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띤또 피노 올드 바인의 맛과 향이 서린 - Bodegas Emilio Moro Malleolus 2006

까브드맹 2011. 6. 8. 06:00

보데가스 에밀리오 모로 말레루스, 2006

말레루스(Malleolus)는 보데가스 에밀리오 모로(Bodega Emilio Moro)가 스페인 까스띠야 이 레온(Castilla y Leon) 지방의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 지역에서 수확한 띤또 피노(Tinto Fino) 100%로 만드는 DO 등급의 와인입니다.

1. 보데가스 에밀리오 모로

말레루스를 생산하는 보데가스 에밀리오 모로는 리베라 델 두에로에서 120년째 와인을 만들어온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에밀리오 모로 가문은 리베라 델 두에로의 하위 지역으로 해발 고도 700m 이상의 고지대에 있는 뻬스퀘라 데 두에로(Pesquera de Duero)에 490 에이커의 포도밭을 갖고 있죠. 창립자의 3대 후손들이 와이너리를 운영하며 보데가스의 각종 시설은 2세대와 3세대의 손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에밀리오 모로의 이름으로 와인을 생산한 것은 1989년부터이며, 그전에는 포도를 다른 보데가에 판매하거나 이름 없는 벌크와인을 만든 모양입니다.

보데가스 에밀리오 모로의 포도는 두 가지 특징을 가졌습니다. 

첫째는 리베라 델 두에로에 있는 "라 렌데하(La Rendeja)"라는 포도밭에서 수령 75년의 가장 오래된 띤또 피노 올드 바인(Old Vines)이 자란다는 것입니다. 보데가스의 포도밭에 있는 어린 포도나무(Young Vines)들은 모두 이 올드 바인의 클론(Clone)이죠.

둘째는 에밀리오 모로가 가진 띤또 피노 포도만의 독특한 성질입니다. 띤또 피노도 뗌프라니요의 클론 품종입니다. 하지만 에밀리오 모로의 포도밭에서 자라는 포도는 모두 "라 렌데하" 포도밭에서 자라는 띤또 피노의 클론이므로 다른 포도의 형질이 섞이지 않은 가장 순수한 형태를 유지하며, 품종의 특성도 잘 고착되어 있죠. 현재 지역의 대학과 연계해서 다른 곳의 띤또 피노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구 중이며 DO 리베라 델 두에로 협회에 다른 품종명을 사용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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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보데가스 에밀리오 모로 말레루스는 수령 25~75년 사이의 띤또 피노를 100%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포도를 손으로 수확해서 잘 선별한 다음 약 4주간 알코올 발효하고 침용하는 과정을 통해서 포도 껍질에서 색소와 탄닌을 충분히 빼냅니다. 그 후 20일간 젖산발효해서 날카로운 산미를 부드럽게 바꿉니다. 이렇게 만든 알코올 도수 14.5%의 와인을 프랑스 알리에 산 오크통에서 18개월간 숙성해 맛과 향의 균형을 가다듬은 다음 병에 담았죠. 아래는 이 와인에 대한 수입사의 노트입니다.

"말레루스란 빈야드(Vineyard)를 의미한다. 에밀리오 모로(Emilio Moro)에게는 싱글 빈야드(Single Vineyard)를 의미하며 와인메이커의 자신감이 아닌가 생각된다. 더불어 에밀리오 모로만의 전통이 이어져 말레루스는 리베라 델 두에로(Ribera del Duero)를 대표할 와인이 되었다. 말레루스는 리베라 델 두에로 지역의 부드러움과 함께 강인함이 매우 인상적이다. 짙은 색감과 더불어 커피 향과 카카오향이 조화를 이루며 이와 함께 매우 짙은 베리향이 따라온다. 강한 탄닌감과 약간의 발사믹한 느낌이 매우 좋으며 오크향의 마무리가 매우 인상적이다."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고 진하지만, 여과를 하지 않았는지 탁한 기운이 조금 있습니다. 테두리는 루비색으로 매우 아름답습니다. 처음에는 향이 풍부하지 않으마 점차 풍성해지면서 좋아집니다. 서양 자두와 체리 같은 과일 향과 삼나무, 소나무 같은 나무 향이 나오고, 두 향이 조화를 이루면서 매혹적인 향으로 바뀝니다. 바닐라와 이스트 향도 있습니다.

탄탄하며 매끄러운 질감과 끝에 가서 살짝 조여주는 탄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맛은 드라이하며 산도가 높습니다. 처음엔 약간 씁쓸한 맛이 나는데 공기와 호흡하면서 점차 줄어듭니다. 강한 나무 풍미와 잘 익은 서양 자두 같은 과일 향이 조화를 이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부드러워지고 산도와 탄닌이 조화를 이루면서 아주 맛있어집니다. 여운은 제법 길며 코와 입에서 느껴지는 풍미도 좋습니다.

처음엔 향들이 따로 놀아서 뭔가 안 맞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향과 각 요소가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양 갈비와 소갈비, 등심과 안심구이, 하몽 등 각종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리는 맛과 향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은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2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