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저가지만 오픈 후 30분 후에 드세요 - Santa Alvara Cabernet Sauvignon 2009

까브드맹 2010. 10. 30. 08:54

산타 알바라 까베르네 소비뇽 2009

1. 와인의 맛과 향

산타 알바라 까베르네 소비뇽은 센트럴 밸리 리젼(Central Valley Region)의 라펠 밸리(Rapel Valley)에서 기른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으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색은 깨끗하고 맑으며 테두리 부분에 자주색 기운을 띱니다. 후끈하게 올라오는 알코올 냄새와 함께 김 같은 해초의 비린내가 납니다. 아마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포도가 들어가서 나오는 냄새인 것 같습니다. 혹은 기계 수확을 한 다음 선별 작업을 잘하지 않아 잎이나 줄기가 들어가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향이 강하지 않은 편이라 달콤한 과일 향이나 향긋한 오크 향 같은 것도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약간 떫은 맛이 있지만 전체적인 질감은 거칠지 않습니다. 다만 아직 어리기 때문인지 매끄럽지 않고 조금 날카롭습니다. 신맛과 단맛이 약한 편이라 쓴맛이 두드러집니다. 시간이 흐르면 쓴맛이 점차 누그러지면서 조금씩 단맛이 살아나 맛이 나아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바닥에 쓴 맛이 깔려 나옵니다. 30여분 정도 지났을 때에야 비로소 단맛과 신맛과 쓴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그럭저럭 마실만해지지만 단순해서 별로 끌리지 않습니다. 여운은 의외로 짧습니다. 쓴맛과 탄닌의 힘이 너무 강하고, 신맛과 단맛이 억눌려서 금새 질려버립니다. 각 요소가 조정되지 못해 균형을 상실한 와인이 되었습니다.

직화로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소고기 스테이크 등과 마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