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즐거운 파티의 부담 없는 벗 - Villa Clara Cava Brut NV

까브드맹 2010. 12. 5. 09:13

빌라 클라라 까바 브뤼 NV

1. 까바(CAVA)

까바는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스페인에서 스파클링 와인을 부르는 일반적인 용어는 에스뿌모소(Espumoso)이지만, 샴페인(Champagne)을 만들 때 사용하는 메쏘드 트라디시오넬(Methode Traditionelle)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은 따로 까바(Cava)라는 이름으로 부르죠. 메쏘드 트라디시오넬 방식이란 1차 알코올 발효로 베이스 와인을 만든 다음 병 안에서 2차 발효와 숙성을 하고 데고르쥬망(Degorgement/Disgorgement)이란 방법을 통해서 효모 찌꺼기를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만약에 2차 발효를 대형 탱크에서 하거나, 필터를 효모 찌꺼기를 걸러낸다면 메쏘드 트라디시오넬이라고 할 수 없죠. 메쏘드 트라디시오넬 방식으로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면 탄산 방울이 작고 힘차게 끊임없이 피어오릅니다. 아울러 숙성하는 동안 효모가 분해되면서 이스트 향이 와인에 스며들어 훨씬 깊고 오묘한 풍미가 있게 되죠. 다만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많고 인력으로 해야 할 부분도 있어서 생산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값싼 스파클링 와인에는 사용하지 않고 샴페인처럼 값비싼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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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바도 메쏘드 트라디시오넬 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비싸야 하지만, 스페인은 인건비가 싼 데다 숙성 기간을 줄이고 최대한 기계화해서 낮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샴페인은 넌 빈티지(NV)이면 최소 15개월 숙성, 빈티지(Vintage) 샴페인이면 최소 36개월 숙성, 프리스티지 뀌베(Prestige Cuvee)를 사용한 최고급 빈티지 샴페인이면 최소 5년간 숙성한 후 시장에 내보냅니다. 하지만 까바는 법으로 정한 의무 숙성 기간이 9개월 정도로 훨씬 짧죠. 물론 까바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철학에 따라 와인이 확실한 개성을 가졌을 때 병에 담기 때문에 보통 최소 의무 기간보다 더 오랫동안 숙성하는 편입니다. 상대적으로 숙성 기간이 짧은 까바는 샴페인보다 효모의 자가분해에 따른 이스트나 토스트 풍미는 약하지만, 포도 본연의 과일 풍미는 풍부합니다. 파인애플 같은 열대 과일과 레몬이나 오렌지처럼 산미가 강한 과일 풍미에 종종 자몽에서 맛볼 수 있는 기분 좋고 쌉싸름한 풍미가 나오기도 하죠. 샴페인보단 못하지만, 아주 즐겁게 마실 수 있는 탄산의 느낌과 함께 가볍고 편한 과일 풍미를 가진 데다가 일반 샴페인 가격의 1/3~1/5 정도로 싸게 판매하는 까바는 세계 각국의 파티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죠. 미국 젊은이들이 특히 많이 마신다고 합니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까바는 대개 2~3만 원대로 구매에 큰 부담 없으며 맛도 꽤 좋은 것이 많습니다. 샴페인은 대부분 드라이한 맛인 '브뤼'로 나오지만, 까바는 브뤼 외에도 단맛이 나는 '섹(Sec)'과 '세미 섹(Semi Sec)'으로도 생산하므로 선택의 폭이 더 넓은 편입니다. 그래서 단맛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에게 좀 더 어필하는 부분이 있죠. 샴페인을 마시는 것도 좋지만, 가격이 부담된다면 좋은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을 가진 까바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요?

 

 

2. 빌라 클라라 까바 브뤼 NV

빌라 클라라 까바 브뤼 NV는 스페인 카탈루냐(Cataluña) 지방에서 재배한 마까베오(Macabeo) 포도 70%에 빠레야다(Parellada) 포도 30%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중간 정도의 농도를 가진 맑고 깨끗한 레몬색입니다. 거품 크기는 약 0.5mm 정도로 자잘하며 끊임없이 올라오지만, 힘은 약합니다. 날카로운 사과와 배 같은 흰 과일 향이 나옵니다. 그 외에 먼지 향, 흙 내음, 살짝 단내 나는 누룩 향과 연한 빵 냄새가 납니다.

입안을 강하게 때리는 탄산이 자극적입니다. 깔끔하고 탄탄하며 은근한 무게감을 가졌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높은 산도와 기분 좋은 쌉쌀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 줍니다. 흰 과일과 함께 자몽처럼 새콤한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 풍미가 입안을 자극하고 식욕을 돋우므로 식전주로 좋습니다. 그냥 드셔도 좋고 간단한 해산물 샐러드와 함께 마셔도 좋습니다. 여운은 제법 길게 이어지며 깊이나 느낌도 좋습니다. 거품과 산미, 알코올 등 모든 요소가 균형과 조화를 잘 이뤄 깔끔한 맛을 보여주는 멋진 까바가 되었습니다. 각종 파티의 식전주로 강력하게 추천하며, 함께 먹을 음식으로는 각종 해산물 샐러드, 치킨 샐러드, 튀김 요리, 가라아게, 생햄을 얹은 멜론 등이 좋습니다.

2010년 12월 4일 시음했고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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