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프랑스산 포도와 미국산 오크의 절묘한 조화 - Baron de Lestac Bordeaux Rouge 2007

까브드맹 2011. 3. 8. 22:22

바롱 드 레스탁 보르도 루주 2007

1. 카스텔 그룹(CASTEL Groupe)

흔히 프랑스 와인은 향이 매우 화려하지만 "진하고 묵직하며 맛이 떫어서 초보자가 마시기 힘든 와인"이란 이미지가 박혀 있습니다. 프랑스 와인이 가진 이러한 평가가 틀린 건 아니지만, 모든 프랑스 와인이 이런 것은 아니죠. 프랑스 와인 중에도 얼마든지 "부드럽고 향긋하며 떫은맛이 거의 없어서 마시기 편한 와인"이 있습니다. 그것도 소량 생산하는 마이너 와인이 아니라 대량 생산 하는 메이저 와인 중에서 말입니다. 대표적인 와인이 카스텔 그룹에서 만드는 바롱 드 레스탁(Baron de Lestac)입니다.

카스텔 그룹은 프랑스 와인 업체 중에선 1위, 전 세계 와인 업체 중에선 3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거대 와인 회사입니다. 1949년에 카스텔 가문의 4형제가 와인 회사인 카스텔 프레레(Castel Freres)를 설립하면서 역사가 시작되었고 이후

- 1970년~ 80년에 보르도 지역의 여러 와이너리 인수

- 1999년 랑그독 지방의 최고 와인 회사인 도멘 버지니에(Domaine Virginie) 인수

- 2002년 영국의 와인 전문 가맹점 오드빈(Oddbins)사 인수

- 2008년에 보르도 오에노 알리안스(Oeno Alliance)사 인수

- 2008년 현재 총 30여 개의 와이너리 소유

의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했죠. 카스텔 그룹은 60년 이상 와인 사업에 종사하면서 총 3,000헥타르의 포도원을 관리하며,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 병입, 숙성, 유통, 와인 도매업까지 와인과 관련된 모든 사업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카스텔 그룹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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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바롱 드 레스탁 루주

바롱 드 레스탁은 샤토(Chateau)에서 만드는 와인의 품질을 능가하는 AOC Bordeaux 와인을 만들려는 목표로 탄생했습니다. 1995년에 첫 빈티지인 바롱 드 레스탁 1994가 나온 후로 보르도 와인의 특징을 잘 살린 훌륭한 품질을 바탕으로 매우 짧은 기간 내에 프랑스 와인 시장의 보르도 AOC 와인 중에서 판매 1위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재는 카스텔 그룹에서 가장 비중 있는 와인 중 하나죠. 이름에 들어가는 ‘Lestac’ 은 회사 이름인 'Castel'의 철자 바꾸기로 만든 겁니다. 거꾸로 적으면서 발음이 잘되도록 s와 t의 순서를 바꾼 거죠. Castel → Letsac → Lestac 이렇게 된 겁니다.

바롱 드 레스탁의 특징은 풍부한 향과 부드러운 맛에 있습니다.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으로 메를로(Merlot) 60%,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30%,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를 섞어서 만들며, 부드러운 맛과 풍부한 향을 강조하려고 메를로의 비율을 많이 끌어올렸습니다. 부드러운 맛을 향상하려는 또 다른 방법은 미국산 오크통의 사용입니다. 카스텔 그룹은 와인 숙성에 미국산 오크통을 사용하면서 와인과 오크통의 조화에 관한 많은 연구를 했습니다. 그 결과 포도에서 나오는 과일 향과 오크통에서 나오는 바닐라 향의 섬세한 조화를 위해 최소 6개월 동안 오크 숙성해야 한다는 걸 발견했죠. 그래서 6개월 이상 숙성하면서 6~8개월마다 오크통을 교체했습니다. 

