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대기만성까지는 아니래도 아무튼 - Vina Maipo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8

까브드맹 2010. 9. 13. 06:47

바냐 마이포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2008

1. 비냐 마이포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센트럴 밸리 리젼(Central Valley Region)의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에서 수확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100%로 만드는 비냐 마이포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은 국내에서 개최하는 세계적인 와인 평가 대회인 코리아 와인 챌린지(Korea Wine Challenge)에서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코리아 와인 챌린지 2010 대상(Trophy)을 받았고 WSA(Wine & Sprits Academy)에서 2009년을 빛낼 10대 와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생각했던 것만큼의 맛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향은 정말 뛰어나군요. 포도에서 나온 풍부한 과일 향과 오크 숙성으로 생긴 바닐라와 오크 향이 조화를 이루며 시간에 따라 상당히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비록 보르도의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와인이나 그랑 크뤼(Grand Cru) 와인만큼 다채롭게 변화하진 않더라도 비슷한 가격의 신세계 와인 중에선 최고 수준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래는 이 와인의 국제대회 수상 경력입니다.

• Korea Wine Challenge 2010 Trophy(대상), WSA 2009년을 빛낼 10대 와인 선정

Bronze Medal : Korea Wine Challenge 2009

Bronze Medal : International Wine & Spirits Competition London 2008

Silver Medal : Concours Mondial Bruxelles, France

Bronze Medal : Japan Wine Challenge 2008

Silver Medal : International Wine 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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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맛은 초반엔 다소 부족합니다. 잘 익은 과일 맛보다 나무줄기와 풀잎의 식물성 풍미가 더 강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편안하고 훌륭한 맛이 드러납니다. 다만 복합적인 풍미는 좀 부족합니다. 같은 와이너리의 상위 와인이라면 충분히 복합적이고 매력적인 맛을 보여줄 것 같지만, 3만 원대 초반의 비냐 마이포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에게 그 정도 수준을 바라는 건 힘들다고 봅니다. 데일리 와인으로 마시기엔 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그래도 맛과 향에서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개봉 후 바로 마시지 말고 30분 정도 지나야 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색은 진한 루비색으로 거의 불투명할 만큼 진합니다. 테두리 부분은 진한 레드 체리 빛을 띱니다. 풍성한 향이 꽤 진하고 매력적이며 대체로 블랙커런트와 체리, 서양 자두 향 같은 과일 향이 나옵니다. 여기에 부드럽고 달콤한 바닐라와 오크 향도 살짝 흘러나옵니다. 비슷한 가격의 칠레 와인과 비교해 볼 때 발군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준작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과일 향이 더욱더 선명해지면서 마치 잼처럼 진한 향을 풍깁니다.

 

 

살짝 떫은맛이 있지만 질감은 상당히 탄탄합니다. 처음엔 단순히 진한 느낌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차츰 미디엄 바디 정도의 무게와 밀도가 느껴집니다. 첫맛은 약간 씁쓸하면서 스파이시한 풍미가 알코올과 함께 입안에 화끈한 자극을 줍니다. 진하고 깔끔하지만, 입 안에 느껴지는 맛은 향만큼 매력적이진 못합니다. 과일 맛보다 줄기나 잎의 즙 같은 식물성 풍미가 더 강하죠. 하지만 점차 쓴맛이 사라지면서 과일 맛이 슬슬 살아나는 가운데 진하고 단순했던 맛이 성격이 뚜렷해지고 부드러워지면서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개봉 후 1시간 이후가 더 기대되는 와인입니다. 긴 여운은 가격과 품질에 딱 맞는 풍미와 힘을 가졌습니다. 산미와 탄닌, 알코올의 세 요소를  따로 놓고 보면 차이가 나지만, 하나로 모아놓으면 묘하게도 상당히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1+1+1=3이 아니라 1+1+1=4 이상이 될 수 있는 걸 보여주는 와인이랄까요?

가격은 3만 원대 초반으로 조금 망설여지지만 재구매할 것 같습니다. 2만 원대 초중반이라면 반드시 손을 뻗겠죠?양고기와 소고기 구이, 파스타와 새우 파에야, 까망베르 치즈, 바게트 등과 잘 맞습니다. 2010년 9월 12일 시음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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