 후 인근 언덕에서 쏟아지는 급류를 뜻한다고 합니다. 우아하고 향기로우며 여성적인 레드 와인의 생산지로 이름 높은 샹볼은 주민이 약 400명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입니다. 그러나 마을을 확장하면 귀중한 포도밭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에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고 있죠.
샹볼은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곳으로 자동차보다 트랙터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마을의 주요 경제 활동은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이죠. 최고의 포도밭은 중간 경사면에 위치하며, 그 위아래로 마을 등급의 포도밭이 자리합니다. 최고의 포도밭인 그랑 크뤼(Grands Crus)는 2개로 뮈지니(Musigny)와 본 마르(Bonnes-Mares)입니다. 샹볼 마을은 이 중 뮈지니를 1882년에 마을 이름에 추가하여 마을에서 가장 뛰어난 포도밭 명칭을 마을명에 붙이는 부르고뉴의 전통을 따랐죠. 그랑 크뤼 다음 가는 프리미에 크뤼(1등급) 포도밭은 24개입니다.
샹볼의 피노 누아 와인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부르고뉴에서는 본-로마네(Vosne-Romanée)만이 이에 견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입니다. 샹볼-뮈지니 와인은 피노 누아 와인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꼬뜨 드 뉘에서 가장 우아한 와인으로 평가받으며, 그 우아함은 미묘한 강렬함으로 나타납니다.
샹볼 뮈지니 와인은 대개 밝은 루비색을 띠며 병 숙성을 거치면서 약간 어두워질 수 있습니다. 바이올렛 향이 특징적이고 숙성되면서 익은 과일 향과 향신료, 트뤼플, 숲 속의 이끼, 짐승 향이 더해집니다.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과 향을 지녔고 비단처럼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하고 구조가 뛰어납니다.
4. 와인의 맛과 향
창백한 루비색으로 약간 어둡습니다. 다소 진한 색의 붉은 과일 향이 나오네요. 산딸기와 서양자두, 블랙체리 같은 향입니다. 삼나무와 오크, 백단(白檀)처럼 시원하고 향긋한 나무와 나무 수지 향이 함께 하고 허브, 제비꽃, 향신료 향도 올라옵니다. 낙엽과 버섯 향도 약간 풍기는군요. 마신 후엔 말린 붉은 과일과 육계피, 붉은 사탕 향 등의 잔향이 퍼집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인지 구조가 다소 약해진 것 같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강인함이 있고 힘도 아직도 충분합니다. 섬세하고 시원하며 물 같은 느낌으로 깔끔합니다.
드라이하며 아주 새콤한 산도가 인상적입니다. 발랄하고 섬세하네요. 긴 숙성을 통해 알코올도 순해졌습니다. 라즈베리와 크랜베리, 체리 같은 붉은 과일의 강한 풍미에 후추와 나무 수지의 스파이스 한 풍미, 기분 좋은 나무 느낌 등등 여러 가지 풍미가 복잡하게 뒤얽혔습니다.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으며 오래되어 약간 힘이 빠진 듯하지만, 그래서 더 순하고 편합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강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여운이 제법 길게 이어지지만 인상적일 정도는 아닙니다. 절정기가 지나서 그런 것 같군요. 그래도 느낌은 우아하고 좋습니다.
원숙한 느낌으로 드라이한 맛에 강렬한 산미, 부드러운 알코올이 조화를 이뤄 마시기 편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3년 4월 5일 시음했습니다.
5. 어울리는 음식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샹볼 뮈지니 와인은 세심하게 조리한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안심 소고기와 신선한 양고기로 조리한 로스트비프와 스테이크가 제격입니다. 양념을 안 하거나 약하게 한 생갈비 역시 어울리죠.
잘 익은 소고기를 얹은 리소토도 잘 맞고, 소고기 카르파초 같은 전채요리도 좋습니다. 방목하여 키운 수탉이나 메추라기, 칠면조같이 풍미가 강한 조류 요리도 잘 맞습니다.
치즈는 까망베르와 브리 드 모(Brie de Meaux)처럼 부드러운 종류가 좋습니다.
<참고 자료>
1. 디비 와인 셀렉션(d.b.wine selection) <도멘 도멘 안느 에 에르베 시고> 항목
2. 버건디와인닷컴 <샹볼-뮈지니> 항목
3.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