동시에 오크통을 새것, 6개월 된 것, 1년 된 것, 1년 6개월~2년 6개월 된 것 등 6개의 카테고리로 구분해서 와인을 숙성한 다음 마지막 단계에서 하나로 섞어서 균형을 잘 갖춘 훌륭한 와인이 생산되도록 했습니다. 바롱 드 레스탁의 포도밭 관리자이며 오크 숙성 담당자인 M. 띠에리 라카이스(M.Thierry Lachaise)는 이 부분에 대해서

"바롱 드 레스탁은 미국산 오크통을 사용해서 향이 풍부하면서 부드럽고 강한 와인을 생산할 수 있다. 프랑스산 오크통과 비교해 미국산 오크통은 아로마를 더 빨리 생성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얘기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바롱 드 레스탁은 2007년에 프랑스에서만 871만 5천 병이 판매되면서 프랑스 와인 시장의 보르도 AOC 와인 중에서 최다 판매 와인의 자리에 오릅니다. 해외에서도 134만 병 가량이 판매되었는데 일본에서만 약 68만 4천 병이 팔리면서 보르도 AOC 레드 와인 부문에서 1위를 했고, 싱가포르와 중국, 타이완, 태국, 베트남, 네팔 등지에서도 많이 판매되었죠. 국내에선 프랑스 농식품진흥공사(SOPEXA)가 '부담 없이 즐기는 보르도 와인'에 2회 연속 선정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이 입증되었습니다.

1995년에 처음 출시한 바롱 드 레스탁은 여러 와인 대회에서 입상하면서 명성을 떨쳤습니다. 주요한 수상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2006 빈티지

Concours de Blaye-Bourg 2007 : 동메달

Concours des Grands Vins de France in Macon 2007 : 은메달

○ 2005 빈티지

Concours de Blaye-Bourg 2006 : 동메달

Concours des Grands Vins de France in Macon 2006 : 동메달

Concours d’Aquitaine 2006 : 금메달

Korea Wine Challenge 2007 : 동메달

○ 2004 빈티지

Concours des Grands Vins de France in Macon 2005 : 금메달

○ 2003 빈티지

Vinalies International 2004 : 은메달

Concours d’Aquitaine 2004 : 은메달

Concours de Blaye-Bourg 2004 : 금메달

 

 

3.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지만 여과하지 않았는지 영롱하진 않습니다. 아주 짙진 않아서 위에서 내려다보면 둥그런 잔 받침이 보이죠. 잔과 닿은 부분은 루비와 가넷의 중간 정도 되는 색입니다.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향과 블랙커런트, 자두 같은 검은 과일 향이 몽실몽실 풍부하게 올라옵니다. 오크 숙성으로 부드럽고 그윽한 오크 바닐라 향을 맡을 수 있지만, 과일 향이 압도적이죠. 신선한 허브향도 살짝 느낄 수 있습니다.

미디엄 라이트 바디 정도의 조금 가벼운 무게감이며 꽤 부드럽습니다. 마신 후에도 과육을 씹은 후에 맛볼 수 있는 것과 비슷한 감촉이 느껴집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약간 씁쓸합니다. 입을 적당히 자극하는 산미는 침이 잘 나오도록 하지만 자극적이진 않습니다. 부담 없는 무게감과 부드러움, 달콤한 과일 향, 적당한 산미와 달지 않은 맛은 질리지 않고 계속 마실 수 있도록 해줍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송진 같은 나무진의 향긋한 풍미도 느껴지면서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탄탄하진 않지만 부드러운 면 같은 감촉으로 시간이 갈수록 편해집니다. 후반에는 바닐라 풍미가 더 살아나면서 씁쓸한 맛이 가라앉고 살짝살짝 단 기운이 올라옵니다. 프랑스 보르도 와인답게 여운은 제법 길고 강하게 이어집니다. 마신 후에 느껴지는 풍미도 기분 좋습니다.

어느 한구석도 따로 놀거나 튀어 오르지 않고 균형을 잘 이룹니다.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아무래도 감동적인 맛까지 기대할 순 없지만, 그냥 마셔도 좋고 다른 음식과 함께 마셔도 기분 좋은 와인이죠.

소고기와 양고기 요리, 양 갈비와 소갈비, 그릴에 구운 채소, 닭과 칠면조 같은 가금류, 미트 소스를 얹은 피자와 파스타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5일 시음했습니다.

 

[프랑스] 프랑스 1위의 와인 회사 - 카스텔 그룹(Castel Group)

1. 카스텔 그룹의 역사 카스텔 가문의 4형제가 "카스텔 프레레(Castel Freres)"라는 와인 회사를 세우면서 출발한 카스텔 그룹은 프랑스 1위의 와인 회사이며 전 세계 와인 회사 중 3위의 규모를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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